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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행복

도자기 소고

haagam 2019. 6. 29. 20:48

 세종에 산다는 것은 매우 색다른 일이다.

 계획도시라는 것이 그렇듯이 시멘트 일색의 도시로서, 아무리 녹색 공간을 만들어 놓아도 모두 부자연스럽거나 이제 겨우 자리를 잡으로 안간힘을 쓰는 식물들이 의지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안스럽다. 스카이라인이 모두 직선 시멘트이다.

 

  이사와서 아는 사람 하나 없고,  너무 답답한 마음에 우연히 들른 곳은 공주 박물관이었다.

  생각해보니 공주는 세종과 인근이지만, 백제의 숨결이 어린 곳, 어딜 파도 기와장 한두장이 나올듯 하고, 어딜 걸어도 그곳에는 나 이전 유구하게 많은 날동안 이 길을 걸었을 누군가의 발자욱을 짐작하게 하는, 따듯한 느낌의 도시이다.

 

  일전에 편안함과 편리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우리는 초가집도 없애고, 인터넷을 개통하고, 새 도로를 놓고, 아파트를 지었다.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 편리하다.

  그러나 편안함은 그런 것이 아니다. 

  편안함은 오래된 익숙함에서 오는 것이다.

  어머니의 품이 편안한 것은 내가 그 속에서 잉태된 곳인, 그런 익숙함이 편안함을 가져오는 것이다.

 

  나는 이런 토기를 보면서 편안함을 느낀다.

  완만한 곡선도 좋고, 풍만한 질감도 편안하다.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고, 그것을 빚었을 도공이나, 그것을 사용했을 사람들 생각이 궁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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