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자전거

안나푸르나 트레킹과 치투완 국립공원 본문

일상의 행복

안나푸르나 트레킹과 치투완 국립공원

haagam 2015. 10. 1. 12:59

 

  인천공항에서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까지는 7시간이 걸인다. 만일 운이 좋아 가는 비행기 좌석이 우측 창가라면 네팔 도착 전에도 멀리서나마 히말라야를 미리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포카라는 아나푸르나 트레킹의 거점이 되는 도시이다. 첫 일정으로 페와 호수에서 쪽배를 탄다. 호수 한 가운데 신기로처럼 떠 있는 힌두 사원 바리이 템플까지 1시간동안 무동력 배를 타고 돌아오는 코스인데, 힘좋은 여성 뱃사공은 레이스를 옆치듯 앞서가는 배를 제치며 가장 먼저 사원을 돌아나왔지만, 함께 가는 사람의 마음이 편안하지많은 않다.

 

  배를 타는 이유는 고원분지(해발850m) 포카라를 병풍처럼 두른 설봉이 잔잔한 호수 수면에 비치는 장면을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낮은 건물과 근교 뒷산이 호수에 반영된 모습 만으로도  나무랄데 없이 평화롭지만, 설산은 짙은 구름에 가려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선착장에 돌아오자 배 위에서 봤어야 할 그 장면을 담은 사진을 판매하는 상인이 기다린다. 1달러. 벽에 걸 수 있는 큰 사진은 5달러다.

 

  다음날은 안나푸르나 트레킹이 예정되어 있다. 10km남짓한 짦은 구간을 걸으며 포카라 시내보다는 조금 더 가까이서 안나푸르나를 만날 수 있는 길이다. 트레킹 시작 지점까지는 포카라 시내에서 약 25km인데 네팔 도로 사정으로는 1시간이 넘게 걸린다. 산정까지 이어진 계단식 논 사이로 구불구불한 도로  중턱을 지날 무렵, 맞은 편 언덕너머로 하얀 설산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네팔에선 3000m이하는 모두 이름없는 언덕이다. 안나푸르나 남봉이다. 상상했던 것보다 가깝고 또련하고 웅장하다.

 

  트레킹은 계단 논과 눈높이가 비슷해진 카레Khare(해발 1,700m)이서 출박한다. 1차 목적지는 오스트레일리안 캠프(2,000m) 캠프로 설산과 경계를 이루는 산정이다. 가파른 계단 곳곳에 살림집이 자리잡고 있고, 등교하는 아이들과 주민들의 미소를 대할 때마다 나마스테Namaste라고 인사한다. 2시간이 지나지 않아 산정에 도착했지만 눈 앞에는 안나푸르나 연봉 대신 짙은 구름만 일렁인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정팀이 처음 개설한 곳이라는 캠프는 지금도 숙박시설lodge로 사용되고 있다.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으면 내일은 아침 햇살에 붉은 설산을 볼까?

 

  산정 바로 아래  Dampus마을로 내려와 점심식사를 하며 2시간을 기다리지만 날씨가 흐리고 비가 와서 설산을 보지 못했다. 해발 1800미터 담프스는 롯지를 겸한 카페와 학교까지 있는 제법 큰 마을이다. 최근 사륜구동ㅊ랑으로 접할 수 있는 도로가 생겼지만 트레킹 기분을 내기 위해 포장도로가 있는 곳까지 걸었다. 거리는 멀지 않지만 해발 600미터를 거의 수직에 가까운 돌계단을 내려오는 가파른 길이다. 주민들에게는 고생길일 것이다.

 

 결국 설산을 보지 못하고 히말라야 설산을 한 바퀴 돌아오는 산악비행기mountain flight를 탔다. 국내선에 투입되는 30인승 소형 항공기를 이용한 관광 여객기다. 왕복 1시간도 안되는 사이에 초오유(2801m)-눕체(7855n)-에베레스트(8848m)-마칼루(8363m)로 이어지는 히말라야 고봉을 한 바퀴 돌아본다. 20만원.

 

**테팔 치투완 국립공원**

  네팔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산악지형이라 추울 것이라는 인식이다. 히말라야 크레킹에 대한 이미지가 굳어진 탓이다. 실제로 네팔은 북위 26~30도에 위치한 아열대 지역으로 고봉 설산을 제외하고는 해발 4000미터까지 농사를 짓고, 남부 평야지대는 3모작을 한다. 해발고도 60m 평지인 치투완 국립공원은 수도 카투만두에서 남쪽으로 150킬로미터이다. 차로 4시간, 배행기로 30분이면 인근 바랏푸르 공항에 닿는다. 

 

이곳 여행은 우기가 끝난 10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가 적기이다. 한국사람들에겐 낯설지만 유럽 여행객들은 길게는 1개월 가까이 머물며 아열대의 게으름을 즐긴다. 치투완 국립공원의 즐길 거리는 정글투어이다. 한낮에는 움직임이 없으므로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시작한다. 방법은 3가지로 가이드와 술의 경계지역을 둘러보는 정글 트레킹, 통나무를 파낸 배를 타고 랍티강을 따라 내력며 악어와 새들을 관찰하는 카누 사파리, 비교적 정글 깊숙한 곳까지 둘러보는 코끼리 사파리가 있다.

 

 "코뿔소를 만나면 지그재그로 도망가야 하고, 곰과 호랑이를 만날 수도 있으니 뭉쳐 다녀야 하고, 호랑이를 만나지 않는 것이 더 행운입니다." 정글 가이드의 말이다. 치트완은 네팔어의 호랑이인 치트와에서 나온 말로 400여마리 뱅골호랑이와 500여마리의 외뿔코뿔소가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가장 안전하고 실속있는 사파리는 역시 코끼리를 타는 방법이다. 숲속 동물을 보는 것 못지않게 코끼리를 타는 스릴도 같이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2시간동안 강을 두번 건너고 발목까지 빠지는 늪지대를 수차례나 지나는 정글 여행은 코끼리로만 가능하다. 몰이꾼 1명을 포함해 5명을 등에 얹고 정글을 누비는 코끼리의 위력에 다시 한번 감탄한다. 숲의 70%를 차지하는 살Saal 나무는 빨리 자라면서도 재질이 단단해 두루 쓰인다. 목재로 1000년을 살아 3000년을 사는 나무라 부른다.

 

  타루족 마을을 둘러보는 것을 권한다. 평범한 농촌마을이다. 아이들의 주된 놀이는 동네 어귀에서 크리켓을 즐기는 것이다.

 

(2015.10.1. 한국일보 기사를 옮겨 적음)

'일상의 행복'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전 시티 투어  (0) 2015.10.04
해파랑길 21코스 답사기  (0) 2015.10.02
제주 성지 순례  (0) 2015.09.29
황사영 백서  (2) 2015.09.13
봄비를 맞은 쌈 채소  (0) 2012.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