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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 모르고 남미 여행하기

haagam 2024. 11. 23. 19:52

페루 리마의 시가지 사진

 

 

나는 내 나이에 흔하지 않은 일, 내년 2월에 남미 1개월 비행기표를 샀다.

ㅎㅎ

이렇게 적고 나니 나도 우습다. 인터넷을 검색하니 68세에 남미 배낭여행하고 책을 쓴 사람이 있었는데, 나는 그보다 더 많은 나이에 스페인어를 전혀 모르고, 영어도 생존영어 수준의 실력으로 무모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여행준비라는 것이 별거인가.

남미 여행 안내서를 읽거나, 구글 지도에서 유명한 지역을 북마크하고 동선을 살펴보거나, 유투브에서 남미 여행하는 브이로그를 본다. 구글링으로 찾은 여행 안내 아티클을 읽기도 한다. 그러나 그동안 일본, 동남아, 미국, 중국 등을 여행하던 경험과는 전혀 다른 경험으로 걱정이 된다. 

 

짐싸는 안내도 무척 많았다.

이억만리 먼 거리에 한 달동안이나 캐리어 없이 내게 필요한 것을 배낭에 짊어지고 다녀야 하니, 여행이라는 것이 정말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최소한 짐을 지는 입장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 얼마나 홀가분하고 자유로운 일인가.

우선 여행할 대상 국가가 무척 광활하고, 날씨가 사철을 다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간의 이동이 심야 버스나 비행기를 이용해야 한다. 현지에서 이동할 경우에도 말이 통하지 않으니 얼마나 어렵겠는가? 가이드가 없는 배낭 여행이니 미리 공부를 하고 가야 하는데, 조금씩 보는 것으로는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뭐래도 짐은 가벼워야 할 일이다. 최근 내가 평소 메고다니던 30리터 배낭을 두고, 전에 베트남 배낭 여행 때 사용하던 35리터 트래블메이트 배낭을 메어 보았다. 그리고는 배낭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더 큰 배낭인데도 몸에 착 달라붙으니 무게를 느끼는 감각에 오히려 가벼웁게 느껴지고, 수납 능력은 훨 좋아진 것이었다. 아~ 배낭이 중요하다.

 

건강도 걱정이다.

한달을 잘 버틸 수 있을까? 음식이 짜고 어렵다는데 음식이 맞아야 건강이 지켜진다는 내 기준으로봐서 여간 걱정이 아니다. 미국 서부 여행할 때에는 숙소에서 아침에는 밥을 지어먹고, 점심은 공원에서 고기를 구워먹었다. 건강 유지의 방법이었다. 미국은 차를 렌트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지금은 배낭 하나를 메고 다닐 일인데 어떻게 식재료를 지고 다니면서 밥을 지어먹는다는 말인가? 그래도 밥을 지어먹고 싶은 생각이 자꾸 든다. 미국에서의 경험 때문이다. 아침밥은 지어먹기로 하자.

 

건강이 버텨준다면 제일 걱정은 의사소통이다.

유투브 나오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리 유창하게 스페인어를 하는지 부럽기만 하다. 그들고 시간내어 공부한 덕이리라.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스페인어 할 줄 아는 사람은 없다. 용기를 주는 스페인어 강의 유투버가 있었다. 한두마디 잘 외워 원하는 말을 스페인어로 하면 상대방은 스페인어에 익숙한줄 오해하고 스페인어를 갑자기 쏘아 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렵게 한 말이지만 한 마디도 못알아듣게 되지 않는가? 결국 생존 스페인어는 한두마디 단어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 어찌할 것인가? 내 주머니에 있는 돈을 쓰는 입장에서 웬만한 것은 바디랭귀지로 대부분 가능하다. 다만 정확한 대화를 위해서는 휴대폰 번역기 등을 사용하길 권했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이제 스페인어 못하는거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1개월은 너무 짧을 수 있다. 너무 광활하고, 나이도 많고, 친구와 단둘이 하는 배낭여행이니 효율이 낮을 수 밖에. 여행사에서 1개월이라면 우리는 2개월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 나는 리마에서 2일 정도를 쉬며 워밍업을 하면서 지내야 하겠다는 생각만 했다.

 

이런저런 생각에 걱정이 앞서지만, 나는 요즘 전보다 긴장되고 기대감있는 생활을 하게 된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잘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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