글로 그린 그림
산가(도종환)
haagam
2011. 1. 5. 17:08
어제 낮엔 양지 밭에 차나무 씨앗을 심고
오늘 밤에 마당에 나가 별을 헤아렸다.
해가 지기 전에 소나무 장작을 쪼개고
해진 뒤 침침한 붚빛 옆에서 시를 읽었다.
산그늘 읽찍 들고 겨울도 빨리 오는 이 골짝에
낮에도 찾는 이 없고 밤에도 산국화 이지만
매화나무도 나도 외롭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매화는 매화대로 나는 나대로 그냥 고요하였다.
도종환 <산가>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