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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수업(강신주)

haagam 2014. 12. 5. 11:17

 

서명: 강신주의 감정수업

     -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저자: 강신주

출판: 민음사(2013.11.20.초판1쇄, 2014.10.6. 1판 25쇄)

 

  이 책은 금년도(2014)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이다. 여러 차례 계획을 잡다가 이제야 읽게 되었다. 이 책의 부제인 <인간의 48가지 얼굴>이란 생노병사 중에 사람들이 겪는 감정 48가지이고, 그 감정들을 스피노자의 생각을 빌어 저자 강신주가 자신의 방식으로 이 감정들을 해석하였다. 강신주로 부터 인간의 감정 48가지를 학습하는 책이다.

 

 저자는 이 48가지의 감정을 4개 영역으로 구분하여 설명하였는데,

   1부. 땅의 속삭임에서는 비루함, 자긍심, 경탄, 경쟁심, 야심, 사랑, 대담함, 탐욕, 반감, 연민, 회환

   2부. 물의 노래에서는 당황, 경멸, 잔혹함, 욕망, 동경, 멸시, 절망, 음주욕, 과대평가, 호의, 환희, 영광

   3부. 불꽃처럼에서는 감사, 겸손, 분노, 질투, 적의, 조롱, 욕정, 탐식, 두려움, 동정, 공손, 미움 

   4부. '바람의 흔적'에서는 후회, 끌림, 치욕, 겁, 확신, 희망, 오만, 소심함, 쾌감, 스픔, 수치심, 복수심이다.

   4개 부에서 각 12가지의 감정을 설명하여 총 48개의 감정을 설명하고 있는 셈이다.

 

   48개의 각 감정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그 감정에 제목을 붙이고, 이를 설명하기 위해 소설 하나를 들어 그 내용을 이용하여 설명하고 있다. 1부. 1장의 '비루함'은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극복해야 할 노예의식'이라 말하고, 이를 풀기위해 이반 투르게네프의 <무무>의 이야기와 스피노자가 비루함에 대하여 풀은 말 '비루함이란 슬픔 때문에 자기에 대해 정당한 것 이하로 느끼는 감정.'이라 설명한 말을 덧대고 있다.

 

 

1. 비루함

  자신을 비하하는 감정보다 우리 삶에 더 치명적인 것은 없다. 스스로 비하하니 누구를 사랑할 수 있겠는가? 사랑이라는 감정은 강한 자존감 없이는 쉽게 지킬 수 있는 욕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루한 삶'은 결코 살만한 삶이라고 할 수 없다.

  비루함의 감정, 혹은 그런 정보를 강하게 띄도록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는 대부분 유년 시절의 경험에서 찾을 수 있다. 스피노자가 비루함을 "슬픔 때문에 자기에 대해 정당한 것 이하로 느끼는" 감정이라고 정희한 것도 다 이유가 이싸. 여기서 우리는 '슬픔'에 주목하자. 어린 시절 부모가 칭찬보다는 비난과 험담을 일삼았다면, 우리는 성장해서도 항상 슬픔의 감정에 사로잡힌다. 비난을 습관적으로 들었던 사람이 어떻게 자신에 대해 당당함을 유지할 수 있는가? 아무리 잘해도 비난을 받는다면, 누구나 자신의 행위를 심지어 자신의 존재마저 무가치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슬픔의 정조에 사로잡힌다.

  유년시절 만들어진 슬픔이 하나의 습관처럼 내면화될 때 우리느 자신을 항상 비하하는 감정, 즉 비루함에 젖어든다. 습관화된 슬픔, 혹은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슬픔, 그것이 비루함이라는 실체이다. 그만큼 비루함은 벗어던지기 힘든 감정이다. 이는 지속적인 애정과 칭찬으로 조금씩 씻어낼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고질적인 슬픔을 천천히 치유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그런 사랑만이 비루함에서 우리를 구원한다.

  결국 비루함은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극복해야할 노예의식이다.

 

2. 자긍심

  스피노자는 자긍심이란 인간이 자기 자신과 자신의 활동 능력을 고찰하는데서 생기는 기쁨이라 말했다. 결국 돌아본 자기 모습이 긍정적일 때만 우리는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로서 자신이 진정 가치있는 존래라는 것을 자각하고 자긍심이라는 감정에 사로 잡히는 놀라운 경험을 갖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모종의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위축된 상태가 대부분이다. 당신이 얼마나 많은 보물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숭배자가 없다면 자긍심을 갖기란 힘든 법이다.  아무도 거들떠 보는 이가 없는 늙은이로 전락하는 순간이 자긍심을 잃는 싯점일 것이다.  자신에 대한 자긍심이 떨어진 사람에게 유일한 치료약은 애인이 생기는 것이다. 누가 나를 사랑한다는 단순한 사실 만으로도 우리는 금방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자신이 충분히 소중하고 매력적인 존재가 아니고서는 어떻게 타인이 나를 사랑한 기적같은 일이 일어날 것인가? 자긍심은 사랑이 만드는 아름다운 기적이다.

 

3. 경탄: 사랑이라는 감정의 바로미터, 에릭 오르세나의 <오래오래>

   항상 떠날 준비를 하라. 상대방에 대해 항상 자유로워라. 이것만큼 상대방이 나에게 무관심해지거나 심드렁해지지 않도록 만드는 확실한 방법도 없다. 떠날 수도 있고 머물 수도 있는 사람만이 누군가의 곁에 머물 수 있다. 이런 주인으로서의 당당한 자유를 가슴에 품고 있으 ㄹ때만 상대방도 우리를 주인으로 대우할 것이다.

 

4. 경쟁심Aemulatio: 서글프기만 한 사랑의 변주곡, <술라>토니 모리슨

5. 야심Ambitio: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약점, <벨아미> 모파상

6. 사랑Amor: 자신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힘, <동풍 서풍>펄벅

7. 대담함audacia: 나약한 사람을 용사로 만드는 비밀, <1984>조지 오웰

   원래 대담하거나 원래 비겁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오직 위기를 감내하려 할 때만,, 용기와 대담함은 빛을 발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더욱 대담할 수 있을 것이다.

8. 탐욕Avaritia: 사랑마져 집어 삼키는 괴물, <위대한 개츠비>F.스콧 피츠제럴드

10.박애bonevolentia: 공동체의식을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 <레미제라블>빅토르 위고

11.연민:  -타인에게 사랑이라는 착각을 만들수도 있는 치명적인 함정/ <초조한 마음> 슈테판 츠바이크

 

12. 회한conscientioe

  -회안이란 희망에 어긋나게 일어난 과거 사물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이다(스피노자)

  -무력감을 반추하도록 만드는 때늦은 후회/ <전락>알베르 카뮈

  ...회한의 감정은 여기서 한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그때는 내가 너무 미성숙했다. 그때는 내가 너무나 나약해서 용기가 없었다.' 이렇게 무기력과 비겁의 경험을 배경으로 회한은 꽃피는 법이다. 역설적으로 회한에 빠진 사람은 이제 자신이 무기력과 비겁에서 벗어났다고 확신한다. 과연 그럴까? 비슿한 선택의 순간이 다시 찾아왔을 때 이번에는 진짜로 물을 엎지 않을 수 있을까? 아이러니한 것은 그가 정말로 성숙하고 강해졌다면 결코 회한의 감정이 그를 유령처럼 따라다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만일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당당히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과거지사는 하나의 전설의 웃음을 자아내는 에피소드로 기억될 테니까 말이다. 결국 회한에 빠진 사람은 아직도 성숙하지 못하고 용기가 부족한 사람이다. 그래서 회한이라는 슬픈 감정을 떨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나중에 회한이 없도록 지금 과감하게 선택하고 당당하게 실천하는 것이다. "10년 뒤에도 나는 이렇게 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 태어나도 이렇게 할 것이다." 이런 마음으로 지금의 무기력과 비겁에 맞서 싸운다면 어느 사인가 과거의 회한은 밝은 태양에 녹아내리는 눈처럼 사라지게 될 것이다...

 

(2부.물의 노래)

13. 당황consternatio

  -멘붕, 즉 멘탈붕괴와 함께 하는 두려움/   <채털리 부인의 연인>D.H.로렌스

  -당황이란 인간을 무감각하게 만들거나, 동요하게 만들어 악을 피할 수 없도록 만드는 두려움이다.(스피노자)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느낌, 혹은 나 자신을 믿지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 바로 당황이라는 감정의 정체다. 내가 이런 사람일꺼야 라고 생각했던 나와 실제로 살아서 욕망하는 나 사이의 간극을 확인할 때 발생한다. 어떠면 당황의 감정에 빠진 사람은 행운아라 할 수 있다. 당황의 감정을 통해 우리는 진정한 자신, 혹은 자기의 맨얼굴을 찾을 수 있을테니 말이다. 가면의 욕망과 맨얼굴의 욕망이 우리 내면에서 격렬하게 충돌한다면 당황의 감정에 쌓인 셈이다...

 

14. 경멸contemptus : 자신마져 파괴할 수 있는 서글픔/ <여인의 초상> 헨리 제임스

15. 잔혹함crudelitas : 사랑의 비극/ <인생의 베일>서머싯 모음

16. 욕망cupiditas: 모든 감정에 숨겨져 있는 동반자/ <프랑스 중위의 여자>존 파울즈

17. 동경 : 한 때의 기쁨을 영속시키려는 서글픈 시도/ <아우라> 카를로스 푸엔테스

18. 멸시despectus: 사랑이라는 감정의 막다른 골목/ <누가 버지니아울프를 두려워하랴> 에드워드 올비

19. 절명desperatio: 죽음으로 이끌 수도 있는 치명적인 장벽/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 하르트 슐링크

20. 음주욕ebrietas: 화려한 과거로 돌아가려는 발버둥

21. 과대평가existimatio: 사랑의 찬란한 아우라/ <허조그> 솔 벨로

22. 호의favor: 결코 사랑일 수 없는 사랑/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23. 환희gaudium: 원하는 것이 선물처럼 주어질 때의 기적/ <판결> 프란츠 카프카

24. 영광gloria: 모든 이의 선망으로 타오르는 위엄/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3부. 불꽃처럼)

25. 감사gratia: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품고 친절을 베풀 수 밖에 없는 서러움/ <거미여인의 키스>마누엘 푸익

26. 겸손hamilitas: 진정한 사랑을 위한 자기 희생/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에밀 졸라

  - 겸손이란 인간이 자기의 무능과 약함을 고찰하는데서 생기는 슬픔이다.(스피노자)

  - 동양적 사고로 자신을 낮춤에 비해, 자신의 무능과 약함을 고찰한다는 해석은 매우 구체적이고 다른 시각이다.

27. 분노shindignatio: 수치심이 잔인한 행동이 될 때까지/ <죄와 벌> 도스토예프스키

28. 질투invidia: 사랑이 드리우는 짙은 그림자/ <질투> 알랭 로브그리예

29. 적의ira: 자신의 삶을 지키려는 허망한 전투

30. 조롱irrisio: 냉소와 연민 사이에서

31. 욕정libio: 프레스토로 격하게 요동치는 영혼/ <악마> 톨스토이

  - 욕정이란 성교에 대한 욕망이나 성교에 대한 사랑이다. (스피노자)

  - 섹스는 사랑의 시작이나 진척되는 한 단계이지 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완성이라 한다.

  - 도심 산에 올라서면 갈수록 늘어나는 두가지 붉은 표지판은 금욕의 상징인 십자가와 욕망의 상징인 러브호텔이다.

32. 탐식luxuria: 자신의 동물성을 발견할 때/ <먹는 일에 대한 이야기 둘> 모엔

  - 음식으로 마음의 공허함을 채울 수는 없다.

33. 두려움metus: 과거가 불행잔 자의 숙명/ <유령> 헨리크 입센

  - 지금 있는 건강, 젊음, 직장, 애인 들이 모두 떠날 것임을 받아들이고 가벼움으로 연연해 하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

  - 지금 있는 을을 당당하게 향유하되, 그것이 떠나도 상실이 아니라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34. 동정misericordia: 비참함이 비참함에 바치는 애잔한 헌사/ <티파니에서 아침을> 트루먼 커포터

  - 동정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은 비슷한 신분이나 지위에 있을 때처럼 동일시를 전제로 한다.

  - 타인의 행복을 기뻐하고 또 반대로 타인의 불행을 슬퍼하도록 인간을 자극하는 한에서의 사랑이다(스피노자)

35.

36.

 

(4부. 바람의 흔적)

37. 후회

38. 끌림.

39.

40.

41.

42.

43.

44.

45.

46.

47. 수치심verecundia: 마비된 삶을 깨우는 마지막 보루/ <더블린 사람들>제임스 조이스

    수치심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발생할 수도 없는 감정이다. 타인의 시선에 비추어도 자신의 행동이 당당할 때, 그러니까 수치심을 전혀 느끼지 않을 때, 우리는 자존감, 혹은 자긍심을 느끼게 된다. 자긍심,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는 수치심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수치심의 회복은 자신을 사랑하는 타인의 시선을 느끼는 것이다.

 

48. 복수심vindicta: 마음을 모두 얼려버리는 지독한 냉기/ <빙점> 미우라 아야코

  ...사랑이든 복수든 그것은 오직 자유로운자, 혹은 강자만이 누릴 수 있는 욕망이다. 약자는 원수를 용서할 자격조차 없다. 강자가 되었을 때에만 약자는 원수를 용서할 자격을 갖게 되니 말이다. 그러니 해악을 당했지만 복수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하다면 아주 천천히 힘을 키워서 강해져야 한다. 5년이든 10년이든 치욕을 잊지 말고 가슴 속에 새겨야 한다. 마침내 해악을 가한 사람보다 압도적 우위에 있게 되는 날 우리는 진정 결정할 수 있다. 계획대로 복수를 추진할 수도 있고, 아니면 용서할 수도 있다.

 

철학자 강신주 이미지

 

강신주

1967년 경남 함양 생

연세대 대학원 철학박사

2007~ 문사철 기획위원2007~ 문사철 기획위원회 위원

 

**스피노자(1632~1677, 45세)

네델란드 철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