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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자전거
호남의 보물 강진 본문
(월출산자락 차밭)
멋과 풍류의 고장, 김영랑과 윤선도의 고장, 월출산과 남해가 같이 있는 곳, 강진을 다녀왔다. 내가 전남 강진을 배운 것은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로 전 국민을 공감케한 유흥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였다. 그 후로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몇차례 강진을 방문하였고, 이번에도 다시 3일간의 강진 체험을 하게 되면서 강진을 새롭게 만났다.
위 사진은 월출산 자락 차밭이다. 강진은 차밭으로 유명하지만 보성과 다른 점은 개인 차밭 중심인 보성은 영업과 홍보가 활발한데 비해, 이곳은 오설록으로 유명한 태평양의 직영 농장이라서 규모에 비해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진다원, 백련사(다도체험), 다산초당, 다산기념관, 가우도 출렁다리, 청자박물관, 민화박물관, 사의재, 영랑생가 등을 다녀왔다.
다산은 정조의 총애를 받은 신하로 인문학과 과학을 두루 섭렵한 명석한 선비로서 정조의 총애를 받았고, 수원 화성 축조에 기중기를 발명하여 공기를 단축하는 일이나, 목민심서 흠흠심서 등 500여권의 저술을 남긴 실학자로서 유명하다. 얼핏 그는 관직에 18년, 강진 유배 18년, 그리고 유배를 마치고 고향에서 18년을 살다가 갔다고 들은 것으로 기억된다.
유배지의 귀양생활이 그에게는 매우 궁핍하고 어려운 과정이었다고 한다. <사의재>는 그의 첫 유배지로서 4년을 지냈는데, 여름이면 짚단 위로 벼룩이 너무 많이 올라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앞의 냇가에 가서 등물을 하고나서 잠을 청하곤 했다고 한다.
그 주막에서 주막집 아낙에 방을 내 주면서 뜻을 굽히지 말라는 위안을 받고 비로서 제자를 양성하고, 점차 저술을 시작했다 한다. 18년동안 500여권을 저술하였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다. 1년 평균 27.7권이고, 한달 평균 2.3권이다. 요즘처럼 워드나 인터넷도 없는 환경에서 붓을 이용해 직필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름에 한권을 짓는다는 말인가. 그가 사랑하는 제자가 몇명 있었다니 그와 함께 한 작업이었지 않을까 짐작해 보지만, 요즘 조영남의 대리 화가 사기 협의 등으로 세간의 화제가 되는 마당에 참 대단한 분이셨다는 생각을 다시 한다.
사의재는 4가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생활하려 노력하는 집이랄까? 생각과 용모, 언어와 행동을 조심하는 것을 중시했다. 생각한대로 말하고 행동하게 되지만, 그 가운데 용모를 단정히 하는 것을 넣었다. 하긴 옛 선비들은 혼자서 글을 읽을 때에도 사모관대를 반듯하게 했다던가...
목민심서는 관리가 지방에 근무를 명 받은 이후 부임부터 재직과 퇴임까지 전 과정에서 근무해야 하는 방법과 자세를 기술한 책이고, 흠흠심서는 재판에 대한 기준 등을 저술하였다고 한다. 다산에 대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한 사람 중 대표적인 사람이 박석무이다. 그의 책을 한 권 얻어왔다.
우리는 촌부로서 다산과 같은 훌륭한 저술을 하거나, 제자를 거느릴 재주도 없는 실정이지만, 그가 항상 자신을 게으르게 하지 않고 검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다는 수신의 정신은 늘 본받아야 할 것이다.
또 강진 구석구석에 민박 안내를 하는 표지판이 있는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강진을 다녀가고 있고, 또한 그렇게 강진은 멀기도 하지만 볼 거리가 많은 역사와 문화의 도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 저녁에는 강진문화원?에서의 문화공연이 있었는데, 첫 출연자는 국악을 하는 여자분이었다. 소개하시는 분에 따르면 개인 차밭을 1만평이나 하는 분인데, 국악을 좋아하셔서 강의도 하시고, 지인들을 불러 집에서 국악활동을 열심히 하시는 분이라 들었다. 문득 돈 많은 집 부인들이 백화점 등을 드나들면서 사치를 일삼는 생각이 우선하는데, 이렇게 우리 전통 문화를 즐기는 부잣집 마나님도 계시는구나 생각하니 호남지방의 예술사랑 정신이 새삼스러웠고, 우리가 사는 대전과는 비길 일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진에서 푸소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다산기념관장은 호남지방을 한국의 숨겨진 보물이라 표현했다. 문화컨텐츠의 보고이다.
강진군청에서 운영하는 푸소FuSo 프로그램은 전라도 사투리 푸소~를 영어로 다시 표현해서 Feeling Up, Success on/ Stress Out 등의 용어로 의미를 발전시켰다. 주요 내용은 농촌 주택을 개량하여 농박(농가숙박) 기반을 조성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강진을 방문하게 한 사람들에게 농가 숙박을 제공하여 그 비용을 농민들에게 돌아가게 하자는 도농 윈윈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아직 강진군청 홈페이지를 들어가보지 않았지만 아마 이런 내용들이 잘 안내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목공예 미술가 이정옥-김하나 부부이다. 그는 지방에서 꿋꿋하게 목공예 예술활동을 이어오는 사람으로 57?년 생이라 했던가? 뭐 이정도였고, 부인은 전에 외국에서 플로리스트로 활동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부부가 예술활동을 하면서 민박도 하고, 카페도 하면서 나름대로 멋스럽게 사는 사람들이었다. 강진군의 학예연구사를 만난 것도 좋았다. 한국미술을 전공하셨다는 분은 앞으로 미술공부하다가 궁굼한 점이 있으면 물어볼 사람이 생긴 것이다.
광주송정역과 나주역에서 이어지는 강진시티투어 버스가 토,일요일에 운행된다. 강진군청 홈페이지에 다양한 정보가 있다. 강진군청 관광 웹서비스를 보면서 생각난 것인데, 이런 자료를 pdf자료로 만들어 다운로드를 지원하면 매우 유용할텐데 하는 생각으로 아쉬웠다.
마음 같아서는 그분들 모습도 올리고 싶지만, 개인 사생활인듯 해서 차마 올리지 못한다.
문득 강진 한달살기를 맘먹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 강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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