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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나눔

천요하우 낭요가인 天要下雨 娘要嫁人

haagam 2010. 9. 3. 16:15


태풍 곤파스의 피해가 대단하다.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이 바람에 넘어지는 일은 다반사요 수십년 자라온 나무가 한순간에 뿌리가 뽑히는 것을 보면 자연의 힘이란 불가항력이라는 생각이 새삼 가슴 속에 와 닿는다.

 

생명은 물론 생활 기반 시설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무서운 힘이다. 멀리 있는 사람에게도 단전 단수는 물론 휴대폰과 인터넷 통신도 두절되니 사람의 기술은 역시 잔꾀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사람의 힘으로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 태풍의 이름은 일본에서우리가 흔히 원을 그릴 때 사용하는 컴퍼스 compass를 곤파스로 제안하여 붙여진 것이라 한다.

 

최근 사람의 힘으로 비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얘기로 세간의 화제가 된 고사가 태풍과 함께 생각이 난다.

 

화제의 중국 고사는 천요하우 낭요가인(天要下雨 娘要嫁人)이다.

요(要)는 “~하려고 한다.”라는 의미인 것을 감안하면 천요하우(天要下雨)는 “하늘은 비를 내리려 한다.”로 풀이할 수 있겠다.

 

다음은 낭요가인(娘要嫁人)에 대한 풀이인데, 유상철 중국연구소장은 낭(娘)의 뜻과 관련해 중국에선 두 가지 해석이 있는데 하나는 ‘아가씨(姑娘)’의 ‘낭’이고 또 하나는 어머니의 ‘낭’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중국에서 ‘마마(媽媽)’는 영어의 Mother, ‘낭’은 Mom에 가까우며 낭이 더 친근감이 느껴진다 말하고 있다.

결국 낭요가인(娘要嫁人)은 “어머니는 시집가려 한다.”라고 번역하고 있다.


그대로 풀이하면 “하늘은 비를 내리려 하고, 어머니는 시집가려 한다.”가 될 수 있겠는데, 금번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트위터의 글은 ‘비는 내리고 어머니는 시집간다.’이다. 시제 측면에서 보면 현재형으로 되어 있다.  의역이다.


중국 고사의 내용은 대충 이렇다 한다.

이 출처는 그리고 인터넷 자료에 근거한 바 주요 일간지 기사와 문학 고사보 등에 의한 내용을 기초로 다시 정리한 것이다.


과거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공부도 열심히 하여 과거에 장원 급제한 주요종(朱耀宗)이라는 서생(書生)이 있었다.

황제는 부마로 삼고 싶어하며 물었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

 

주요종은 자신이 8살경에 청춘에 홀로 되어 지금껏 돌봐주신 어머니 진수영(陳秀英)에게 자신의 공을 돌리며 어머니에게 정절패방(홍살문이나 열녀문과 흡사한 것)을 지어드리기를 청하고 황제는 이를 허락하였다.

 

그러나 어머니 진수영(陳秀英)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이미 아들 주요종의 사부였던 장문거(張文擧)와 아들이 크고 나면 결혼하기로 사전에 약속했던 것이다.

 

그녀는 아들이 총명함을 알고 장문거를 집으로 데려와 아들의 스승으로 삼았던 것이다.

아들 주요종의 학문은 날로 높아지고 어머니 진수영은 스승을 자주 접하면서 그의 인품을 흠모하고 애정이 싹터 그런 약속이 이루어진 것이다.

 

어머니 진수영(陳秀英)이 말하였다.

 

"이제 너도 장원급제 했으니, 나도 너의 스승 장문거(張文擧)에게 개가(改嫁)하여 내 인생을 살았으면 한다."

 

"사실 어머니는 정절을 지키지도 않았는데 어머니가 열녀라 말하였으니 어머님이 개가(改嫁)하면 저는 어머님을 위한 열녀문 烈女門을 세울 수 없게 되고, 결국 황제를 속인 것이 되어저는죽음을 당하게 됩니다."

 

아들 주요종(朱耀宗)이 탄식하였다.


고민 끝에 어머니 진수영(陳秀英)이 입고 있던 비단 치마를 풀며 말하였다.

 

“내가 입고 있는 이 치마를 빨아 널도록 해라."

"빨래가 오늘 다 마르면 개가(改嫁)하지 않을 것이요, 빨래가 오늘 중으로 다 마르지 않는다면 결혼을 강행하마”.


아들 주요종(朱耀宗)은 하늘을 보니 날씨가 청명하여 비가 올 리 없다고 생각되어 그렇게 하기로 약속을 했는다.

 

그런데 갑자기 짙은 구름이 끼더니 폭우가 쏟아지고 치마가 마르지 않자 결국 어머니는 개가를 했다 한다.


주요종(朱耀宗)이 말한다.

 

“아들아, 비가 내리니 어미는 시집을 가는구나. 하늘의 뜻은 거역할 수가 없구나!”

(孩子 天要下雨 娘要嫁人 天意不可違)”.

 

그후 황제는  주요종에게 네가 모르고 한 일이고,하늘이 정한 것에 어찌 죄를 물으랴 하며 아들 주요종(朱耀宗)을 용서하였다고 한다.

 

그로 부터 한참 후인 1971년 9월 13일 밤의 중국 이야기이다.

 

마오는 친밀한 전우(戰友)이자 자신의 후계자이기도 했던 린뱌오(林彪)가 권력 투쟁에 밀린 끝에 항공기를 이용해 몽고로 달아나고 있다는 보고를 받는다.


저우언라이(周恩來)가 격추시키겠느냐고 묻자 마오는 탄식하며 "비는 내리고 어머니는 시집간다. 그가 가도록 내버려 두라(天要下雨 娘要嫁人 由他去)”. 말했다 해서 더욱 유명해진 말이다.


간간이 나는 어떤 상황이나 물체 등의 형상을 본따 글자 하나하나에 의미를 붙이는 표의 문자(表意 文字)를 쓰는 일은 일종의 철학과 같은 의미라 여겨지곤 한다.  그것이 정보화나 산업화에 지장이 있다는 말을 넘어 그 자체가 매우 사려깊고 기품이 느껴지기도 한다.


어머니는 그 시점에서 아들의 운명이 걸린 일이지만, 자신의 운명에 관한 일이기도 하였을 것이다.

그 내용을 짐작하건데 어머니는 아들의 장원 급제와 황제의 지시, 그리고 그 명령을 지키는 과정에서 아들이 처할 어려운 입장을 알면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것을 보면 오랫동안그를 흠모하면서 인내해 왔으리라.

 

그러나 어머니는 자신의 운명을 선뜻 청명한 하늘에 맡기고 아들과 협상을 하는 모습도 매우 눈길을 끄는 일이다.

 

마오 또한 그렇다. 한때 자신의 후계자로 여겼던 린뱌오(林彪)가 몽골로 날아가는 모습에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천요하우 낭요가인 유타거 要下雨 娘要嫁人 由他去 라 말하는 것은 얼마나 큰 멋인가!


컴퍼스를 곤파스라 칭하여 이번 태풍의 이름이 되었던 일본사람들이나, 알파벳 문자를 이용해 세상을 제패하는 서양문화와 견주어보면 면면이 여러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런 사람스런 향내가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