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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그대는 사람의 길을 걷고 있는가(윤재근)

haagam 2012. 10. 29. 13:49

 

 

서명 : 논어; 애인과 지인의 길3, 그대는 사람의 길을 걷고 있는가

저자 : 윤재근

출판 : 나들목(2003.07.25. 초판1쇄/ 2006.08.20. 초판2쇄)

 

이 책은 저자가 한양대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에 쓴 논어 해설서로 전체 3권 중 세번째 책이다.

 

저자가 각 권에 붙인 책 제목은 재미있다.

 

이 책을 전체로 아우르는 제목은 <논어, 애인愛人 1권은 <군자는 가슴에 꽃을 달지 않는다.>이고, 2권은 <모르면 모른다고 하는 것이 곧 아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인 세번째 책은 <그대는 사람의 길을 걷고 있는가>이다. 

 

저자는 아래 프로필에 적은 것처럼 맹자나 장자의 해설서를 집필하기도 하였는데, 그 제목도 재미있다.

 

그의 장자 해설서인 <장자 철학 우화> 전3권에서, 1권의 제목은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마라>이고, 장자2권은 <털 끝에 놓인 태산을 어이할까>, 장자3권은 <눈썹에 종을 매단 그대는 누구인가>이다.

 

맹자1은 <백성의 것을 억지로 뺏지마라>, 맹자2은 <나를 팔아 명성을 사지 않는다>, 맹자3은 <나를 버린다는 말은 거짓이다.>이다.

 

저자가 쓴 논어해설서 중 1권 <군자는 가슴에 꽃을 달지 않는다.>는 읽은지 너무 오래 되어 그 기억이 감감하고, 2권은 읽지 못했는데, 최근 논어공부에 관심을 갖던 중 우연히 서점에 들렀다가 윤재근의 논어책 중 3권만이 눈에 띄어 구입하게 되었다.

 

저자는 성현을 할아버지로 여기고 뵈었지, 철인哲人으로 여기고 여기지 않았다 말한다. 논어를 애인과 지인의 길이라 한 것도 논어를 철학으로만 본 것이 아니고 그 세계를 담론으로 여기고 체험한다는 뜻을 간직한 이유라 말한다. 논어에 관한 연구서가 아니고 성현의 당부를 기억하기 위한 비망록이라 말한다.

 

살아가면서 괴롭고 쓰라릴 때일수록 <논어>를 만나 성현을 뵙고 손자가 되어보자.

성현들의 말씀을 들으면 막막하던 미래가 밝아지고, 옹색하게 묶여 끙껑거리던 나에게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누리는 또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논어>는 나에게 나를 닦으라 한다. 내 밖을 닦지 말고 내 속을 먼저 닦으라 한다. 내가 좆고 싶어하는 명성에 얽매이지 말고 내 자신을 닦아 남을 먼저 사항해 보라 말한다. 그러면 매우 작아 보였던 내 자신이 엄청 커지는 살맛을 느끼는 순간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살아가는 새로운 힘이 솟는 법이다.

 

이 책은 논어에 대한 설명으로 <편안한 세상을 위해>라는 제목으로 20여쪽의 논어 개괄 이후, 1장 요왈편, 2장 헌문편, 3장 위령공편, 4장 계씨편, 5장 양화편으로 목차를 구성하여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이런 체계로 보아 1권과 2권도 각 편별 해설로 3권을 묶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성인이나 현자는 모두 사람이 되는 법과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려는 사람들이었다. 노자나 공자는 식자識者가 되기 전에 먼저 사람이 되라 가르친다. 그러나 노자와 공자는 우리들에게 서로 다른 길을 안내한다. 노자는 자연의 길을 걸으라 하고, 공자는 문화의 길을 걸어가라 타이른다. 노자가 말하는 자연의 길을 무위無爲라 하고, 공자의 문화의 길을 인의仁義라 한다.

 

비록 두 사람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길은 다르지만, 그 목적지는 다르지 않음을 알아야 하고, 그것이 결국은 우리가 행복한 삶을 이루는 일에 촛점을 맞추었다는 것이다. 행복한 세상에 대해 노공老孔은 모두 보원이덕報怨以德이라 응답한다. 무위이든 인의든 덕이 떠난 세상을 안타까와 하는 셈이었다. 원을 덕으로 갚으라는 원이란 악한 것을 생각하면 되고 덕이란 선한 것을 생각하면 쉽다.

 

무위란 자연이 되라는 말이다. 자연이란 있는 그대로 가만히 두라는 말로, 사람도 자연의 도를 그대로 따르라 말한다. 공자의 문文을 인의라 질파하면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병을 앓게 한다고 공문孔門을 꼬집었다.

 

무위란 사람을 자연에 맡기는 일이고, 인위는 만물을 사람의 삶에 맞추어 보려는 생각이다. 노자의 도가 무위로 트여 있고 무심으로 통하는 길이라면, 공자의 도는 인의로 트여 있으며, 예악으로 넓혀지는 길이다. 공자는 사람이 인과 불인, 의와 불의가 함께 지녔는데, 인과 의는 선이고 불인과 불의는 악인 셈이다.

 

 

윤재근

1936년 경남 함양 생(2012년 76세)

서울대 영문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미학과 석사 학위, 경희대 대학원 국문과 박사 학위

서울 동성고 영어교사

계간 <문화비평> 월간 <현대문학> 편집인 겸 주간

2006 현재 한양대학교 국문학과 명예교수, 한국미래문화연구소 소장

저서

<논어 애인愛人과 지인知人의 길> 전3권, <맹자, 바른 삶에 이르는 길>(전3권), <노자 오묘한 삶의 길>(전3권), <고전어록선>(전2권), <생활속의 선禪>, <빛나되 눈부시지 않기를>, <뜻이 크다면 한 칸의 방도 넓다>, <먼길을 가려는 사람은 신발을 고쳐 신는다>, <어두울 때는 등불을 켜라> <나는 나의 미래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