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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그린 그림

대추 한 알(장석주)

haagam 2015. 7. 13. 09:36

 

 

대추 한 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애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게다.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게다.

대추나무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

나이가 들어서 그리 가슴에 와 닿는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평범하지만, 대추 한알을 놓고 그안에 있을 인고를 생각하는 일도 쉬운 일은아니리라. 대추가 붉어지기 위해서는 태풍, 천둥, 벼락, 번개 등의 시련이 필요하고, 대추가 둥굴어지기 위해서는 무서리 내리는 밤, 초승달 몇날, 땡볓 두어달 등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말하고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이렇게 시련과 인고의 세월을 지낸 후에야 대추는 곱붉게 익어가고 그 모양도 비로서 둥글어진다. 그런 모습이 세상과 통하는 모습이라 저자는 말하고 있다. 네이버캐스트 장석주의 서재는 네이버가 인정한 서평 블로그이다.

 

 

 

 

장석주

1955년1월8일(음) 충청남도 논산

1975년 시 <심야>로 등단

2013 11회 영랑시문학상 본상

1976 해양문학상

 
동덕여대 문창과 강사
KBS 1TV TV 책을 말하다 자문위원
네이버캐스트 <장석주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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