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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이치 無爲而治

haagam 2012. 4. 25. 21:38


자가 말하였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도 나라를다스린사람은 순임금뿐일 것이다.

어떻게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몸가짐을 공손하게 하고 자신의 자리를 지켰을 뿐인데”

子曰 자왈

無爲而治者 무위이치자

其舜也與 기순야여

夫何爲哉 부하위재

恭己正南面而已矣 공기정남면이기의

논어 위령공편의 글이다.

무위無爲는 원래 유위有爲의 상대어로 도가의 주요 개념이었다. 가에서는 도덕이 사람의 자유를 억압하고 허위허식을 낳는다고 보면서 사람에게 인위적 가치를 부과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무위사상을 주장한다. 유위란 목표를 정하고 그것에 도달하기 위해 욕망과 의지를 세우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유사하다. 무위이치란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유위이치의 허를 찌르는 발상이다.

순舜 임금은 중국의 신화전설시대 황하 유역에서 부족연맹을 이끈 수령으로 눈먼 아버지와 계모를 지성으로 모셔 변화를 이뤘다는 효도 이야기등과 요나라를 보좌하던 이야기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기순야여 其舜也與에서 其~與는 ‘아마 ~이리라.’의 의미이고,夫何爲哉에서 夫는 발어사이다. 何爲는 ‘무엇을 하랴’, 哉는 의문종결사이다.

공恭은 삼가다, 조심하다, 공손하다의 의미이고,공기恭己는 경신敬身과 같다. 천자로서 자신의 몸을 닦아 늘 공경의 자세를 지니는 것을 말한다.

正은 ‘똑바로’라는 뜻의 부사어이고, 남면南面 이란 北面과 함께 조정에서 군주와 신하의 시선 방향을 칭하는 용어이다. 군주는 시선을 남南으로 두므로 남면南面하게 되고, 신하는 시선을 임금을 향해 북北으로 두므로 북면北面하게 된다.

공기정남면이기의恭己正南面而已矣를 의역하면'자신의 몸을 닦아 몸가짐을 공손하게 하고, 늘 반듯하게 백성을 바라보면서 자기 자리를 지켰다'는 의미이다.

결국 순임금이 국가를 다스릴 때 각종 법규로 다스리는 등 인위적으로 무엇인가를 하려 꾀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잘 다스려졌다는 것이다. 무위를 구체적으로 자신을 올바로 하고, 남쪽을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라 설명하고, 그 결과는도덕적 모범이 되어 사람들이 저절로 따르고다스려졌다는 말이다.

고려대 심경호는 무위의 다스림은 정치적으로 실행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만 무리없이 실행하고 작은 계교를 일절 부리지 않는 것이라 풀었다.

無爲而治의 경지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시스템에서 오는가 아니면 순임금의 인품에서 오는 것인가? 결국 둘의 조화에서 오는 것일 것이다. 덕이 있는 사람이 어찌 바른 시스템을 갖추지 못할 것이며, 자연스럽게 시간과 함께 물 흐르듯 정착되는 일일 것이다. 다만 그를 서루드거나 욕심내는 것이 아니고, 순임금 특유의 리더십이 南面만으로도 통치가 가능하게 되는 경지를 말한다고 생각된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무위로 세상을 다스리신 분은 바로 순 임금이시다. 그분이 하신 일이 무엇인가? 공손한 모습으로 남쪽을 바라보셨을 뿐이다.

(학바위,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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