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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그린 그림

봉숭아(도종환)

haagam 2012. 10. 9. 05:23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잎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 속에, 내가 네 꽃잎 속으로

서로 붉에 몸을 섞었다는 이유 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갉 핏물자국이 박혀

 

사랑아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 것이냐

그리움도 손끝마다 핏물이 배어

사랑아 너는 아리고 아린 상처러 남아 있는 것이냐

 

<봉숭아>,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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