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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역마살, 한비야

haagam 2011. 10. 17. 09:49


조선일보 10.15.자 토일섹션 Why?의 첫 페이지는 누구라도 시선을 뗄 수 없는 사진과 멋진 기사 카피가 있었다.

기사를 읽으면서 다시 정리해 보았다. 사진도 조선일보 웹에서 얻어왔다. 양해를 바란다.

"바람의 딸, 이번에는 유엔으로 행군하다."

"아름다운 역마살"

"내 인생의 정점은 죽는 순간이 될 것이다."

"53세, 새로운 시작"

"튀어봐야 지구"

"묘비명에는 <몽땅 쓰고 가다.>"

한비야(53)가 11월 UN 중앙긴급대응기금CERF: Central Emergency Response Fund자문위원으로 매년 600만불에 달하는 유엔 긴급 기금이 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쓰이는지 평가 보곻는 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녀가 월드비젼에서 긴급구호팀장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것이 어제 같은데 그동안이 9년이었고, 그 일을 그만둔 후 2년의 공백이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지금도 20대가 닮고 싶은 여성의 상위 순위를 점하고 있다.

나도 그녀를 책을 몇 권의 책으로 만난 적이 있어 익히 들은 말이었는데, 기자는 "말의 속도가 빨라진 것을 보니 유엔이 한비야를 다시 흥분시키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라고 표현하였다. 조선일보 기자와의 인터뷰가 실시된, 산을 좋아하는 그녀가 자랑하는 그녀의 집은 불광동 작은 아파트였다고 한다.

그녀의 인생 계획에 UN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WFP유엔세계식량계획 동아프리카 봄부장에 원서를 낼 생각이 있었고, 이번 자문위원 3년 임기가 끝나면 다른 기구를 통해 현장으로 나갈 계획이라 했다.

그녀는 월드비젼을 2009에 그만두고 미국 터프츠대학 플레처 스쿨로 유학을 떠났다 한다. 현장에서 경험한 여러 갈등들에 대한 공부를 통해 현장에 맞는 정책을 직접 설계해 보고 싶었던 이유였고, 마침 그 대학에 "인도적 지원에 관한 석사과정' 프로그램이 있어 지원했다 한다.

51세에 학생이 된 것이다.

그녀는 밤새우는 것이 다반사고 매일 페이퍼 쓰고 토론수업하느라 진땀이 빠졌지만, 공부는 정말 재미있었고 공부하는데 때가 있는 것이 아니라, 공부는 하고싶은 때 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녀는 유목민이다.

바람의 딸이란 애칭처럼, 35세 부장승진을 앞두고 회사에 사표를 쓴 후 7년간 세계 오지를 떠도 뒤, 2001부터 월드비젼의 긴급 구호 팀장으로, 환승역에서는 중국 유학, 미국 유학을 단행하고 서울에 들어와 있는 동안에도 백두대간을 종주하거나 하다 못해 북한산이라도 다녀왔다 한다.

그녀는 불같은 성격으로 미지근한 일에 매력을 못 느끼고 100도로 끓어 오르며 하는 일, 내 능력의 최대치를 쏟아붓는 일이 좋다고 했다.그런 그가 말했다. "나도 왕창 얻어맞고 링 위에 쓰러져 있는 권투선수가 된 기분일 때가 있다"

"따지고 보면늦깍이라는 말은 없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 비해 뒤졌다 생각되는 것은 우리의 속도와 시간표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이고, 내공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직 우리 차례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 철에 피는 꽃을 보라, 개나리는 봄에 피고 국화는 가을에 피지 않는가" 그녀의 중국견문록의 글이다.

50이 되기 전에 마스터하고 싶었던 5개국어 중 마지막 언어가 중국어였다. 40에 중국어배워 어디 쓰겠냐는 사람이 있지만 여든까지 40년 남았으니 남는 장사라 생각하고 중국에 두 번이나 가서 공부를했다. 1999년에 중국서 공부하고 돌아와 <중국 견문록>을 쓰고, 10년 뒤 다시 갔다. 중국어를 우리 말처럼 잘 하고 싶었다.

그녀의 수필집 <그건 사랑이었네>에 보면 그녀도 20대 초반 대학 입시에 떨어져서 6년간 백수 생활을 한 대목이 나온다. 한비야의 인생에 실패는 없는 줄 알았다. 그 당시 그녀는 인생의 모든 문이 닫혀 있는 것 같은 시절이었다. 학원비 생활비를 스스로 벌어야 해서 네개의 아르바이트를 했고, 하루 3시간 이상 자는 건 사치여싸. 밤을 새워 공부하느라 일하러 나가면 쏟아지는 졸음을 쫓느라 눈 밑에 물파스를 수없이 발랐다.

"비틀거리지 않는 젊음은 젊음도 아니다."라는 말이 가슴에 닿았다. 가는 방향이 정해지면 가는 길은 흔들려도 상관없다고도 했는데 자신이 가야할 길을 어떻게 쉽게 찾을 것인가, 그녀는 책을 통해 온간 인생을 겪어 보면서 자신이 가야할 길을 찾았다.

용기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 때 샘솟는다.

산에 그냥 가고 싶은 사람은 그날 비가 오면 산에 가지 않지만, 정말 산이 좋은 사람은 비가 와도 간다. 진심으로 그 일을 하고 싶은가가 중요하다.

고등학교시절 친구와 1년 백권 읽기 내기를 하며 자연스럽게 책에 재미를 붙였다.

성공한 삶이라는 기자의 말에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이기는 경기가 아니라 멋진 경기를 하는 것이 내 목표다. 내가 성공한 사람으로 꼽힌다면 그 이유는 이제까지 사람들이 성공의 잣대로 삼았던 기준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바람처럼 자유롭게 사는 삶, 자기도 즐겁고 남에게도 도움이 되는 삶이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른 것일 뿐, 나는 잘난 여자가 아니다. 한발한발의 힘, 낙수물이 바위를 뚫는다는 말을 믿고 노력하는 사람일 뿐이다. 말이 빠르니 뭐든 덜렁대며빨리 사는 줄 아는데, 글도 천천히 쓰고, 일도 천천히 밤을 새워 한다. 다행이도 내겐 몰입의 유전자가 있다."

"나는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면 잠은 안자도 되고, 라면만 먹고 살아도 된다. 하정된 시간과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라주는 것다. 인생에 아궁이가 다섯개라 치자. 장작을 다섯 아궁이에 골고루 나눠 때면 죽도 밥도 안된다. 한 아궁이에 모두 몰아줘야 가마솥 물이 끓지 않겠는가?"

사십대 중반 케냐인 안과의사에게 물었다.

"당신은 아주 유명한 의사이면서 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런 험한 곳에서 일하고 있어요?"

그 의사는 어금니가 모두 보일 정도로 활짝 웃으며 말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기술을 돈 버는데만 쓰는 것은 너무 아깝쟎아요? 무엇보다 이 일이 내 가슴을 몹시 뛰게 하지요.", '<지도밖으로 행군하라> 중에서'.

그녀는 주말마다 백두대간 종주를 한다.

"지난 해 추석에 시작해서 지금 오대산까지 하루 12시간씩 걷는다. 내 인생을 키워진 건 8할이 산이다. 산은 내게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준다. 산은 산발한발 올라가는 것이다.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산은 가르쳐준다. 힘들다힘들다 하면서 오르막을 오르지만 그때 폐활량이 커지고 마침내 시야가 넓어진다."

"대개는 혼자 간다. 야영을 해야 할 때만 서너명씩 그룹을 이룬다."

무섭지 않냐는 말에 그녀는 다음처럼 답했다.

"만의 하나 사고가 나는 것이다. 나머지지 9999는 안전하다. 길눈이 어둬 길을 잃을까 걱정할 뿐이다. 어제더 늦게까지 산행을 함녀서 뱀을 어러마리 보았는데 머리가 쭈삣쭈삣 서긴 했다."

산을 가르쳐 준 것이 아버지라 했는데...

"내게 산과 아버지는 같은 급이다. 중학교 때 돌아가셨으니, 아버지와 산 기간이 15년이지만, 그 시간만으로 충분히 아버지의 사랑을 받았고, 그 생각과 가치, 재능을 물려받았다. 세계지도를 사 주시며 세계를 무대로 살라 한 분도 아버지였다. 아버지 서가에 일본책이 많았는데 다른 나라 말을 할 줄 아는 아버지가 멋져 보였다. 언어에 대한 관심이 그 때 생겼다."

"자기가 오려 전부터 하고 싶은 일을 결행한 것 자체로 인생은 성공이다. 중요한 것은 그 일을 목숨을 걸고 하느냐는 것이다. 단지 패션을 따라 가거나 흉내를 내는 것은 난돈다. 그리고 나를 운이 엄청 좋으 사람이거나 뭘 해도 잘 되는 사람이라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들 다 하는 연애가 나는 안된다. 우리집은 완전 난장판이다. 마루에 등산장비가 널려있다. 1번을 잘하면 못하는 2번이 있기 마련이다. 무수히 안됐던 일들이 내게도 많았다."

"산을 올라갈 때 보이지 않던 꽃이 내려오는 길에 보이는 것처럼, 50대에도 분명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선물이 있다고 믿는다. 내 인생의 정점은 죽는 순간이 될 것이다. 묘비명에 "몽땅 쓰고가다"로 적고 싶다. 신이 내게 준 재능과 체력과 에너지를 몽땅 쓰고 가고 싶다.


( 학바위,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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