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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행복(이브 파칼레) 본문
서명: 걷는 행복
- "사람은 걸을 수 있는 만큼 존재한다."
저자: 이브 파칼레(하태완 역)
출판: 궁리
저자는 여섯 살 때 아버지와 함께 처음으로 조베 산을 오른 뒤, 걷기 예찬자가 되었다고 고백한다. 어린 시절에 들어선 길 하나가 그를 오늘도 세계 곳곳으로 향해 걷게 만든 것이다. 흔히 인생을 길에 비유한다. 우연히 만나는 갈림길에서는 선택을 해야 하고,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다. 그 길을 따라 우리는 걷는다.
우리는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 뱃속에서 발차기를 하고, 태어나서는 중력을 받으며 두 발로 서서 첫걸음을 내딛고, 엄마와 아빠의 품 속을 떠나 처음으로 학교라는 사회를 향해 걸어나가고, 그리고 온갖 고뇌에 찬 젊음의 시기를 넘어지고 고꾸라지며 홀로 꿋꿋이 헤쳐나가고, 그렇게 생의 길을 걸어가서는 지팡이이나 휠체어에 의지하게 되는 시기에까지 이르게 되고, 결국에는 한 줌의 흙이 덮게 될 하나의 구멍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저자는 걷는다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은유라고 확신한다. 그런데 우리는 어디로, 무엇을 향해 걷는가? 이에 대해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목적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중요한 것은 오직 우리가 걷는 길뿐이라고.
그는 또 "주정뱅이의 걸음은 직선을 거부하기 때문에 내 마음에 든다. 그것은 내가 마을에서 숲으로, 또는 해변에서 산으로 떠도는 시적 방랑과 유사하다. 나는 효율성을 숭배하고 속도의 강박증에 걸려버린, 그리고 오로지 결과와 잇속만이 횡행하는 이 사회를 싫어한다. 나는 우회, 주저, 뒤로 걷기, 맴돌기, 방랑의 편이다. 시간과 공간의 풍성한 결합을 선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고속도로보다는 야생의 오솔길을 좋아한다. 놀람, 갈림길, 숨을 곳, 비밀을 직선보다 좋아한다. 길을 가다가 만나는 뜻밖의 경이를"이라고 말하면서 우리를 고속도로가 아닌, 시간과 공간이 결합된, 느리게 걸을 수 있는 생의 오솔길을 걸어보라고 우리에게 속삭인다.
걷기, 그것은 일종의 마약과 같은 것이다. 걷기는 그것에 열중한 사람을 꿈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것은 술, 아편, 하시시, 네펜테, 압생트, 한마디로 마약이다. 일종의 환각제이다. 그러나 위험은 없다. 법이 인정하고, 의사들은 적극적으로 권하기까지 한다.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언제고 그 향정신성 힘을 만끽할 수 있다. 그것은 중독시키지 않으면서 쾌감을 준다. 노예로 만들지 않고서도 습관화한다. 그것은 강력하다. 거저다. 교묘하다. 부작용은 없다. 걷기의 마약은 장비가 거의 필요 없다. 한 발을 다른 발 앞에 놓을 수 있는 인간의 몸이면 충분하다.
왜 걷기가 그토록 많은 쾌락을 주는가? 그것은 한편으로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나에게 나는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해주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아무리 짧은 산책이라도 많은 사람들과 사물들을 만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걷기를 행복의 화학이며, 나아가서 연금술이라고까지 예찬한다 (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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