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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자전거
침낭 라이너: 여행의 신박한 소품 본문
"여행을 좋아한다면 음식과 잠자리에 너그러워야 한다."
여행을 좋아하는 내가 틈만 나면 주장하는 말이다. 나는 사주에 역마살이 있는 모양이다. 늘 배낭을 메고 다니고, 하루 지낼만한 약간의 소품을 늘 지고 다닌다. 아직 사용한 기억이 없으면서도 배낭에 이런 물품이 있어야 든든하고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음식이나 잠자리가 어떤 경우에도 내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음식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사실 비위도 약하다. 중국 여행을 수십번 다니면서도 나이가 든 최근에서야 고수를 조금씩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동남아 여행 시 먹게되는 쌀국수에도 고수를 좀 넣어야 소독도 되는 것 같고 입안도 개운한 느낌이 든다. 서양 요리는 이제 뭐 많이 익숙해져 있기는 하다. 나는 오히려 숙소에서 아침을 지어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이제 가려고 하는 남미 여행에서는 과 연 어떤 향신료를 만나게 될지 걱정이다.
잠자리도 그렇다. 미국 서부 여행을 할 때에는 좋은 숙소를 만나기도 어려웠고, 나이든 남자 둘이 잠만 자면서 장기간 여행을 하는데, 굳이 숙박에 큰 돈을 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막상 숙소를 들어가면 낡은 침대와 이불을 만나면 좀 씁쓸하고 들어갈 생각이 좀 나지 않았다. 이 이불이 언제 세탁되었는지, 어제는 그리고 그제는 누가 자고 갔을까를 생각하면 더욱 그랬다. 나는 얇고 긴 바지와 긴팔 셔츠를 준비해 입고 잤다.또 국내 여행을 할 때에도 숙박 시설을 구할 때 제일먼저 웹에서 매일 이불 커버를 교환해 주는지를 보게 된다. 그러나 늘 마음같지 않는 때가 얼마나 많은가!
그러던 중 최근에 신박한 아이템을 만났는데, 장기 여행하는 여성들이 즐겨 사용한다는 침낭 라이너였다. 이것은 원래 참낭 속에 이것을 넣고 그 안에 들어가서 자는 소품이다. 즉 참낭에 알몸을 그냥 넣는 것이 아니라 속이불을 하나 준비하고 그곳에 몸을 맡긴다는 것이다. 침낭은 빌려서 남의 것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행자들이 이것을 침낭이 없이 장거리 여행 버스 안에서 이불로 사용하고, 낯선 침대에서 1차 침구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무게가 고작 128그램이라니 얼마나 신박한 일인가?
운동 선수를 자녀로 둔 초중고 학생 학부모는 학생이 경기에 참가하면 대부분 같이 가서 잠자리와 먹거리를 챙겨주고 따듯하게 격려해 주는 경우가 많다. 경기는 토너먼트든 리그든 며칠을 가게 되고 엄마들도 여행 기간 중 며칠간의 숙박이 불가피한 처지가 되는데, 이때 엄마들이 요로 사용할 매트나 홑이불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거야 차를 가지고 트렁크에 짐을 싸는 경우에, 아줌마나 되어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고작 조그만 배낭 하나에 의지하고 집을 나서는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 침낭 라이너는 우선 부피에서도 한 손에 들어가고, 무게도 초경량이어서 군침이 생긴다. 쿠팡 등에서 <침낭 라이너>라는 이름으로 검색하면 많은 종류의 라이너가 나온다. 이번 남미 여행에 큰 의지가 될 것 같아 잘 보고 하나 구입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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