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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자전거
메밀꽃 필무렵(한여선 시, 이안삼 곡) 눈밭인듯 온 들에 피어, 하얀 저 꽃은가슴에 피어난 후 차마 지지 않은꽃달빛은 그날처럼 길 위에 부드럽고나그네 긴 그림자 시린 물에 젖는다 장에서 장으로 떠나는 나그네꿈에서 꿈으로 떠나는 나그네달빛에 방울소리 벗하여 걷는 길머물 곳 몰라도 설움은 아니언만 산허리 차올라 맘에 젖는 메밀꽃달빛아래 어룽어룽 흔들리는 심사여길에서 길을 찾아 떠나가는 나그네 이제금 저들에 메밀꽃, 후련히 피고아리게 솟는 것 설움인걸 알았네서리서리 맺힌게 사랑인걸 알았네 메밀꽃 피어나면 서러웁던 그사랑장에서 장으로 떠나는 나그네꿈에서 꿈으로 떠나는 나그네어느 하늘이 따스하지 않았으리어느 땅인들 다정하지 않았으리 그래도 맘에 깊은 오직 하나 그 사랑영원으로 흐르는 강물이었어라꿈에서 꿈을 찾아 ..
가을을 보내며( 이향숙 시/이안삼 곡)마른 풀잎 맴돌아 피어오른 물안개라서반짝이는 바람으로 흩어진다 나의 사람아밤새도록 밤 하늘 기대어선 나무들 물든잎새가뿐숨 몰아쉬며 저만치 가을은 떠났는냐어디가야 지친 영혼 편히 쉬일까언제쯤이야 지친 마음 편히 쉬일까차운비에 매달려 흔들리는 잎새라서파르라니 별빛으로 떨어진다 나의 사람아눈이 부신 억새꽃 밀려오는 바람에 나는 꽃잎놀란가슴 쓸어안고 가을은 그렇게 사라졌나어찌해야 얽힌 인연 쉬이 풀릴까아무렇지도 않게 내 맘 곱게 접을끼 https://www.youtube.com/watch?v=N6S7bhIAoJY
느티나무( 김필연 시/ 이안삼 곡)해 아래 눈부신 너, 느티나무여네게서 더 찬란한 해를 보노라달 아래 수려한 너, 느티나무여네게서 더 사랑스런 별을 세노라봄이라 움 트는 잎새 연초록물 흐르고여름이라 맑은 밤 은하에 별이 진다가을 물든 저녁놀 단풍되어 떨어지면첫눈 같은 설렘이 겨울되어 다가서면아~기억 속에 새 한 마리 나래 벋어 가노라봄이라 움 트는 잎새 연초록물 흐르고여름이라 맑은 밤 은하에 별이 진다가을 물든 저녁놀 단풍되어 떨어지면첫눈 같은 설렘이 겨울되어 다가서면아~기억 속에 새 한 마리 나래 벋어 가노라 https://www.youtube.com/watch?v=m9QZWYm7y68 https://www.youtube.com/watch?v=Fqu-ay3YM_s
우리나라 대표 성악가로는 국민가요 를 이동원과 함께 불렀던 박인수가 있다. 자동차 안에 박인수 음악 테이프를 꽂고 듣던 젊은 날이 생각난다. 최근에 나는 작년(2023년)에 그가 작고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서운해서 그를 추모하는 글을 몇자 적고자 한다. 언젠가 내가 좋아하던 대중 가요 가수 의 부음을 듣고 페이스북 친구들과 아쉬움을 나눴던 적이 있다. 노래방에 가면 은 조영남의 과 함께 나의 애창곡이었지. ㅎㅎ 테너 박인수는 1938년 서울 종로에서 5남매 장남으로 태어났다. 부친은 일본 주오대학 법학부에서 유학을 하고 서울시청에서 당시 운수과장, 도시계획과장, 건설과장 등의 요직을 거쳤으나 너무나 청렴하여 자식들 학비조차 제대로 내지 못할 정도로 집안이 가난했다고 한다.아버지는 노래를 좋아했고..
그대 어디쯤 오고 있을까 (김명희 시, 이안삼 작곡)해와 달이 흐르듯 내 가슴도 흐르네꿈을 꾸듯 화안한 미소 지으며높고 푸른 산과 들을 돌고 돌아서오는 듯 모르게 찾아올 그대여아 애타게 기다리는 황홀한 그대여아 그토록 기다리는 황홀한 그대여지금쯤 어디쯤 오고 있을까지금쯤 어디쯤 오고 있을까강물이 흐르듯 내 가슴도 흐르네풀잎처럼 싱그런 미소 지으며넓고 푸른 강과 바다 돌고 돌아서머지않아 소리 없이 찾아올 그대여아 애타게 기다리는 황홀한 그대여아 애타게 기다리는 황홀한 그대여지금쯤 어디쯤 오고 있을까지금쯤 어디쯤 오고 있을까오고 있을까 https://www.youtube.com/watch?v=-n3qjxxFsyM
내가 어머님 생각이 날 때 부르는 노래는 이안삼 선생이 작곡한 이다. 이 노래는 이안삼 선생이 2009년에 작곡했으니 이안삼이 57세인 김천고 음악교사로 재직 시절에 작곡한 곡일 것이다. 어머니에 대한 노래를 생각하면 어버이날 불러 드리는 어릴 적 동요로 "나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밤낮으로 애태우며 기다리는 맘 ..."하는 노래와,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하는 노래가 고작이다. 그러나 신이 손이 바빠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말처럼, 어머니는 모든 사람에게 신에 버금가는 사랑의 상징이고, 만인의 가슴 속 고향이다. 나이들면서 자식들에게 그리고 사람 사이에서 사랑한다는 것 이상의 큰 덕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런 측면에서 사랑하는 방법에 서툰 남성은 참 외로운 존재이다. 그러던..
라니. 제목 조차도 문득 서정적이다. 아니 누가 다른 사람이 들으면 어떻단 말인가? 아니면 여럿이 모여 들으면 안된다는 말인가? 그러나 이런 생각은 너무 무지막지한 무지의 소치일 뿐이다. 이 노래는 한여선 시, 이안삼의 곡이다. 산다는 것이 수퍼에서 물건 사듯이 100원내고 그만큼의 상품을 사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나이들면서 더욱 깊이 알게 되지 않는가? 여인선은 그런 내밀하고 살폿하고 그윽한 마음을 라는 제목으로 풀어냈다. 노랫말 중 는 의 전라/경상지역 방언이라고 한다. 시인은 노을이 지는 가을 강가에서 마른 풀잎이 아슴하게 흔들리는 바람 소리 속에서 그대의 소리가 듣는다고 노래한다.그 바람 소리가 어제 오늘의 소리가 아니라면, 그대는 세월의 강처럼 깊고깊게 오랫동안 그대는 내 곁에서 나..
2023.11.04.(토)에 예정된 우리 "세종 성요한 성당"의 봉헌식을 준비하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도문으로 작성해 보았다. 성전 봉헌 기도문 오천년 역사 속에서 이 땅에 특별한 번영과 풍요의 은총을 허락하시어 성령의 역사하심을 증거하시는 하느님 저희가 세종시 행정 수도 한 복판에 주님의 새 성전을 세워 주님께 영광을 올리도록 허락하심에 감사드립니다. 허허벌판에서 홀연히 공동체를 이루고, 마음을 모아 주님의 성전을 봉헌하는 저희 교우들을 축복하시고, 이 도시가 주님의 뜻에 기반한 사랑의 공동체가 되게 하소서. 신도시에서 아직도 낯설고 어색한 마음을 극복하고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겸손과 인내로 이웃과 화합을 이루어 하느님을 증거하는 빛과 소금이 되게 하소서. 간절히 바라옵기는 이 성전이 우리 사회에 만연..
난초(이병기) 1.한 손에 책을 들고 조오다 선뜻 깨니드는 볓 비껴가고 서늘바람 불어오고난초는 두어 봉오리 바야흐로 벌어라. 2.새로 난 난초잎을 바람이 휘젓는다.깊이 잠이나 들어 모르면 모르려니와눈뜨고 꺾이는 양을 차마 어찌 보리야 산듯한 아침 볕을 발틈에 비쳐들고난초 향기는 물밀 듯 밀어오다.잠신들 이 곁에 두고 차마 어찌 뜨리아. 3. 오늘은 온종일 두고 비는 줄줄 나린다.꽃이 지던 난초 다시 한 대 피어나며고적한 나의 마음을 적어 위러 하여라. 나도 저를 못 잊거니 저도 나를 따르는지외로 돌아 앉아 책을 앞에 놓아두고장장( 張張)이 넘길 때마다 향을 또한 일어라. 4.빼어난 가는 잎새 곧은 듯 보드랍고자줏빛 굵은 대공 하야한 꽃이 벌고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렷다. 본래 그 마음은 깨끗함을 ..
사랑비 ( 작사: 김태우, 작곡: 이현승 ) 사랑했었던 어떤 이가 떠나간 적 있겠죠 모든게 내 탓이란 생각이 든 적 있겠죠 나 그래서 잡지 못했죠 오 이런 아픔쯤은 모두 잊을 수 있을거라 다른 사랑이 찾아 올거라 생각했었죠 왜 그런데 잊질 못하죠 오 그저 하늘 바라보며 외치죠 다시 한번 나를 사랑해줘 내 맘 속 작은 바람이 비가 되어 내려오면 내 사랑이 머리에 내리면 추억이 되살아 나고 가슴에 내리면 소중했던 사랑이 떠오르고 내 사랑이 입술에 닿으면 널 사랑해 내게 외치며 비가 내리는 그 길을 따라 걷다가 걷다가 걷다 보면 바라던 내가 널 기다려 믿음이라는 열쇠로 사랑의 상자를 열어 사랑이란 기도를 전하는 전화를 걸어 내 맘이 널 찾지 못해도 오 그저 하늘 바라보며 외치죠 다시 한번 나를 사랑해줘 내 맘..
향기나는 사람 꽃, 나무, 사람, 바람과 풀 속에도 자신만의 향기가 있다. 살기 어려워도 남을 돕는 사람 자기는 바빠도 순서를 양보하는 사람은 사람 밭에 발혀도 향기를 뿜는 꽃잎과 같다. 고난과 상처를 이겨내고 우뚝 선 사람 힘겨울 때 보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고 마음 속의 눈물까지 닦아주는 사람은 가지 잘린 상처를 감싸는 송진 향 같다. 나의 허물 덮어주고 내 부족함을 고운 눈길로 지켜주는 사람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람은 자기 몸 태워 향 풍기는 향불같다. 한번 밝힌 마음의 등불을 깨뜨리지 않는 사람 인생의 여정을 진실하게 함께 가는 사람 삶을 사랑하며 사람을 귀히 여기는 사람은 잘 익은 과일 향기 같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고 밝은 사람 항상 웃음을 머금고 있는 사람은 영혼까지 맑게 하는 진..
가난한 사랑의 노래 -부제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서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없습니다. 사방에서 새 소리 번쩍이며 흘러내리고 어두워 가며 몸 뒤트는 풀밭,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 키 큰 미루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을 춥니다. 서시(이성복) * 문득 이런 가을날에 느낌이 더 와 닿은다.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먹는데 늦고 헐한 저녁이 온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가 미끄럽다.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이 맞은편 골목에서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없다. 문득 당신이 나를 알아볼 때까지... 사방에서 새소리 번쩍이며 흘러내리고 어두워가며 몸 뒤트는 풀밭, 당신을..
살아서 고독했던 그 빈 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난 떼어놀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도 않는다.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수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드로 바다는 슬픔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 바다는 그 슬픔을 듣는다. 온종일..
"걸을 수만 있다는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합니다. "설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합니다. "들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합니다. "말할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합니다. "볼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합니다. "살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합니다. 놀랍게도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을 나는 다 이루고 살았습니다. 놀랍게도 누군가가 간절히 기다리는 기적이 내게는 날마다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자 되지 못해도 빼어난 외모 아니어도 지혜롭지..
각 사람은 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자기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사랑받고 있으며 자기가 느끼고 있는 자기 마음보다 훨씬 더 위대합니다. 각 사람은 사랑하고 싶은 원대한 소망이며 신성한 자유의 표지입니다. 각 사람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만들어졌고 그분과 비슷하게 지어졌으며 사랑을 살아가도록 불리웠습니다. 각 사람은 죄악과 불행으로 어둠 속에서 절규하고 있을지라도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각 사람은 사막을 건너가는 고독과 침묵 속에서라도 사랑의 표지입니다. 각 사람은 우리의 연약한 몸을 찾아오는 고통과 죽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표지입니다. 각 사람은 우리의 연약한 몸을 찾아오는 고통과 죽음에도 불구하고 영원의 표지입니다. 각 사람은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용서의 식탁으로 유혹하는 탕자입니다. 각..
대추 한 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애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게다.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게다. 대추나무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 나이가 들어서 그리 가슴에 와 닿는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평범하지만, 대추 한알을 놓고 그안에 있을 인고를 생각하는 일도 쉬운 일은아니리라. 대추가 붉어지기 위해서는 태풍, 천둥, 벼락, 번개 등의 시련이 필요하고, 대추가 둥굴어지기 위해서는 무서리 내리는 밤, 초승달 몇날, 땡볓 두어달 등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말하고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이렇게 시련과..
송년의 노래(박금숙 ) 해가 저문다고 서두르거나 아쉬워하지 말자 처음부터 끝은 없었던 것 세월의 궤도를 따라 지칠 만큼 질주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어쩌면 우리는 어제의 일조차 까마득히 잊은 채 여기까지 왔는지도 모른다 서로 다른 길을 돌아왔을 뿐 제 각각 삶의 무게에 얹혀 하루 해를 떠안기도 겨웠으리라 잠시 고된 짐 부려놓고 서로의 이마 맞대 줄 따뜻한 불씨 한 점 골라보자 두둥실 살아있는 날은 남겨진 꿈도 희망도 우리의 몫이 아니겠는가!
"큰 일을 이루기 위해 힘을 주십시오"라고 기도했더니 겸손함을 배우라고 연약함을 주셨다.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 건강을 구했더니 보다 가치있는 일을 하라고 병을 주셨다. 행복해 지고 싶어 부유함을 구했는데, 지혜로워지라고 가난함을 주셨다. 세상 사람들의 칭찬을 받고자 성공을 구했더니, 뽐내지 말라고 실패를 주셨다. 삶을 누릴 수 있게 모든 걸 갖게 해달라고 기도했더니 모든 걸 누릴 수 있는 삶 그 자체를 선물로 주셨다. 구한 것은 하나도 들어주시지 않았지만 내 소원을 모두 들어주셨다. 내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못하는 삶이었지만 내 맘속에 진작에 표현못한 기도는 모두 들어 주셨다 나는 가장많은 축복을 받은 사람이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의 음탕(淫蕩) 대신에 오십 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 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이십 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 야전 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 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옆에서 지..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으되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 털려고 들면 먼지 없는 이 없고 덮으려고 들면 못 덮을 허물 없으되 누구의 눈에 들기는 힘들어도 그 눈 밖에 나기는 한순간이더라 귀가 얇은 자는 그 입 또한 가랑잎처럼 가볍고 귀가 두꺼운 자는 그 입 또한 바위처럼 무거운 법 생각이 깊은 자여 그대는 남의 말을 내 말처럼 하리라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 하지 마음이 아름다운 자여 ,(이채) 중에서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을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 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伴侶)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 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밀한 가슴 속살을 ..
아침마다 소나무 향기에 잠이 깨어 창문을 열고 기도합니다. 오늘 하루도 솔잎처럼 예리한 지혜와 푸른 향기로 나의 사랑이 변함없기를 찬물에 세수하다 말고 비누향기 속에 풀리는 나의 아침에게 인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온유하게 녹아서 누군가에게 향기를 묻히는 정다운 벗이기를 평화의 노래이기를 아침의 향기(이해인)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약속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빙하착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너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방하착(放下着) : ‘모두 다 내려 놓아버리라.’는 불교의 화두
눈(오세영) 순결한 자만이 자신을 낮출 수 있다. 자신을 낮출 수있다는 것은 남을 받아들인다는 것 인간은 누구나 가장 낮은 곳에 설 때 사랑을 안다. 살얼을 에는 겨울 추위에 지친 인간은 자신만의 귀가길을 서두르는데 왜 눈은 하얗게 하얗게 내려야만 하는가 하얗게 하얗게 혼신의 힘을 기울여 바닥을 향해 투신하는 눈 눈은 낮은 곳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녹을 줄을 안다 나와 남이 한데 어울려 졸졸졸 흐르는 겨울 물소리 언 마음이 녹은 자만이 사랑을 안다. * 대전사랑 글마당의 2013 겨울편으로 선정된 시이다. 시민 33명이 공모한 중 시인과 언론인 등으로 구성된 문안선정위에서 최종 선정되어 2014.2.10.까지 게시된다고 한다. 당선작 응모자인 임주성(유성 노은동)씨는 '추운 겨울이지만, 마음만은 따듯하게 ..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이외수) 가끔씩 그대 마음이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부는 날에는 바람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리라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져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침묵으로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그루 나무를 보라
말 한 마디가 당신입니다 좋은 말을 하면 좋은 사람이되고 아름다운 말을 하면 아름다운 사람이 됩니다... 말 한 마디가 당신의 생활입니다 험한 말을 하는 생활은 험할 수 밖에 없고 고운 말을 하는 생활은 고와집니다 말 한 마디가 당신의 이웃입니다 친절한 말을 하면 모두 친절한 이웃이 되고 거친 말을 하면 거북한 관계가 됩니다 말 한 마디가 당신의 미래입니다 긍정적인 말을 하면 아름다운 소망을 이루지만 부정적인 말을 하면 실패만 되풀이 됩니다 말 한 마디에 이제 당신이 달라집니다 예의바르며 겸손한 말은 존경을 받습니다 진실하며 자신있는 말은 신뢰를 받습니다 좋은 말을 하고 살면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오광수) 오광수 출생 : 1938년 11월 20일 (부산광역시) 학력 : 홍익..
나하나 꽃 피어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조동화) 이 시는 리더십 강의 중에 강사가 소개한 시였다. 강사는 이 시가 도종환의 시라 말하면서, 시의 전문을 보여주는 곳에 저자를 도종환이라 표기하였다.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우연히 이 시 생각이 나서 인터넷을 검색하니,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자기 사이트에 이 시를 올리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시인이란 사람들의 보편적인 정서를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을 이용해 읽는이의 공감을 얻어내는 기법을 터득한 사람들이라면, 나하나라는 아주 귀가 아프도록 들어온 ..
올해는 한 사람도 사랑하지 않으리 올해는 술을 줄이고 운동을 하리 계획을 세운지 사흘째 신년 모임 뒤풀이에서 나는 쓰러졌다 열세 살 어린 여자애에게 매혹되기 전 폭탄주 마셨다 천장과 바닥이 무지 가까운 방에서 잤다 별로 울지 않았고 별로 움직이지 않았다 날마다 새로 세우고 날마다 새로 부수고 내 속에 무슨 마귀가 들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주문을 외는지 나는 망토를 펼쳐 까마귀들을 날려 보낸다 밤에 발톱을 깎고 낮에 털을 밀며 나한테서 끝난 연결이 끊어진 문장 혹은 사랑이라는 말의 정의(定義)를 상실한다 설날의 어원은 알 수 없지만 서럽고 원통하고 낯선 날들로 들어가는 즈음 뜻한 바는 뺨에서 흘러내리고 뜻 없이 목 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데 한 사람도 사랑하지 않는 일은 백 사람을 사랑하는 일보다 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