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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자전거
여보 미안해 본문
이천 동서 부부가 여행 제안을 해 왔다.
나와 동갑이지만 아직도 일을 하는 동서에게 1박 여행은 늘 노는 것이 일상인 나에 비해 소중한 일정일 것이다. 일전 아내와 춘천, 남이섬 여행을 하고보니 늘 그랬지만 여행에 숙소는 늘 중요한 안건이 된다. 어디서 자느냐가 여행의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여행지를 결정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낯선 곳에서의 잠잘 곳은 그리 중요하고, 그곳에서 취사가 가능한가의 여부도 여행비에 큰 영향을 끼친다.
낯선 지역에서 숙소를 어떻게 정할까 고민스럽다.
미국이나 동남아 여행 중에는 구글 지도가 숙소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아내와 처제가 동행하는 여행이니 숙소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숙소 결정이 더 어렵다. 일전에 얼핏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제휴한 시설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웹사이트에 로그인을 하고 두리번거리니 세상에 온갖 좋은 곳이 다 연금관리공단의 제휴처로 되어있었고 소노벨 대명콘도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소노호텔에는 이렇게 많은 숙소가 있는데, 강원도 삼척, 양양, 진도, 천안, 청송, 변산 등에 10만원 남짓이면 여행이 가능하니 다행이다. 퇴직한지 이제 8년차인데 이런 일을 이제 알았으니 나는 참 멍한 셈이지만, 나는 지금이라도 이렇게 알 수 있어 다행스럽다. 주변에 동료들도 이런 곳을 이용하고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숙소를 정하느라 이곳저곳을 클릭하고 들어가보면 나는 전국에 이렇게 많은 별장을 갖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부자가 된 느낌이다.
이번 여행은 소노벨 변산으로 했다. 집에서 거리도 가깝고, 동서도 좋아한다. 나는 내소사 가는 길을 좋고, 변산에서 새만금간척지를 가는 길과 선유도 드라이브도 좋아한다. 가는 길의 백합죽도 기억에 남는다. 나에게 익숙한 코스이다. 동서가 아침 일찍 올테니 첫날 청자박물관과 내소사를 거쳐서 숙소로 갈까. 그러면 이튿날 새만금을 거쳐 선유도를 다녀 집으로 올 수 있을 것 같다. 올 때 농막을 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내의 건강이 다소 염려되기도 한다.
여행을 계획하니 아내가 좋아한다. 아내가 좋아하는 일을 많이 해 주고 싶다. 어제 오늘 인간극장 <괜찮아요 옥경씨>를 보았다. 참 여성스럽고 똑똑하고 음식을 통해 암에 걸린 남편을 살려내고 그러다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며 살아가는 스토리였다.
자연식 음식을 공부해서 남편의 건강을 지키다가 자연식 밥상 책을 2-3권 내기도 하고, tv에 출연하기도 했다. 지금은 40대 초반의 딸이 야물차게 그 뒤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옥경씨가 몇년전부터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렸다. 그런 치매 엄마와 아내를 둔 딸과 남편의 일상을 그려낸 인간극장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옥경씨는 항상 곱게 웃는다. 남편은 호칭이 할아버지로 바뀌기도 하지만 딸과 손녀는 항상 호칭이 일정하다.
지금 건강이 좋지 않아 고생하는 아내를 생각하면서 문득 아내에게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잠자리에 든 아내에게 가서 말했다.
"여보! 내가 당신을 좀 더 잘 보살펴야 하는데 잘 하지 못하는 것이 늘 미안해!"
나는 아내가 좋아하는 여행을 준비한다. 아내는 여행을 좋아한다. 나는 아내가 좋아하는 친정 동생과의 여행을 준비한다. 아내가 즐거워하길 바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XQAyz5_Th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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