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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행복

텃밭을 일구고 상추와 근대를 심음

haagam 2011. 4. 3. 15:43

평생을 주택에서만 살았다.

시골에서 태어나 논뚝을 밟으며 초중학교를 다녔다.

20대에 시골 고향에서직장생활을 하며 서울에 사는 규수를데려와 결혼할때, 새마을 주택 개량 사업 자금을 얻어 집을 지었다.

이후 도시로 나와 생활근거지가 변경된 이후에도 집터를 사서 집을 지어 살았고, 그 집에 싫증이났을 때,다시 집터를 장만해 집을 지어 살았다.

2009.12월에 아파트로 이사를 왔으니, 아파트 생활을 이제 1년 3개월 살아본 셈이다.

집을 고르던 그해 가을은 집을매물이 없어 집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었고, 집값도 어처구니 없이 올라 있었지만 우연히 살던 집이 팔리고 나니, 불가피하게 집을 구할 형편이었다. 잠시 남의 집을 살아볼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번거로운 것을싫어하는 성격에 집을 사기로 하였다.

이런저런 지역 특성을 감안하여 단지를 몇개 선택하고 매물을 고르다가, 종일햇빛이 잘들고 텃밭이 제공되는1층 아파트를 만난 우리 부부는, 그동안 살던 주택환경과 흡사하다는 생각에 만족했고, 주위의 만류를 무시하고 1층 아파트를 살게 되었다.

문득문득 1층으로서의 서운함이 많았으나,25층에사는 사람보다엘레베이터 기다리는 시간만큼 더 산다는 생각이나, 이웃을 만날 일이 거의 없어 단독같은 기분으로 살고 있다.

텃밭은 폭이 약2미터, 길이는 약11미터, 평수로 따지면 약6평 정도이다.

금싸라기 같은 땅값을 생각해보면 1층에 사는 사람에 대한 특별한 배려라 생각되고, 평생 주택에 살던 사람에게 흙냄새를 맡을 수 있고, 앞으로 더 젊을 수 없을 나이에 일반적으로 고층 아파트 선호하는생각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며 자족하고 산다.

요즘 같은 핵가족시대 이만한 땅은 상추와 고추, 가지 등 여름 내내 내가 키운 채소를 먹는쏠쏠한 재미가 있다.

사진은 밭을 일구고 상추를 심은 곳이다.반으로 나누어 적상추와 청상추를 심었다.

농사에 서툴러 씨를 뿌리는 방법을 몰라, 어릴 적 실과시간에 배운 내용을 상기해 보았다.

씨뿌리는 방법은 흩어뿌림, 점뿌림, 줄뿌림이 있다는 생각이 났다.

처음에는 적상추는 흩어뿌림을 하다가, 청상추는 줄뿌림을 했다.

어차피 싹이 나면 옮겨 심을 일일 것이다.

씨를 뿌리고 흙을 덮는 일도 난감하였다.

어릴 적 생각을 해보면 씨앗의 2-3배만큼 흙을 덮어야 하다 했는데, 불면 날아갈 모양인 상추씨앗의 2-3배를 어떻게 덮는다는 말인가? 너무 말라 싹이 안나면 어쩌나 걱정하다가 우선 손으로 흙을 부벼서 살짝 덮었다.

싹이 나려면 며칠이 걸릴까? 그것은 실과시간에 배운 기억이 없다.

물을 조루에 담아 뿌려주어야 할텐데...

이사올 때 다 버리고 와서 조루도 마땅치 않고, 또한 시간이 잘 날지 걱정이다.

이만큼만 잘 커주어도 우리 식구 상추로는너무 많아, 이웃에 선심을 베풀며 먹어야 할 것이다.

파를 심은 한쪽에 된장국 재료로는 그만인 근대를 심었다.

작년에는 네 포기를 키웠는데 나중에 크기 시작하니 다 먹기에 바빴다.

우선 두 줄을 씨를 뿌렸다.

작년 겨울에 장모님께서 실파 뿌리를 심어주셨는데 너무 잘아서 겨울을 그냥 두었더니, 추위를 견디고 파가 제법 제 모양을 내었다. 장모님도 서툰 솜씨라서 너무 좁게 심으셨었다. 몇차례를 옮겨 심었다. 거름을 주어야 할텐데 적당한 거름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밭을 반으로 갈라 사용하는데, 이보다 훨씬 많은 파가 건너편에 있다.

현관 앞에 팬지를 한판 심었다.

가운데 있는 나무는 작년에 묘목 축제를 구경가서 공짜로 얻은 매실나무인데, 가지가 너무 벌어지는 것 같아 묶어 놓았는데 잘한 일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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