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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나눔

설악 등반기

haagam 2009. 9. 29. 14:55

< 설악산 등산 전체 개념도 >


< 설악산 공룡능선-천불동계곡 등산로 개념도 >

설악산을 다녀왔다.

일정은 9.25.(금) 2300부터 9.26.(토)까지 무박2일 승용차 이동 산행이다.

보도에는 단풍 만개가 10.1.이라는 말을 얼핏들었지만그동안 여러차례 설악행에도 정작 산행을 한번도 못해본 처지에서 부담없는 이웃의 등산 권유는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말도 거창한 무박2일 산행이다. 전날 밤11시에 출발하여 다음날 3시부터 약12시간 가량 산행을 하는 일이다. 출발 전에는 여러 바쁜 일들이 많고 동행하는 사람들이 적극적이라 산행코스가 어떻게 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을 괘념치 않았다. 그져 일행 4명 중 3명이 대간을 종주할 정도로 전문가들이라 보조를 맞추는 일이 걱정이 될 뿐이었다.

이 글을 적으면서 산행 코스를 정리해 본다.

소공원-(3.0)-비선대-(3.5)-마둥령-(5.1/공룡능선)-회운각대피소-(2.0)-양폭대피소-(3.5)-비선대-(3.0)-신흥사

공식 등산로 길이는 20.1킬로미터로 내가 지금껏 걸어본 산행거리로는 가장 먼 거리이고, 코스도 가장 험하고, 따라서 소요시간도 가장 많이 걸리는 산행이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주문진에 들러 어시장에서 소주에 생선회까지 곁들였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지도에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마둥령-회운각대피소 간의 5.1킬로미터를 공룡능선이라 하는데 이는 능선을 넘는 과정이 마치 공룡의 등처럼 오르내리는 과정이 심하다는 의미라 한다. 또한 회운각대피소에서 바선대까지의 5.5킬로미터를 천불동계곡길이라 하는데 말처럼 구비구비 계곡을 따라 양쪽에 기암괴석의 절경을 볼 수 있다.

큰 산으로 한라산, 지리산 종주를 하고, 덕유산 등을 수시로 다닌 경험에 의하면 설악산은 관악산 등과 같이 '악'자가 들어있는 대표적인 산으로 돌이 많고 산세가 험했다. 기암괴석이라는 말의 실체를 느끼게 하는 장엄한 맛이 그만이었다. 너무 산행시간이 바쁘고 일행들이 프로수준이라서 따라가는데 부담이 있었고 하산 시작 싯점부터 비가 내리는 등 뛰어난 조망거리를 맛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왔지만 내가 20킬로짜리 무박2일 산행을 이겨낸 것은 지난번 지리산 1박2일 산행을 해 낸 것에 이은 쾌거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