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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장>을 보고

haagam 2015. 4. 11. 10:29

 

https://www.youtube.com/watch?v=ID1KokEHHmM

 

  영화 <화장>을 보았다.

  80세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이라 한다. 주연배우는 안성기인데, 그의 나이는 63세이다.

  암에 걸린 부인을 둔 화장품회사에서 잘 나가는 상무 안성기는 부인을 간병하면서 문득 회사 여직원을 마음에 두면서 서로 묘한 갈등을 겪는 과정을 그린 여운이 있는 영화이다. 암에 걸린 부인역에는 김호정이, 안성기의 마음을 앗아간 젊은 여직원은 김규리가 맡았다

 

  이제 사회적으로 일반화되고 있는 배우자의 간병, 개인적으로는 회사에서의 중책의 책무성과 건강의 위험을 화장품회사 광고담당 상무와 오줌 주머니를 달고 살 정도의 심한 전립선 고통으로 표현했다. 나이와 상관없이 찾아오는 남성의 여성에 대한 이끌림을 어느날 문득 마음속에 들어온 회사의 젊은 여직원과의 심적 갈등으로 표현했다.

 

   여직원이 선물한 와인에 의해 빚어진 부인과 여직원의 관계 등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그 여직원은 와인맛을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맛이 풍성하고 중후해요. 중후하다는 건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진다는 거죠."

 

   이 영화는  71회 베니스 영화제, 6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등에 초청을 받았다.

 

  욕실에서 안성기가 부인을 간병하는 과정은 시선을 끈다. 기저귀를 갈아주고, 변을 본 후 닦아주는 과정이 아주 리얼하고, 결국 김규리의 성기를 노출하는 과감한 장면을 연출해서 세간의 눈길을 끌었다. 김규리는 암환자의 수술 과정을 위해 삭발을 하기도 한다. 감독 임권택도 안성기와 김호정이 욕탕에서 가누지 못하는 몸을 수발하는 과정을 담은 것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당초 각본에는 없는 장면이었는데 임감독이 그 장면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어 김호정에게 풀샷을 요구하고 김호정은 감독님 의사대로 찍자고 해서 전신을 드러내는 신을 촬영했다고 한다.

 

  김호정은 안성기를 향해 '당신 안에 있는 사람이 누구야? 당신 마음에 있는 사람이 누구냐고?' 하면서 여성의 직관에 의한 안성기의 갈등에 절규하고, 리본으로 포장한 와인을 보고 자기 별장으로 그 와인을 박스로 보내면서 자신이 느끼는 남편에 대한 의심을 증명한다.

 

   이 영화는 말기 암 환자를 둔 중년 남성이 젊은 여성에게 끌리는 마음을 소재로 한 매우 본능적인 평범한 인간의 갈등을 소재로 한 영화로 관객은 결국 안성기와 김규리 관계의 발전을 기대하거나 염려하면서 이 영화를 보게 된다. 

 

   암으로 죽음을 앞에둔 부인의 간병, 회사의 과중한 업무, 전립선염으로 소변을 받아내는 건강의 위험 속에서 어느날 문득 자신의 마음을 통채로 흔들어 놓은 젊은 여직원 김규리는 드디어 부인이 죽은 후 별장에 홀로 있는 안성기를 향해 마지막으로 보고 싶다면서 차를 몰고 찾아오지만, 안성기는 그녀를 만나주지 않고 그냥 보내므로써 관객들에게 긴 여운을 남기고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다. 남자의 서글픈 갈망이다.

 

  감독 임권택이 말했다. " 이 영화가 실제로 관객들에게 어떻게 느껴지고 있는지 제가 오히려 질문하고 싶은 그런 영화가 되었다고 할까요?"

 

  현실적으로 안성기는 생활에 대한 책임감보다 자신이 전립선염으로 남성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열등감으로 김규리를 돌려보냈을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여직원 김규리보다 부인 김호정의 열정어린 연기가 더욱 돋보인다.

  안성기는 그 중심에 서서 영화의 주제에 맞는 배역을 잘 소화해 주었다. 오버하지 않아서 리얼했다.

 

  감독 임권택도 나이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잘 지어냈다.

  맛이 풍성하고 중후하다. 중후하다는 것은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는 것이라는 말은 임권택 자신에게 더욱 어울리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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