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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자전거
2023.11.04.(토)에 예정된 우리 "세종 성요한 성당"의 봉헌식을 준비하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도문으로 작성해 보았다. 성전 봉헌 기도문 오천년 역사 속에서 이 땅에 특별한 번영과 풍요의 은총을 허락하시어 성령의 역사하심을 증거하시는 하느님 저희가 세종시 행정 수도 한 복판에 주님의 새 성전을 세워 주님께 영광을 올리도록 허락하심에 감사드립니다. 허허벌판에서 홀연히 공동체를 이루고, 마음을 모아 주님의 성전을 봉헌하는 저희 교우들을 축복하시고, 이 도시가 주님의 뜻에 기반한 사랑의 공동체가 되게 하소서. 신도시에서 아직도 낯설고 어색한 마음을 극복하고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겸손과 인내로 이웃과 화합을 이루어 하느님을 증거하는 빛과 소금이 되게 하소서. 간절히 바라옵기는 이 성전이 우리 사회에 만연..
난초(이병기) 1한 손에 책(冊)을 들고 조오다 선뜻 깨니드는 볓 비껴가고 서늘바람 일어오고난초는 두어 봉오리 바야흐로 벌어라. 2.새로 난 난초잎을 바람이 휘젓는다.깊이 잠이나 들어 모르면 모르려니와눈뜨고 꺾이는 양을 차마 어찌 보리아. 산듯한 아침 볕을 발틈에 비쳐들고난초 향기는 물밀 듯 밀어오다.잠신들 이 곁에 두고 차마 어찌 뜨리아. 3. 오늘은 온종일 두고 비는 줄줄 나린다.꽃이 지던 난초 다시 한 대 피어나며고적(孤寂)한 나의 마음을 적어 위로하여라. 나도 저를 못 잊거니 저도 나를 따르는지외로 돌아 앉아 책을 앞에 놓아두고장장(張張)이 넘길 때마다 향을 또한 일어라. 4.빼어난 가는 잎새 곧은 듯 보드랍고자줏빛 굵은 대공 하얀한 꽃이 벌고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 본래 그 마음은 ..
사랑비 ( 작사: 김태우, 작곡: 이현승 ) 사랑했었던 어떤 이가 떠나간 적 있겠죠 모든게 내 탓이란 생각이 든 적 있겠죠 나 그래서 잡지 못했죠 오 이런 아픔쯤은 모두 잊을 수 있을거라 다른 사랑이 찾아 올거라 생각했었죠 왜 그런데 잊질 못하죠 오 그저 하늘 바라보며 외치죠 다시 한번 나를 사랑해줘 내 맘 속 작은 바람이 비가 되어 내려오면 내 사랑이 머리에 내리면 추억이 되살아 나고 가슴에 내리면 소중했던 사랑이 떠오르고 내 사랑이 입술에 닿으면 널 사랑해 내게 외치며 비가 내리는 그 길을 따라 걷다가 걷다가 걷다 보면 바라던 내가 널 기다려 믿음이라는 열쇠로 사랑의 상자를 열어 사랑이란 기도를 전하는 전화를 걸어 내 맘이 널 찾지 못해도 오 그저 하늘 바라보며 외치죠 다시 한번 나를 사랑해줘 내 맘..
향기나는 사람 꽃, 나무, 사람, 바람과 풀 속에도 자신만의 향기가 있다. 살기 어려워도 남을 돕는 사람 자기는 바빠도 순서를 양보하는 사람은 사람 밭에 발혀도 향기를 뿜는 꽃잎과 같다. 고난과 상처를 이겨내고 우뚝 선 사람 힘겨울 때 보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고 마음 속의 눈물까지 닦아주는 사람은 가지 잘린 상처를 감싸는 송진 향 같다. 나의 허물 덮어주고 내 부족함을 고운 눈길로 지켜주는 사람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람은 자기 몸 태워 향 풍기는 향불같다. 한번 밝힌 마음의 등불을 깨뜨리지 않는 사람 인생의 여정을 진실하게 함께 가는 사람 삶을 사랑하며 사람을 귀히 여기는 사람은 잘 익은 과일 향기 같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고 밝은 사람 항상 웃음을 머금고 있는 사람은 영혼까지 맑게 하는 진..
가난한 사랑의 노래 -부제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서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없습니다. 사방에서 새 소리 번쩍이며 흘러내리고 어두워 가며 몸 뒤트는 풀밭,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 키 큰 미루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을 춥니다. 서시(이성복) * 문득 이런 가을날에 느낌이 더 와 닿은다.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먹는데 늦고 헐한 저녁이 온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가 미끄럽다.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이 맞은편 골목에서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없다. 문득 당신이 나를 알아볼 때까지... 사방에서 새소리 번쩍이며 흘러내리고 어두워가며 몸 뒤트는 풀밭, 당신을..
살아서 고독했던 그 빈 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난 떼어놀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도 않는다.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수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드로 바다는 슬픔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 바다는 그 슬픔을 듣는다. 온종일..
"걸을 수만 있다는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합니다. "설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합니다. "들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합니다. "말할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합니다. "볼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합니다. "살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합니다. 놀랍게도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을 나는 다 이루고 살았습니다. 놀랍게도 누군가가 간절히 기다리는 기적이 내게는 날마다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자 되지 못해도 빼어난 외모 아니어도 지혜롭지..
각 사람은 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자기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사랑받고 있으며 자기가 느끼고 있는 자기 마음보다 훨씬 더 위대합니다. 각 사람은 사랑하고 싶은 원대한 소망이며 신성한 자유의 표지입니다. 각 사람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만들어졌고 그분과 비슷하게 지어졌으며 사랑을 살아가도록 불리웠습니다. 각 사람은 죄악과 불행으로 어둠 속에서 절규하고 있을지라도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각 사람은 사막을 건너가는 고독과 침묵 속에서라도 사랑의 표지입니다. 각 사람은 우리의 연약한 몸을 찾아오는 고통과 죽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표지입니다. 각 사람은 우리의 연약한 몸을 찾아오는 고통과 죽음에도 불구하고 영원의 표지입니다. 각 사람은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용서의 식탁으로 유혹하는 탕자입니다. 각..
대추 한 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애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게다.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게다. 대추나무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 나이가 들어서 그리 가슴에 와 닿는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평범하지만, 대추 한알을 놓고 그안에 있을 인고를 생각하는 일도 쉬운 일은아니리라. 대추가 붉어지기 위해서는 태풍, 천둥, 벼락, 번개 등의 시련이 필요하고, 대추가 둥굴어지기 위해서는 무서리 내리는 밤, 초승달 몇날, 땡볓 두어달 등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말하고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이렇게 시련과..
송년의 노래(박금숙 ) 해가 저문다고 서두르거나 아쉬워하지 말자 처음부터 끝은 없었던 것 세월의 궤도를 따라 지칠 만큼 질주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어쩌면 우리는 어제의 일조차 까마득히 잊은 채 여기까지 왔는지도 모른다 서로 다른 길을 돌아왔을 뿐 제 각각 삶의 무게에 얹혀 하루 해를 떠안기도 겨웠으리라 잠시 고된 짐 부려놓고 서로의 이마 맞대 줄 따뜻한 불씨 한 점 골라보자 두둥실 살아있는 날은 남겨진 꿈도 희망도 우리의 몫이 아니겠는가!
"큰 일을 이루기 위해 힘을 주십시오"라고 기도했더니 겸손함을 배우라고 연약함을 주셨다.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 건강을 구했더니 보다 가치있는 일을 하라고 병을 주셨다. 행복해 지고 싶어 부유함을 구했는데, 지혜로워지라고 가난함을 주셨다. 세상 사람들의 칭찬을 받고자 성공을 구했더니, 뽐내지 말라고 실패를 주셨다. 삶을 누릴 수 있게 모든 걸 갖게 해달라고 기도했더니 모든 걸 누릴 수 있는 삶 그 자체를 선물로 주셨다. 구한 것은 하나도 들어주시지 않았지만 내 소원을 모두 들어주셨다. 내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못하는 삶이었지만 내 맘속에 진작에 표현못한 기도는 모두 들어 주셨다 나는 가장많은 축복을 받은 사람이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의 음탕(淫蕩) 대신에 오십 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 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이십 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 야전 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 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옆에서 지..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으되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 털려고 들면 먼지 없는 이 없고 덮으려고 들면 못 덮을 허물 없으되 누구의 눈에 들기는 힘들어도 그 눈 밖에 나기는 한순간이더라 귀가 얇은 자는 그 입 또한 가랑잎처럼 가볍고 귀가 두꺼운 자는 그 입 또한 바위처럼 무거운 법 생각이 깊은 자여 그대는 남의 말을 내 말처럼 하리라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 하지 마음이 아름다운 자여 ,(이채) 중에서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을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 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伴侶)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 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밀한 가슴 속살을 ..
아침마다 소나무 향기에 잠이 깨어 창문을 열고 기도합니다. 오늘 하루도 솔잎처럼 예리한 지혜와 푸른 향기로 나의 사랑이 변함없기를 찬물에 세수하다 말고 비누향기 속에 풀리는 나의 아침에게 인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온유하게 녹아서 누군가에게 향기를 묻히는 정다운 벗이기를 평화의 노래이기를 아침의 향기(이해인)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약속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빙하착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너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방하착(放下着) : ‘모두 다 내려 놓아버리라.’는 불교의 화두
눈(오세영) 순결한 자만이 자신을 낮출 수 있다. 자신을 낮출 수있다는 것은 남을 받아들인다는 것 인간은 누구나 가장 낮은 곳에 설 때 사랑을 안다. 살얼을 에는 겨울 추위에 지친 인간은 자신만의 귀가길을 서두르는데 왜 눈은 하얗게 하얗게 내려야만 하는가 하얗게 하얗게 혼신의 힘을 기울여 바닥을 향해 투신하는 눈 눈은 낮은 곳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녹을 줄을 안다 나와 남이 한데 어울려 졸졸졸 흐르는 겨울 물소리 언 마음이 녹은 자만이 사랑을 안다. * 대전사랑 글마당의 2013 겨울편으로 선정된 시이다. 시민 33명이 공모한 중 시인과 언론인 등으로 구성된 문안선정위에서 최종 선정되어 2014.2.10.까지 게시된다고 한다. 당선작 응모자인 임주성(유성 노은동)씨는 '추운 겨울이지만, 마음만은 따듯하게 ..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이외수) 가끔씩 그대 마음이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부는 날에는 바람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리라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져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침묵으로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그루 나무를 보라
말 한 마디가 당신입니다 좋은 말을 하면 좋은 사람이되고 아름다운 말을 하면 아름다운 사람이 됩니다... 말 한 마디가 당신의 생활입니다 험한 말을 하는 생활은 험할 수 밖에 없고 고운 말을 하는 생활은 고와집니다 말 한 마디가 당신의 이웃입니다 친절한 말을 하면 모두 친절한 이웃이 되고 거친 말을 하면 거북한 관계가 됩니다 말 한 마디가 당신의 미래입니다 긍정적인 말을 하면 아름다운 소망을 이루지만 부정적인 말을 하면 실패만 되풀이 됩니다 말 한 마디에 이제 당신이 달라집니다 예의바르며 겸손한 말은 존경을 받습니다 진실하며 자신있는 말은 신뢰를 받습니다 좋은 말을 하고 살면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오광수) 오광수 출생 : 1938년 11월 20일 (부산광역시) 학력 : 홍익..
나하나 꽃 피어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조동화) 이 시는 리더십 강의 중에 강사가 소개한 시였다. 강사는 이 시가 도종환의 시라 말하면서, 시의 전문을 보여주는 곳에 저자를 도종환이라 표기하였다.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우연히 이 시 생각이 나서 인터넷을 검색하니,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자기 사이트에 이 시를 올리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시인이란 사람들의 보편적인 정서를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을 이용해 읽는이의 공감을 얻어내는 기법을 터득한 사람들이라면, 나하나라는 아주 귀가 아프도록 들어온 ..
올해는 한 사람도 사랑하지 않으리 올해는 술을 줄이고 운동을 하리 계획을 세운지 사흘째 신년 모임 뒤풀이에서 나는 쓰러졌다 열세 살 어린 여자애에게 매혹되기 전 폭탄주 마셨다 천장과 바닥이 무지 가까운 방에서 잤다 별로 울지 않았고 별로 움직이지 않았다 날마다 새로 세우고 날마다 새로 부수고 내 속에 무슨 마귀가 들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주문을 외는지 나는 망토를 펼쳐 까마귀들을 날려 보낸다 밤에 발톱을 깎고 낮에 털을 밀며 나한테서 끝난 연결이 끊어진 문장 혹은 사랑이라는 말의 정의(定義)를 상실한다 설날의 어원은 알 수 없지만 서럽고 원통하고 낯선 날들로 들어가는 즈음 뜻한 바는 뺨에서 흘러내리고 뜻 없이 목 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데 한 사람도 사랑하지 않는 일은 백 사람을 사랑하는 일보다 어려..
사는게 힘들다고 말한다고 해서 내가 행복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내가 지금 행복하다고 말한다 해서 나에게 고통이 없다는 뜻은 정말 아닙니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면 행복은 천개의 얼굴로 아니 무한대로 오는 것을 날마다 새롭게 경험합니다. 어디에 숨어 있다 고운 날개를 달고 살짝 나타날지 모르는 나의 행복 행복과 숨바꼭질하는 설렘의 기쁨으로 사는 것이 오늘도 행복합니다.
교사의 기도(도종환) 날려 보내기 위해 새들을 키웁니다. 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당신께서 저희를 사랑하듯 저희가 아이들을 사랑하듯 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아이들의 저희를 뜨거운 가슴으로 믿고 다르며 당신께서 저희에게 그러하듯 아이들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거짓없이 가르칠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아이들이 있음으로 해서 저희가 있을 수 있듯이 저희가 있음으로 해서 아이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게 해 주십시오. 힘차게 나는 날개짓을 가르치고 세상을 올곧게 보는 눈을 갖게 하고 이윽고 그들이 하늘 너머 날아가고 난 뒤 오래도록 비어 있는 풍경을 바라보다 그 풍경을 지우고 다시 채우는 일로 평생을 살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사랑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저희를 사랑하게 ..
내가 많이 망가졌다는 것을 갑자기 알아 차리게 된 이즈음 외롭고 슬프고 어두웠다. 나는 헌 것이 되었구나 찢어지고 더러워졌구나 부끄러움과 초라함의 나날 모래밭에 나와 앉아 모래장난을 했다. 손가락으로 모래를 뿌리며 흘러내리게 앴다. 쓰라림 수그러들지 않았다. 모래는 흘러내리고 흘러내리고 모래 흘리던 손 저절로 가슴에 얹어지고 머리는 모랫바닥에 푹 박히고 비는 것처럼 비는 것처럼 헌 것의 구부린 잔등이 되어 기다리었다. 모래알들이 말했다. 지푸라기가 말했다. 모든 망가는 것들은 처음엔 다 새 것이었다. 영광이 있었다. 영광, 영광 새것인 나 아니었더라면 누가 망가지는 일을 맞아 해낼 것인가 망가지는 것이란 언제고 변하고 있는 새것이라는 말 영광,영광 나는 모래알을 먹었다. 나는 지푸라기를 먹었다. (모래밭..
날마다 하루 분량의 즐거움을 주시고 일생의 꿈은 그 과정에 기쁨을 주셔서 떠나야 할 곳에서는 빨리 떠나게 하시고 머물러야 할 자리에는 영원히 아름답게 머물게 하소서. 누구 앞에서나 똑같이 겸손하게 하시고 어디서나 머리를 낮춤으로써 내 얼굴이 드러나지 않게 하소서. 마음을 가난하게 하여 눈물이 많게 하시고 생각을 빛나게 하여 웃음이 많게 하소서. 인내하게 하소서. 인내는 잘못을 참고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깨닫게 하고 기다림이 기쁨이 되는 인내이게 하소서. 용기를 주소서. 부끄러움과 부족함을 드러내는 용기를 주시고 용서와 화해를 미루지 않는 용기를 주소서. 음악을 듣게 하시고 햇빛을 좋아하게 하시고 꽃과 나뭇잎의 아름다움에 늘 감탄하게 하소서. 누구의 말이나 귀 기울일 줄 알고 지켜야 할 비밀..
바다에서 막 건져올린 해 같은 처녀의 얼굴도 새 봄에 피어나는 산중의 진달래꽃도 설날 입은 새 옷도 아, 꿈같던 그 때 이 세상 전부같던 사랑도 다 낡아간다네 나무가 하늘을 향해 커가는 것처럼 새로 피는 깊은 산중의 진달래처럼 아, 그렇게 놀라운 세상이 내게 새로 열렸으면 그러나 자주 찾지 않은 시골의 낡은 찻집처럼 사랑은 낡아가고 시들어만 가네 이보게, 잊지는 말게나 산중의 진달래꽃은 해마다 새로 핀다네 거기 가보게나 삶이 지친 다리를 이끌고 그 꽃을 보러 깊은 산중 거기 가보게나 놀랄걸세 첫사랑 그 여자 옷 빛깔 같은 그 꽃빛에 놀랄걸세 그렇다네 인생은, 사랑은 시든게 아니라네 다만 우린 놀라움을 잊었네 우린 사랑을 잃었을 뿐이네 첫사랑(김용택) * 첫사랑은 누구에게나 늘 설레이고 감동스런 일이다. ..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잎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 속에, 내가 네 꽃잎 속으로 서로 붉에 몸을 섞었다는 이유 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갉 핏물자국이 박혀 사랑아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 것이냐 그리움도 손끝마다 핏물이 배어 사랑아 너는 아리고 아린 상처러 남아 있는 것이냐 , 도종환
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 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나를 위해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 마음을 읽자 어머니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였습니다. 설렁탕집에 들어가 물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습니다. "더울 때일수록 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안 먹는다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고깃국물이라도 되게 먹어라" 설렁탕에 다대기를 풀어 한 댓 숟가락 국물을 떠먹었을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주인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뭐 잘못된 게 있나 싶었던지 ..
날마다 하루 분량의 즐거움을 주시고 일생의 꿈은 그 과정에 기쁨을 주셔서 떠나야 할 곳에서는 빨리 떠나게 하시고 머물러야 할 자리에는 영원히 아름답게 머물게 하소서. 누구 앞에서나 똑같이 겸손하게 하시고 어디서나 머리를 낮춤으로써 내 얼굴이 드러나지 않게 하소서. 마음을 가난하게 하여 눈물이 많게 하시고 생각을 빛나게 하여 웃음이 많게 하소서. 인내하게 하소서. 인내는 잘못을 참고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깨닫게 하고 기다림이 기쁨이 되는 인내이게 하소서. 용기를 주소서. 부끄러움과 부족함을 드러내는 용기를 주시고 용서와 화해를 미루지 않는 용기를 주소서. 음악을 듣게 하시고 햇빛을 좋아하게 하시고 꽃과 나뭇잎의 아름다움에 늘 감탄하게 하소서. 누구의 말이나 귀 기울일 줄 알고 지켜야 할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