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자전거

눈(오세영) 본문

글로 그린 그림

눈(오세영)

haagam 2013. 12. 3. 10:45

 

 

눈(오세영)

 

순결한 자만이

자신을 낮출 수 있다.

자신을 낮출 수있다는 것은

남을 받아들인다는 것

인간은 누구나 가장 낮은 곳에 설 때

사랑을 안다.

 

살얼을 에는 겨울

추위에 지친 인간은 자신만의

귀가길을 서두르는데

왜 눈은 하얗게 하얗게

내려야만 하는가

 

하얗게 하얗게 혼신의 힘을 기울여

바닥을 향해 투신하는 눈

눈은 낮은 곳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녹을 줄을 안다

 

나와 남이 한데 어울려

졸졸졸 흐르는 겨울 물소리

언 마음이 녹은 자만이 사랑을 안다.

 

*

대전사랑 글마당의 2013 겨울편으로 선정된 시이다.

시민 33명이 공모한 중 시인과 언론인 등으로 구성된 문안선정위에서 최종 선정되어 2014.2.10.까지 게시된다고 한다. 당선작 응모자인 임주성(유성 노은동)씨는 '추운 겨울이지만, 마음만은 따듯하게 녹어 이웃을 살펴볼 줄 아는 사랑을 실천하자는 의도에서 소개했다.'고 소감을 전했다고 한다.

*

시인을 검색하니 대단하신 분이고,이런 분을 모르고 지냈다는 것이 역시 내개 시에 대한 문외한임을 입증하는 일이다. 167이니 키가 작으시고 단아하신 분, 전형적인 시인이시고, 저작활동도 많으셨다.

눈을 가지고 이렇게 노래하시다니, 이분의 고운 심성을 다시 생각한다.

오세영

1942.5.2.(72세) 전남 영광 출신

서울대 명예교수

167, B형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 박사

 

1965 전주기전여고 교사

1976 서울보성여고 교사

1974 충남대학교 교수(전강~부교수)

1981 단국대 문리과대학 부교수

1985-2007 서울대 인문대 교수

1995-1996 캘리포니아주립대 강사

2006-2007 35대 시인협회 회장

미국 버클리대 방문교수

서울대 명예교수

 

2012 제5회 목월문학상

2008 은관문화훈장

2008 제4회 김삿갓문학상

1999 제7회 공초문학상

1992 제2회 편운문학상

1986 제1회 소월시문학상

1984 제4회 녹원문학상

1983 한국시인협회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