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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행복

석탄주惜呑酒 빚기(1)

haagam 2021. 11. 13. 07:47

 석탄주는 이름에서부터 호감이 간다. 애석할 석惜과 삼킬 탄呑을 이름으로 했으니 옛 조상들의 허풍이나 재기가 아니었을까.  여하튼 술맛이 너무 좋아서 삼키키가 애석할 정도로 달콤하고 부드러운 술이라는 것을 이름에서부터 뽐내고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의하면 멥쌀로 술밑을 만든 것에 찹쌀로 다시 덧술하여 만든 술로서 그 맛이 달아 입에 머금고 차마 삼키기가 아깝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석탄향(惜呑香)’이라고도 한다. 『임원경제지』·『양주방』·『음식방문』·『술방문』 등에 기록되어 있다.

 

  위 사전에 기록된 제조법을 보면 『임원경제지』에서는 백미 두말을 곱게 가루내어 물 한말과 섞어 죽을 만든 것에 누룩가루 한되를 섞어 겨울에는 7일, 여름에는 3일을 익힌 뒤에 찹쌀 한말을 쪄서 덧술하여 빚어두면, 7일 만에 쓴맛이 사라지고 단맛의 술이 된다고 하였다. 또, 『음식방문』에는 백미 두되로 범벅을 만들어 가루누룩 한되와 섞어, 겨울은 7일, 가을과 봄은 5일, 여름은 3일 동안 익힌 뒤 찹쌀 한말을 깨끗이 씻어 익혀 채우고, 끓인 물 한말과 술밑을 한데 섞어 빚은 것을 7일 뒤에 쓴다고 하였다.

 

  나는 예산 누룩박사 김홍기 선생으로부터 쉬운 우리 술 빚기를 배웠는데, 윗글처럼 술을 두 차례에 담그는 번거로움을 개선한 쉬운 방법이다.

 

   술을 빚기 위한 준비로 발효용기, 찹쌀고두밥, 멥쌀가루, 약선누룩, 양조용수가 필요한데, 기본으로 찹쌀 2킬로를 기준하였다.  찹쌀 3kg과 멥쌀가루 1kg을 쇼핑몰에서 주문하였다. 발효용기와 약선누룩은 집에 있고, 수도물을 끓여 사용하거나 중부지역 생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해서 저렴한 생수 2리터를 구입했다.

 

  찹쌀 고두밥을 해야한다. 우리집 압력밥솥에서는 찹쌀 2kg을 한번에 짓는 것이 염려되어 1kg씩 2회에 나눠 짓기로 하였다. 레시피에는 마른 찹쌀 2kg에 물1.7리터로 밥을 지으라 했으니, 1kg에 물을 800g을 넣고 "백미 일반"를 선택해 "취사" 버튼을 눌렀다.  밥이 되면 넓은 그릇에 퍼서 시혔다. 두번이었지만 금방이었다. 저녁에 했으니 밥은 저절로 식은 셈이다.

 

  다음날에는 멥쌀죽 술덧 만들었다. 냄비에 물 2L를 담아 불에 올려놓고, 계량저울로 멥쌀까루 400g에 찬물 1L를 부어 풀어놓는다. 물이 끓으면 멥쌀가루를 넣고 저어가며 죽을 쑤었다. 죽은 투명해져서 유리알처럼 반들거릴 때까지 끓이라는데, 막상 이번에 사용한 냄비가 작아서 붓고 젓는데 어려웠고, 유리알처럼 투명해진다는 것이 도대체 끓는 시간의 정도와 무슨 차이가 있을지 궁굼했다. 어차피 충분히 끓이면 쌀가루가 익을 것이 아닌가? 졸아서 수분이 증발하지 않을 정도에서 충분히 익히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또 미리 물에 풀어놓은 쌀가루가 끓는 물에 들어가니 덩어리가 져서 애를 먹었다. 조금씩 나눠서 부으면 나을런지... 큰 다라에 물을 채우고 냄비를 담아서 차게 식혔다. 

 

  발효통에 고두밥을 넣고, 누룩 200g, 술덧 멥쌀죽을 붓고, 물500g을 부은 후 적당히 섞는다. 이때 많이 섞으려 애쓰지 말고 가능한 만큼만 저어 섞은 후, 소독한 손이나 주걱으로 2일 후 1번, 3일 후 한번 더 저어주면 된다고 한다.  실온 25도에서는 약 1주일이면 채주가 가능했는데, 지금은 실내 온도가 20도 정도이니 약 2주는 기다려야 할 것이다.

 

  밥 지을 때 1회는 물이 조금 부족해서 약간 된 밥이 된 것과, 술덧 멥쌀가루 끓일 때 덩어리가 진 것을 풀긴 했는데, 적당히 익힌 것인지 염려스럽다. 이제 믿을 것은 우리 명장이 만든 누룩의 힘, 발효의 힘에 의지해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28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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