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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한글 서체의 아름다움

haagam 2019. 10. 1. 21:39

  문득 찾아간 세종대왕역사문화관 기획전시실의 조선시대 서체는 기대 이상의 느낌이었다. 한글이 기계화 된 이후 한글의 컴퓨터 서체가 다양해 지고, 사람마다 자신이 선호하는 서체를 고집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적합한 서체를 적용하는 것은 또한 재미있기도 하고 한글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처음 8비트 워드프로세서부터 사용한 필자의 입장에서 지금 네이버의 나눔서체 또한 여러 사람들에게 한글의 아름다움을 나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기도 하다.


  그러면 조선시대 사람들은 한글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세종대왕역사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이런 궁굼함을 나름 정리해서 전시를 한 것이다.


  한글 서체는 창제 이후 500여전의 조선시대를 거치며 필사본과 판본에서 훈민정음체, 궁체宮體, 민체民體가 자유롭게 창작되고 정착되었다.


  훈민정음체는 판에 새긴 판본체와 비슷한 모양으로 획의 굵기가 일정하고 자형이 사각형에 가까우며 좌우 대칭의 모습을 이룬다. 


  궁체는 조선시대 궁중에서 시작되어 발전해 온 한글서체로 정자와 흘림으로 구분된다. 

  

  민체는 서민들이 사용했던 글씨체로 격식을 따르지 않은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준다.



조선 전기 한글 서체의 특징


  한글서체는 훈문정음 해례본(1446년)의 간행시 정립되었다.

  현재 남아있는 초기 모습은 주로 목판이나 활판의 책에 남아있다. 창제 당시 한글의 형태는 당시 일반적인 필기도구인 붓으로 쉽게 쓰기 어려운 기하학적인 모양을 가지고 있었다. 정사각형에 가까운 틀 속에서 동일한 두께와 각진 획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 <용비어천가> <동국정운> <석보상절> <월인천강지곡> 등 초기 문헌들의 글자는 필기보다는 인쇄를 전제로 한 것으로 흔히 판본체板本體 또는 판각체板刻體라고 부른다.


         권제, 정인지, 안지 등 | 용비어천가 | 1445뇬(세종27), 36.0*22.4 | 규장각


한글 창제 당시의 정사각형 서체와 좌우 대칭의 구조를 가지며, 붗끝을 가운데 모으는 필획에서 약간의 필사가 가미된 훈민정음체이다. 전반적으로 넉넉하고 근함하고 단정한 느낌을 준다.



조선 중기 한글 서체의 특징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한글 서체는 궁체宮體를 중심으로 자리잡게 된다. 조선 초기 판본이나 활자의 기본 형태에 붓으로 쓴 느낌이 가미된 것으로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초 전형典型이 만들어지게 된다. 궁체는 주로 왕실의 필사본 서적에서 빼어난 모습을 볼 수 있고, 붓의 꺽임과 부드러운 흐름을 조화롭게 구현하고 잇는 것으로 평가된다. 궁체의 정자체는 단정하고 섬세하며, 흘림체는 강약과 속도에 따라 뛰어난 시각적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


<천자문> 16~17세기 추정 | 35*23 | 국립한글박물관


  한자 아래에 뜻과 음을 작고 단아한 한글 궁서체로 적어 한글 교육도 함께 이루어질 수 있게 했다.



 <숙명신한첩淑明宸翰帖> 1652년(효종3) ~ 1659년(효종10) | 50.0*39.0 | 

   보물 제 1629호 | 국립청주박물관


<숙명신한첩>은 효종(1619~1659)의 둘째 딸인 숙명공주가 궁궐에서 출가한 후 40여년간 왕과 왕비, 대비 등과 주고 받은 한글로 쓴 친필 문안편지를 모은 총 68편의 서첩이다.


  효종의 글씨는 행간을 많이 띠우지 않았으며, 세로줄은 맞추었지만 가로줄은 맞추지 않았다. 효종의 굴씨에서는 궁체의 흘림형태도 나타난다.



조선 후기 한글 서체의 특징

  

  궁체는 숙종 대에 이르러 단아함을 더하고, 국문학의 융성으로 필사가 늘어나는 영.정조대에 완숙기를 거쳐 순조.고종 대에 가장 전성기를 맞이한다.

  순조비인 순원왕후純元王后, 순조의 딸 덕원공주의 글씨와 명성황후의 편지글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사대부가 아내에게 보낸 편지와 궁체로 거침없이 쓴 글에서, 그리고 민간에서 베껴쓴 필사본 소설 등에서 한글 서체는 획의 변화와 강하고 약한 기운이 교차하는 선들이 보인다.


<여사서女四書> 1736년 | 31.8*20.3 | 국립한글박물관


  1736년 영조의 명을 받아 이덕수가 언해한 수신 교화서로서 여자들이 지켜야 할 덕목에 관한 글이다. 


  한글 초기의 정사각형 서체 위에 필사체의 자형과 필세가 혼재되어 있다. 

  'ㅇ'이 필사되는 과정에서 '△' 모양으로 변조되었고, 가로획이 일부 우상향을 띠면서 편방형의 서체를 형성하였다. 단조로운 가운데서도 일부 획과 자형의 변화를 주었으며 옛스러운 모습이다.


<명성황후 한글 간찰明成皇后 谚簡> 1890년대 | 국립고궁박물관


명성황후는 여흥민씨 집안의 일원들과 많은 편지를 주고 받았다.

흘림체로 필세가 속도감이 잇으면서도 붓놀림이 유려하고 침착하여 궁체 흘림의 세련미를 보여준다. 줄을 맞추는데 신경을 쓰지 않고 거침없이 쓴 필체로 경쾌하고 율동미있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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