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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1(최인호)

haagam 2012. 7. 5. 10:50


서명 : 문장文章 1
저자 : 최인호
출판 : 랜덤하우스중앙(2006.01.12. 초판1쇄)

 

최인호를 빼고 내 젊은 날을 회상할 수 없다. 대학시절 나는 방학 중에도 그의 신문 연재 소설인 <별들의 고향>의 경아를 만나기 위해 나는 방학으로 시골에 있다가도 너무 궁굼해서 정기적으로 학교 도서관을 가야 했고, 그후 내가 정기 구독하던 사연이 많은 잡지인 <샘터>의 뒷 부분에 연재하던 그의 가족이야기 <가족>은 그가 가족들과 생활하면서 빚어지는 알콩달콩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는데, 재미있으면서도 공감이 가는 내 이웃의 이야기였다. 샘터는 아내와의 결혼에 가교가 되어주었다.

 

그런 저자가 최근 4년째 암투병 중이이라는 것, 그리고 그 투병의 어려움을 글을 쓰면서 자신을 위로하고 다스리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것을 통해 자신이 의지하면서 살게 마련일 것이라는 엉뚱한 생각을 해 보았다. 출판연도가 2006년이니 저자는 아마 이 책을 쓰고 얼마 후 부터 암 투병을 한 셈이 아닌가 싶어 이 책에 책 이상의 애틋한 감정이 실어지기도 한다.

 

이 책의 제목이 문장文章1이라 정한데 대해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아직 생각이 모자라서 명쾌하게 그 생각을 말할 수 없다. 그가 지향하는 가치나 내용을 가지고 그의 상상력으로 그럴듯한 제목을 붙이는데 어려움이 없는 사람이 그의 수상록 책 제목을 <문장>이라 붙인 것이다. 이 책이 처음부터 문장1이고, 문장2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처음부터 이 책은 가벼운 몸집으로 두권으로 나눠서 출간한 셈인데, 나는 이런저런 사연으로 최인호의 문장이라는 책을 알게 되고 1권을 만난 셈이다. 문장1은 큰 제목으로 '자신을 알아가는 지혜'와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의 두 영역으로 나누고, 각 제목마다 다시 여러 제목을 두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였다.

 

서문에서 그는 이 책을 누군가를 가르치려 쓴 것이 아니고, 자신을 비우기 위한, 나를 겸허하게 돌아보는 마음으로 내려간 문장이다.라고 말하고 글을 쓰는 내내 부끄러우면서도 행복했다 말하였다.

 

"살아 있음은 초가을 황혼 무렵 풀을 스치는 바람 소리 같은 것. 조용히 귀 기울이면 들을 수 있다. 풀과 풀이 엮이는 풍금소리를. 잠시 바람이 머물다 간 자리에 우리들이 살아서 속삭이며, 악수를 하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고 있다.

우리도 언젠가는 떠날 것이다. 바람이 불면 잠시 누웠다가 일어서는 풀처럼."

 

'침묵보다 더 어려운 것'에서 그는 "침묵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말을 하되, 하지 말아야 할 말을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이다. 문을 걸어 잠그고 깊이 산 속에 있는 것보다, 사람들 속에서 함께 어울리되 물들지 않음이 더욱 어려운 일이다."

 

"인간은 하느님이 너무 가까운 곳, 인간의 마음 속에 숨에 계셔 오히려 하느님을 찾지 못한다."

 

"신부님은 자신이 떠나버린 순간 그져 잊혀지기를 바랐다. 그 신부님이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되기를 바라지 않았던 것은, 남은 사람들의 입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을 바라는 마음이, 그러한 의식적 소망이, 자신의 말과 마음과 행동에 아주 조그마한 위선을 심게 할지도 모른다는 노파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랑이 크면 클수록 고통의 느낌도 커진다. 사랑이 넓으면 넓을수록 지식이 풍부해 진다. 사랑이 열렬하면 열렬할수록 생활은 청정해진다."

 

 

 

최인호

1945.10.17.~ 2013.9.25.

연세대학교 영문과 졸업

고교2학년인 196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벽구멍으로>,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견습환자>로 등단

작품으로 <타인의 방>, <잠자는 신화>, <명가>, <개미의 탑>, <위대한 유산> 등

장품소설 <별들의 고향>, <도시의 사냥꾼>, <읽어버린 왕국>, <길 없는 길>, <상도>, <해신>,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등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가톨릭문학상, 불교문학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