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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순례하다(나카무라 요시후미)

haagam 2014. 12. 15. 13:13

 

 

서명: 집을, 순례하다

   - 어머니의 집에서 4평 원룸까지, 20세기 건축의 거장들이 집에 대한 철학을 담아 지은 9개의 집 이야기

저자: 나마쿠라 요시후미(황용운, 김종하 역)

출판: 사이(2011.3.30 1판1쇄, 2011.7.10. 1판3쇄)

 

    내게 이 블로그는 내 사유의 폭을 넓히고, 나의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마당이다. 사람은 생을 마치는 순간까지 매 순간이 학습하는 과정이라면, 그 과정의 완성도를 높이는 마당이 되어주는 셈이다. 나는 요즘 앞으로 내가 시간이 주어질 때 스스로 자유로운 생활을 만족하면서 만끽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습관적으로 그동안 살아온 것처럼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매여 지내는 것이 좋을 것인지 고민한다. 그리고 막상 아침 식사를 하면서 느끼던 탱탱한 긴장감과, 출근해서 차를 내리고 일정을 조정하고, 내 할일을 정리하면서 지내던 습관들을 갑자기 많은 시간이 주워졌을 경우에도 가능할 것인지, 그때에 나를 지키는 것은 무엇이 될 것인가? 그런 긴장감을 주거나 삶의 보람을 찾을 만한 대상을 찾을 것인가 등에 고민이다.

   우선 용돈에 도움이 될 정도의 대학 강의를 하고, 나머지 시간을 자유롭게 갖는 방법. 이 경우 나머지 내 인생의 대안을 찾아볼 학위 논문을 쓰고, 섹소폰을 정식으로 공부하고, 산과 들로 여행도 다니고, 좋은 책을 많이 읽어 블로깅도 열심히 하고, 논어 공부도 하고, 봄에는 제주도 자전거 하이킹, 여름에는 지리산 종주, 가을에는 중국여행....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내용이 다양하지만 용돈 벌이가 한시적이라는 것. 나는 건강이 허락되는 동안 최소한 얼마정도의 안정된 수입원을 갖고 싶다. 가능성이 풍부하고 열려 있지만, 한편 매우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사무실 출근을 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방법. 이 방법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일이다. 만일 일을 잘 찾으면 그 일을 평생 정년없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안정적인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잇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남은 여생의 건강한 기간동안 모든 사람들이 평생을 두고 희망하는 자신에 대한 투자 기회를 잃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위 두 경우는 모두 불확실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해 보는 생각으로, 더 다양한 기회를 갖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때 가능한 일이고, 이런 일들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규칙적인 생활,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자기 관리, 풍성한 이웃 유지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번에 중국에 가면 중국의 한국인 교수가 정말 내게 가능한 일인지 적극 고민해볼 일이다.

 

  이 책은 W대학교 K교수님이 중국차와 함께 보내주신 책이다. 늘 여러 신세를 지고 있지만, 문득문득 중국차와 책을 보내주시는 일에 대해 이제 내가 뭘로 보답할까 염려가 될 정도로 고마운 생각이 앞선다.

 

 나카무라 요시후미는 1948년 일반 지바현 줄생의 주택전문 건축가이다. 1972년 무사시노 미술대 건축학과를 졸업 후(외국은 건축학과가 미대 소속인 경우가 많다) 신지 건축설계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 일본대학 생산공학부 주거공간 디자인코스 교수로 재직중이며 다양한 저서가 있다. 옮긴이 왕용운과 김종하는 모두 건축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로서 다양한 저서와 역서가 있다.

 

   이 책은 르 코르뷔지에, 알바 알토,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루이스 칸, 필립 존슨, 게리트 토머스 리트벨트, 마리오 보타, 에릭 군나르 아스폴룬드 등 20세기 건축의 거장 8명이 직접 지은 역사적 명작이라 할 수 있는 집을 저자가 직접 방문하여 그 집에 들어가서 그 집 주변을 걸으면서 그곳에서 보고 느낀 것을 직접 써내려간 노트이다. 여행 일기 같기도 하고, 건축 안내서 같기도 하고 스케치와 사진 등을 담아 수첩같기도 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첫번째로 소개하는 집은 스위스의 르 코르뷔지에가 설계한 집으로 그는 <작은 집>이라 이름을 지었지만 보통 <어머니의 집>이라 불리운다.  애초 이 집을 노부모님이 거주할 수 있게 설계했지만, 부친이 일찍 돌아가시고 모친은 그 후 101세까지 36년을 그 집에서 살았기 대문이다. 이 집을 작은 집이라 하는 것은 1층의 연면적이 약18평 정도로 아주 작다는 것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동선계획, 무한한 확장성, 회유성이 있는 공간계획 등을 적용하였다. 그는 이 평면도를 완성한 후 그에 어울리는 부지를 오랫동안 찾아 헤매다 레만호 근처에 손에 장갑을 끼우듯 딱 맞아떨어지는 공간을 찾았다. 대지의 위치를 감안한 넓은 창문이나 외부 환경과의 확장성, 그리고 섬세한 내부 디테일은 이 글을 읽으면서 이 건물이 왜 세계 명작의 첫작품으로 소개되는지, 건축을 왜 예술이라 하는지 수긍하게 하고, 내가 집을 직접 3번이나 지어 살다가 아파트로 이사온 입장에서, 그때의 아쉬움을 되새기게 한다.

 


르 코르뷔지에 / 어머니의 집 / 스위스
무도회의 수첩 |노부모를 위하여 |이야기가 흐르는 집 |가득한 건축적 배려 |지붕 없는 거실 |고양이를 위한 테라스 |수수께끼 같은 증축 |『작은 집』

루이스 칸 / 에시에릭 하우스 / 미국
화상을 입은 두 아이 |아름다운 신전 |집을 닮지 않은 |동요되지 않는 평면 |
WIND+EYE |<T>자 찾기

마리오 보타 / 리고르네토의 집 / 스위스
둥근 안경 |우여곡절 |촌락과의 융화 |접근로의 걸작 |아름다운 실용품 |과감하게 폐쇄하고, 섬세하게 개방한 |대지에 뿌리를 내린 집

에릭 군나르 아스플룬드 / 여름의 집 / 스웨덴
숲에서 길을 잃은 아이 |“건물에 다가갈 때는, 걸어서 가세요.” |남북이라는 방향성 |
가로의 기원 |비틀어짐의 마무리 |무민Moomin을……, 닮다 |요정과 거인이 사는 숲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 낙수장 / 미국
비행기 옆 좌석 |파란만장 |폭포가 있는 대지 |수평선과 수직선 | HEARTH |의뢰인 등장

필립 존슨 / 타운 하우스 / 미국
괴물 |소년의 몽상 |마차의 차고였던 곳 |장식과 연가 |연글을 열며: 집을 찾아 떠나는 여행

알바 알토 / 코에타로 / 핀란드
백야 |집을, 실험하다 |청둥오리 가족의 나들이 |유쾌한 안뜰 |세로 상자 안 |잠에서 깨어나서

게리트 토머스 리트벨트 / 슈뢰더 하우스 / 네덜란드
짙은 안개, 굴뚝 |가구장이 리트벨트 |일란성 쌍둥이의 한쪽 같은 |리본을 두른 작은 선물 상자 |커다란 가구 같은 집 |61년간 거주한 전위주택

르 코르뷔지에 / 작은 별장 / 프랑스
주택순례 |지중해 품에 안기어 |불가사리와의 우정 |작은 별장 |돌 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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