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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례예술촌

haagam 2016. 7. 5. 16:20

 

 

 

경상북도 안동시 임동면 박곡리 산769 

지례마을은 조선 숙종임금때 대사성을 지낸 芝村(지촌) 金邦杰(김방걸, 1623~1695)과 그의 仲兄(중형)
邦衡(방형)의 자손이 340여년간 동족 마을을 이루어 주경야독하며  살아온 전형적 士林(사림)의 마을이었다.
 
38세에 문과 급제하여 40세에 堤原(제원) 察訪(찰방)이었을 무렵 芝澧(지례)로 分家(분가)하여 호를 지촌이라 하였으니 지례의 입향조가 되신다.

 

지촌이 지례마을에 자리 잡게 된 것은 병자호란 때 도연에 은거한 아버지 표은 김시온의 정신적 영향이었다. 김시온은 나라가 망하자 청에 항거하여 과거를 포기하고 陶淵明(도연명)의 이름을 딴 도연(지명, 낙동강 지류인 반변천에 하나 뿐인 도연폭포가 있는 곳으로 산수가 빼어남)에 은거하면서  崇禎處士(숭정처사)라 自號(자호)하고 평생 독서하고 제자를 길렀다.

 

지촌은 조선 현종조에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나갔지만 隱遁(은둔) 생활을 좋아하여 그의 집을 도연에서 10리나 더 상류인 지례에 지었다.  그는 청렴하여 한때 영암군수를 지내고 돌아올 땐 수레에 국화꽃 화분 하나 뿐이었다고 '嶺南人物考(영남인물고)'는 전한다. 


지촌 종택(경북 문화재자료 제44호)은 의성 김씨 김방걸의 종가. 헌종 4년(1663)에 지었고 지금 있는 자리보다 아래쪽에 있었으나 임하댐 건설로 1985년 옮긴 것이다. 


지례예술촌은 안동 임하댐이 건설되면서 생긴 마을이다. 안동시 임동면 지례리가 수몰될 처지에 놓이자, 현 지례예술촌의 촌장인 김원길씨가 1986년부터 수몰지에 있던 의성김씨 지촌파의 종택과 서당, 제청 등 건물 10채를 마을 뒷산자락에 옮겨 지었다.
 
이 마을은 1990년에 문화부로부터 예술창작마을로 지정받아 예술인들의 창작과 연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 다목적댐이 건설된 곳이 많지만 개인의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문화재도 보존하고 문화 공간도 만들어 낸 경우는 이곳이 처음이라한다.

 

본채와 곳간, 문간채, 방앗간 등과 조상의 위패를 모신 사당, 별묘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문이 있는 문간채를 들어서면 마당을 지나 앞면 5칸, 옆면 5칸 규모로 'ㅁ'자의 평면을 갖춘 본채가 있다.

 

지촌이 58세 되던 해 벼슬을 그만두고 지례로 돌아와 9년을 지냈는데, 그때 지은 유명한 시 '無言(무언)'에는 은둔하여 閑寂(한적)을 즐기는 자의 심경이 잘 나타나 있다. 서당의 주련에는 그의 詩(시) '無言(무언)'이 적혀 있다.
 
無言(무언)
一臥滄江歲月深  고향에 돌아온 지 참 오래 되었구나.
幽居不受點塵侵  숨어사니 한점 티끌 묻어오지 않네.
已知漁釣還多事  고기잡이 낚시질도 귀찮은 것 알겠고
 
更覺琴朞亦攪心 거문고나 바둑도 심란하구나.
 石榻任他風過掃 공들여 쌓은 돌탑 바람이 쓸게 하고
梅壇輸與鳥來吟  가꾸던 매화단도 새가 와서 울게 두자.
 
如今全省經營力 이제껏 하던 일 모두 접고서
 終日無言對碧岑 종일토록 말없이 푸른 산 보네.  

 


  지례예술촌 김원길 촌장이다. 시를 쓰기도 하는 그는 그의 종택이 임하댐에 묻히게 되자 안동 첩첩 산중으로 고택을 이전시키고, 예술촌으로 이름지어 세상 사람들에게 내놓고 소통하고 있다. 2016년 초여름밤에 30여명이 모여 백주를 밤새 마시면서 시와 음악을 노래하고 헤어지기 전에 인증샷을 했다. 돌아왔는데, 명함을 보고 시집을 보내주셨다. <시를 위하여>. 말 그대로 '시학도를 위한 시화집詩話集'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시인으로서의 자신의 시에 나이들어 올라오는 회한을 <스토리>화 했다. 생전에 세상에 나온 좋은 백주를 그렇게 많이 마셔본 것은 처음이다. 책에 있는 시를 몇편 옮겨본다.

 

바람이 불어옵니다/ 풀언덕에 호올로/ 누워있으면/ 살눈썹 간길이는 바람결 내음/ 그녀 머리체 빗질하다 온/ 결 고운 바람이 불어옵니다.

냇물이 흘러옵니다./ 더운 머리 식히려/ 여울에 들면/ 손가락에 매끌대는 봄 몰살 소리/ 그녀 하얀 발목을 핥다 온/ 보드란 개여울이 흘러옵니다.

저녁 하늘 고웁게 물이 듭니다./ 아득한 곳 그녀도/ 노을빛 받고서/ 나 있는 하늘 쪽을 바라보는지/ 물 어린 눈을 하고 바라보는지/ 외로운 하루해가 또 저뭅니다.

(사모)

 

정원 한 쪽의/ 라일락 그늘에 서서/ 그녀는/ 화안히 웃고 있었다.

나는 반가웠으나/ 휠체어에 앉아서/ 그녀를 향해/ 쓸쓸히 웃어 주었다.

내게로 걸어 올 때/ 웨이브 진 머릿결이/ 옛날처럼 나부끼었다.

손길이/ 이마에/ 꽃향기로 얹히더니....

시야엔 다시/ 라일락 꽃더미뿐

그때 나는 내 속에서/ 남몰래 울고 있던 한 사내의/ 울음의 끝부분을 듣고 있었다.
(라일락)

 

 

 

1985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지정

1986-1989 임하댐 수몰지에서 옮겨 지음

1990 예술 창작마을 지정(문화부), 코리아헤럴드 '우수기관' 선정, '장한 한국인상' 수상

2007 옥관 문화훈장 수훈, 프랑스 '미슐랭가이드'에 등재, 웰 스트리트 지에 소개, 문화부로 부터 명품고택 인증

 

지례예술촌 http://www.jirye.com/

한국관광공사 http://hanok.visitkorea.or.kr/kor/hanok/stay/stay_list.do?cid=137619

중앙일보 http://article.joins.com/news/blognews/article.asp?listid=11470032

오마이 뉴스 http://blog.ohmynews.com/q9447/183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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