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자전거

텃밭의 추억 본문

일상의 행복

텃밭의 추억

haagam 2011. 5. 25. 10:06


어릴 적 시골에서 자랄 때에 여름이면 어머님은매 끼마다 식사 전에 텃밭에 나가상추, 쑥갓 등을 뜯어다 식사를 준비하셨다.

풋고추와 오이도 밥상에 단골 손님이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이라 갓 퍼올린 샘물에 보리밥을 말아서 된장과 함께 먹는 상추와 오이는 별미였다.

식초를 적당히 두른 오이냉국의 시원함은 아이스크림과 비교할 수 없는 맛이었고,

새우젓도 여름 밥상에서는 꽤 대우를 받았다.

 

저녁이면 밀대 방석에 모여앉아 모닥불을 피워 모기를 쫒으면서 저녁을 먹고, 감자를 구워먹기도 했다.

누님들은 <애창가곡365>을 펴가며밤이 이슥하도록 노래를 불렀다.

 

방석에 누우면은하수가 바로 눈앞에 있었는데,

그 때는 영원히 방금 쏟아질듯 한 은하수를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집 아래 논뚝으로 도깨비불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때는 반찬을 대부분 자급자족했다.

호박잎찜, 호박나물, 가지무침, 오이무침, 된장국, 볶은 고추장, 달걀찜, 고구마줄거리, 감자 등

어머님은 밥을 지으시기 전에 늘 텃밭에 나가 그날 먹을 것을 준비하셨다.

 

아침에 일어나면 눈을 부비면서 갈 곳이 있다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상추가 제법 커서 밥상에 오른지 여러 날이 지났다.

우리집은 이제 옛날처럼 상추 쑥갓을 뜯어오는 일로 식사 준비가 시작된다.

한번 심으면 한달가량은 가는 것 같다.

 

처음 파종을 할 때 밑거름이 부족했다.

다음부터는 작은 묘판에 파종을 해서 거실에서 뿌리를 내린 다음 내다 심어 실수를 줄여야 겠다.

밑거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방울토마토는 네 포기를 심었다.

 

한 가지만 길러야 하는지, 그냥 두어야 하는지 궁굼하다.

오늘 아침에 한 그루가 많이 자라, 다시 순을 지주에 묶어 주었다.


강낭콩도 몇 포기 심었는데, 싹이 잘 나고, 거름도 얼마 안 주었는데 쑥쑥 자란다.

고추는 6포기를 심었는데, 효도를 볼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