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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광고하라(박웅현, 강창래)

haagam 2012. 10. 9. 17:55

 

 

 

서명 : 인문학으로 광고하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웅현의 창의성과 소통의 기술

저자 : 박웅현, 강창래 

출판 : (주) 알마(2009.8.27. 1판1쇄, 2012.5.14. 1판22쇄)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라는 노래가 있다. 보통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나이들면서 공감하는 지나간 젊음에 대한 미련을 노래한 것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불려지던 노래이다. 시대를 넘어 불려지는 노래를 명곡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이 노래는 명곡 중의 하나이다.

 

참 잘못 살았다는 부끄러움이 요즘처럼 나를 어렵게 하는 날도 없다. 오늘 내가 겪는 나의 어려움은 당연히 내가 무심코 지내버린 나의 지난 날들이 가져다 주는 보답이다. 그리고 오늘 내 어려움도 역시 내가 바보처럼 살았던 나의 지난 날들의 보상임에 틀림없다. 나는 이 나이를 먹을 때까지 무엇을 이루기는 고사하고 너무 많은 것을 잃은 것은 아닌지...

 

박용현은 TBWZ광고회사의 ECD Exective Creative Director 이다. '창의적인 작품제작을 위한 총책임자 '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말이다.

 

'컴퓨터와 생각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광고회사입니다. 생각을 파는 것이 광고회사거든요.

광고라는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는 일을 한다고 말할 수 있는데, 소통하는 방법을 찾을 때 창의력이 필요한 거구요.

소통을 위햇는 발신자가 하고 싶은 말을 한다고 되질 않습니다. 수신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소통이 쉬워집니다. 소통은 내가 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오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들이 내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귀가 열리는 법이고, 그러려면 내가 먼저 수신자에게 다녀와야 한다.'(36쪽)

 

그는 그런 생각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움직이는 광고를 제작하므로써 광고 분야를 넘어 다양한 사람들에게 귀감을 주었으며, 광고 방법에 인문학을 접하므로서 삶의 근간을 흔들어 기억에 남게 하는 광고로 광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런 사람을 보면, 바른 뜻을 세우고 한 곳에 정진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기웃대면서 장돌뱅이처럼 아무 생각없이 살아온 지난 날들이 부끄럽기 이를 데 없다.

 

그는 창의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귀신을 설명하는 일은 물을 손에 쥐려하는 일과 비슷하다. 물은 손을 적시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키지만 곧바로 빠져나가 버린다. 그리고 말라버린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창의성에 대해 기술한 책이 마치 귀신같다. 책을 읽는동안 찬물로 샤워하는 기분이지만 그 기분이 오래가지 않는다.

 

창의성의 원천 중 하나는 인문학적인 소양이고, 그것은 좋은 책을 잘 읽는 일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두렵지 않다는 그가 인터뷰 기간 중 추천한 책은 김화영의 책들, 밀란 쿤데라와 카뮈, 그리고 보보스 등이였다.

보보bobo란 보헤미안의 준말이다 돈을 많이 번 로맨티시스트, 가치 중심의 삶을추구하는현실적으로 성공한 전문가 등으로 보면 된다.

 

창의성은 전수받거나 습득하는 것이다. 전수받기는 스승과 함께 부대끼면서직접 보고 느끼는 것, 강의듣기, 책읽기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인류는 무엇이든 책을 총해 내리물림하였다 책한권에 담기는 낱말은 약 4만 단어 정도이다.

책을 잘 읽는 방법도 읽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그는 삼성의 제일기힉에서 일하는 중 박경리의 24권 대하소설 토지를 작정하고 읽기 시작했다. 가을에 시작 겨울 초까지 넉달만에 끝냈는데 그 책 속에는 끼있고 튀는 말장난 하나 없고, 엽기적인 에피소드 하나 없는데 평소 좋은 구절이 나오면 줄치면서 읽었다. 광고쟁이의 기초체력이 되리라는 믿음에서였다. 그는 보약 한 첩 먹는 마음으로 토지를 읽었다 말한다.

 

광고는 시대읽기다. 이 시대의 정신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일은 껌 광고부터 기업광고까지 모든 영역의 광고에 필수적이다

광고는 사람읽기다. 모든 사람들의 바램과 현실, 희망과 절망을 가능한 한 많이 알아야 한다.

 

그는 줄곧 현대적 광고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광고인들이 인문학적인 소양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광고가 시대읽기와 사라읽기에서 출발해서 얻은 통찰력으로 멋지게 소통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광고는 잘 말해진 진실이다. 진실이 아니면 사회적인 호응을 얻을 수 없다.

광고는 상품이나 기업의 장점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알려줄 뿐이다.(윌리엄 번박)

잘 말해진 진실(세계적인 광고회사 매켄에릭슨의 모토)

 

영화 <래리 플린트>에는 허슬러라는 포르노 잡지 발행인이 기소되었다가 무죄로 풀려난 뒤 연설하는 장면, 그 잡지의 발행인이 래리 플린트이다.그는 상당히 멋진 논리로 포르노 잡지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살인은 불법적이지만 전쟁에서 죽인 사진을 찍어 뉴스위크 표지에 실으면 퓰리처상 같은 것을 받을 수 있다. 섹스는 합법적이고 모두가 하고 있는 것이고, 모두가 하고 싶어하는  것인데 사람이 섹스하는 장면이나 그저 여자 나체 사진만 찍어도 감옥에 갇힌다. 누드와 전쟁의 참혹한 장면은 어느 것이 더 외설적인가?

광고는 그런 진실을 담아야 한다.

 

그가 딸에게 말했다.

'여행할 때처럼 생활하고, 생활하는 것처럼 여행하면 된다.'

 

 

 

*

이 이야기로 기분이 좀 좋아질 겁니다.

낙담하게 되는 일이 생기면

이 사람을 떠올리세요.

초등학교를 중퇴했고

시골에서 구멍가게를 열었다가 파산했고,

그 빚을 갚느라 15년이 걸렸습니다.

 

결혼했지만 불행했고,

하원의원 선거에 나섰다가 두번이나 떨어졌고,

상원의원 선거에 나섰다가 두번 떨어졌고,

역사에 남을 만큼 기찬 연설을 했지만

청중들은 냉담했습니다.

 

날마다 언론에서 공격을 받았고

국민의 반은 그를 경멸했습니다.

 

그렇지만 서툴기 짝이 없고

후줄그레하며 무뚝뚝한 이 사람에게

온 세상 사람들이 얼마나 감동을 받는지 생각해 보세요.

에이브러헴 링컨이라는 이름만으로...

 

*

 

학교, 학원, 독서실,집, 하루 열다섯 시간을 책상에 앉아 있었습니다.

서른 일곱권의 문제집을 풀었고, 스무권의 연습장들 다 썼습니다.

그리고대학에 떨어졌습니다.

상자에 넣어둔 책을 다시 책장에 꽂으면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나는 실패한 것이 아니라, 실패에 대처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나는 더 행복해 질 것이다.

수험생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

<창의성의 즐거움>, 미하이 칙센미하이/노혜숙, 북로드, 1996/2003

<블링크>, 말콤 글래드웰/이무열, 21세기 북스, 2005

<생각의 탄생>, 로번 루트번스타인/박종성, 에코의 서재, 1999/2008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존 러스킨/김석희, 느린걸음, 1860/2007

<몰입>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사흥만 볼 수 있다면 Three Days to See>, 헬렌 켈러/박 에스더.이창식, 산해, 1993/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