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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행복

간송 특별전 "대한콜렉숀"

haagam 2019. 2. 22. 23:45


  내가 간송을 만난 것은 이충렬씨가 쓴 그의 간송 전형필 전기를 읽은 후였다. 격변기인 일제 말기 대한민국 대 갑부의 아들로 태어나 순결하게 자신의 모든 인생과 재산을 우리 문화재가 일본의 손에 넘어가지 않게 하는 일에 바친 사람.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그를 있게 한 오세창 선생을 생각하곤 했다. 사람이라는 것이 본래 타고난 인품 이상이 되기 어렵다지만, 좋은 스승을 만나 자신의 길을 연다는 것은 또한 얼마나 감동적인 서사시인가.

  공주박물관회에서 간송을 보러간다는 안내를 받은 후로 나는 다시 간송을 떠올리고 설레이는 몇 날을 보냈다. 이번 간송미술전은 "대한의 미래를 위한 컬렉션"이라는 부제을 단 "대한 컬렉션"이라는 명칭으로 DDP 배움터 2층 디자인박물관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콜렉션은 다음과 같은 5개의 공간으로 준비되었다. Space01 알리다 Announce, Space02 전하다 Communication(보성), Space03 모으다Collect(보화각), Space04 지키다Guard(경성미술구락부), Space05 되찾다Recover(개스비컬렉션)이 그것이다.

  보성은 그가 3.1운동 이후 어려움에 처한 보성학원을 살리고 교장을 역임한 것을 말한다.



ㅇ관람 안내
-기간: 2019.2.4.~3.31
-장소: DDP 배움터 2층 디자인박물관
-관람료: 1만원
-운영시간: 1000~1900(금토는 1000~2100)
-휴관일: 매주월요일
-교통: 지하철2,3,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 1번출구

ㅇ삼일운동 100주년 간송특별전 '대한콜렉숀'을 개최하며

 1919.3.1.은 일제 강점기 하에서 세계만방에 우리나라가 독립국임과 우리 민족이 홍익인간의 이념을 지닌 민족임을 선언한 비폭력 저항운동이다. 이 운동의 중심에는 민족사학인 보성학원이 있었다. 민족대표 33인 중 학원의 중심 인사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고, 교내 인쇄소인 보성사에서 독립선언문을 35,000부 전량 인쇄했으며, 수많은 학생들이 만세운동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그 보성이 경영남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구원의 손길을 내민 분이 우리 문화재의 수호자로 알려진 간송 전형필이다.

  일본인의 손에 넘거갈 뻔 했던 <정자상감운학문매병>을 돈가방을 들고 가 단숨에 가져온 이야기, 세계적 공동품상인 야마나카 상회에 맞서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을 경매로 손에 넣은 이야기, 영국 출신 일본 주재 변호사 존 개스비로부터 큰 돈을 치루고 수집가라면 누구나 선망하던 도자기 컬렉션을 인수한 이야기는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간송 전형필은 격변하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듬직하게 문화보국과 구국교육이라는 자신반의 방법으로 항일에 동참했다.
 
  대한콜렉션이란 간송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일제에 대항헤 모으고 지킨 우리의 국보, 보물, 유물 뿐만 아니라 인재 양성을 위해 보성 학교를 인수한 것 까지 포함한다. 단지 모으고 지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유산과 그 속에 깃든 정신이 대한민국의 미래로 전해지기를 바랐던 간송의 마음을 느껴보기 바란다.



<흥학교이부국가>

보성학교 설립정신. 학교를 일으켜 나라를 버티다.
고종황재의 윤허를 바탕으로 설립자 이용익 선생으로부터 시작해서 3.1운동 민족지도자 의남 손병희 선생을 거처 민족문화의 수호와 사랑 그리고 민족정신 함양 육성을 위한 교육창달에 일생을 바친 간송 전형필 선생으로 이어져 오늘날 보성학교의 숨결과 핏줄로 살아 숨쉬고 있으며, 내일의 보성을 행해 끊임없이 흐르고 있다.

<청자상감운학문매병>13세기, 높이 41.7cm, 국보 68호


  국보 86호인 <청자상감 운학문 매병>은 짥고 좁은 목과 반구형 구연부, 당당하게 벌어진 어깨에서 굽까지 내려오는 유연한 S자 곡선을 지닌 전형적인 고려 매병이다. 굽 바닥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짙은 회정핵 유약을 발랐는데, 빙렬이 세세히 남아 있다.

  문양은 학과 구름을 주제로 시문하였는데 이 운학문은 장수를 상징하는 것으로 고대 신선사상과 관련이 있다. 흑백으로 상감된 이중 원문 안에는 상공을 향해 날아가는 학을, 원 밖으로는 지상으로 내려오는 학을 배치하였고, 여백에는 영지 모양의 구름을 가득 시문했다. 

  구연부 바로 아래에는 연꽃을 백상감으로 시문하였고, 저부는 가늘고 길쭉길쭉한 이중 연판문대를 흑백상감으로 둘렀다. 연판 안쪽에는 백색의 원 안에 흑색 점을 찍은 연주문을 베풀어 화려함을 더하고 있다.
  1935년 일본인 골동상 마에다 상이치로에게 기와집 20채에 해당하는 거금 20만원을 주고 구입한 고려 청자를 대표하는 걸작이다.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 18세기, 높이42.3. 국보294호
  단정하고 당당한 형태를 가진 병의 몸통에 우측으로 비스듬히 올라간 국화문과 좌측으로 가느다랗게 뻣은 3줄기 난초를 시문했다. 
  양각으로 처리한 국화는 동화로 채색되었으며, 국화줄기와 잎은 철화로 장식되었다.
  난초는 청화로 장식되었는데, 운필이 능숙하고 발색 또한 선명하다.
  공간을 구획하는 선이나 종속 문양대가 없으며, 대형 병임에도 목 위로는 문양을 생략해 번잡함을 피했다. 
  국화 좌측 상단에 동화로 채색된 곤충은 여백을 갈무리하며 생동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화려한 채색문양과 정갈한 유백색의 유약이 대비와 조화를 이루며 조선 사댑의 품격과 흥취를 오롯이 전해주고 있다.
  1936년 경성미술구락부에서 일본의 거상 아마나카 상회를 물리치고 14,580원에 낙찰받은 최상의 백자이다.


<청자모자원숭이 연적> 12세기, 높이9.9cm, 국보 270호

  새끼를 품고 있는 어미 원숭이의 모습을 형상화한 연적이다. 모저 원숭이의 몸체는 간략하게 표현했고, 손가락과 발가락은 칼로 조각하여 도드라지게 하였다.
  어미 원숭이의 얼굴은 섬세하게 이목구비를 모두 조각하여 원숭이의 형상을 사실적으로 나타냈다.
  전체적으로는 잔잔한 기포가 있는 맑은 비색의 유약을 시유하였다.
  어미 원숭이의 등에 가로로 균열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매우 뛰어난 작풍을 보인다. 어미 원숭이의 눈과 코, 새끼 원숭이의 눈은 철채로 까맣게 칠ㄹ해 생기를 부여했다. 
  어미 원숭이는 쪼그리고 앉아 두 팔로 새끼 원숭이를 받쳐 안고, 새끼는 왼팔을 뻗어 어미의 가슴을 밀고 오른손은 어미의 얼굴에 갖다 대어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모자간의 애틋한 정을 느끼게 한다.
  1937년 일본에 살면서 당대 최고의 청자컬렉션을 자랑하던 존 개스비라는 영국인 변호사에게 일괄 인수한 20점의 도자 작품 중 하나로 고려 상형 청자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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