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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하나 꽃피어(조동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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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하나 꽃피어(조동화)

haagam 2013. 7. 5. 11:24

 

 

나하나 꽃 피어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조동화)

 

 


이 시는 리더십 강의 중에 강사가 소개한 시였다. 강사는 이 시가 도종환의 시라 말하면서, 시의 전문을 보여주는 곳에 저자를 도종환이라 표기하였다.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우연히 이 시 생각이 나서 인터넷을 검색하니,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자기 사이트에 이 시를 올리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시인이란 사람들의 보편적인 정서를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을 이용해 읽는이의 공감을 얻어내는 기법을 터득한 사람들이라면, 나하나라는 아주 귀가 아프도록 들어온 말을 수많은 꽃들이 모여 이루어진 꽃밭이나, 곱게 물든 가을 단풍으로 활활 타오르는 산도 결국 꽃 한송이나, 잎사귀 하나하나의 힘으로 이루어진 일임을 자연스러우면서도 힘있게 설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명한명의 힘의 소중함을 통해 스스로 존재감을 느끼도록 하여 위안을 주기도 하고, 전체를 인식하도록 하는 힘을 주므로써 여러 독자들에게 다가간다고 여겨진다.

내가 이런 시를 좋아하고, 이런 생각을 갖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