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마더 데레사
- 이해인
- 전기자전거
- 멘토
- 공자
- 논어
- 은퇴준비
- 주민자치회
- 겨울 라이딩
- 책읽기의 달인
- 주민자치
- 티스토리챌린지
- 창비
- 위즈덤하우스
- 대전맛집
- 지방분권
- 불렛 xc30
- 수불석권
- 정호승
- 칼레의 시민
- 사천성
- 오블완
- 황열병 예방주사 접종 증명서 재발급
- 베트남
- 시민주권
- 김용택
- 첼로 불릿 xc30
- 중국 소수민족
- 류시화
- 도종환
- Today
- Total
노란 자전거
콩고 살리기 본문
04.06.
추위로 죽은 줄 알고 포기했던 콩고 화분에서 새움이 돋아나는 것을 발견하였다.
작년 겨울은 내게도 얼어죽은 줄 알았던 콩고처럼 어려움이 많았다.
봄이라고 추위를 견디고 올라오는 새싹은 내게 매우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고,
이 녀석을 잘 돌보아서 원래의 건강한 모습을 이루면 내게도 다시 그런 날이 오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양지바른 창가로 화분을 옮기고, 자주 가서 격려하는 마음을 전했다.
04.07.
하루가 다르게 콩고의 새움은 기운이 있어보인다.
04.08
내가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는 이렇게 매일 사진을 촬영하는 일로 증명이 되는 일이다.
하느님께서 봄을 통해 생명을 주시는 힘은 참 신비롭다.
04.12
기록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입증하는 일이다.
기록은 단순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힘을 갖지만, 누가 기록의 힘은 산술의 힘을 넘는다.
일주일동안 성장한 콩고의 새순 모습이다.
04.15
드디어 새순이 벌어져서 잎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새싹은 네 곳에서 크고 있는데 맨 앞의 녀석이 가장 크고 우측순, 그리고 왼쪽 앞의 순 마지막으로는 중앙 뒷녀석이 가장 어리다.
엄홍길 대장에게 사회자가 물었다. 정상을 한발 앞두고 고지가 보일때 무슨 생각이 나느냐?
대장이 답했다. 아무 생각이 없다. 어서 저 정상을 넘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새싹도 아무 생각없이 오로지 싹을 틔우고 키우려는 맘 하나 뿐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리 고운 모습을 지어낼 수 없다.
04.20.
닷새만에 사진을 찍었다.
처음 새순을 보고 매일 촬영하던 날들에 비하면 닷새는 매우 긴 기간이다.
카메라를 사무실에 두고 다니는 것이 아니므로, 카메라 사정도 있을 수 있고, 또한 관심의 농도가 옅여지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으리라.
그러나 이렇게 커가는 동안, 사진을 찍는 일과 상관없이 나는 많은 시간을 콩고와 같이 하였던 것은 틀림없는 일이었다.
이런 모습은 얼마나 순하고 대견스러운가!
특히 햇볕이 비쳐지는 남쪽 창가를 향해 새싹이 기울어 커가는 모습도 강한 생명력의 표징이다.
나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콩고분의 새싹이 내게 큰 위안이었다.
적어도 그해 겨울과, 그 겨울을 지내고 새로 맞이하는 봄은 그랬던 것으로 기억된다.
04.24.
모든 것은 다 시간과 함께 흘러가게 마련이다.
아주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이 시간도 지나가리라..'라는 생각이 큰 위안이 되었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이제 콩고에게도 어려웠던 시간은 지나가고 있다.
우리는 '하루가 다르다.'라는 말을 하곤 하지만, 정작 그것을 사실로 느끼는 일은 많지 않다.
콩고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04.27.
제법 콩고다운 자태를 보인다.
입이 넓고 푸른 모습을 보이기 전에 스스로 오그라드는 과정을 거친다.
두째녀석의 큰 잎도 이제 곧 큰녀석 큰 이파리처럼 의젓한 모습을 짓기 위한 용트림이다.
06.11
지난 촬영일보다 달포가 지났다.
첫 사진과는 약 2개월이 지난 셈이다.
스프레이를 하고 물기가 채 마르기 전에 카메라를 들이대었다.
그 사이 나는 아이비 순을 집어다 작은 화분을 꾸며 곁에 놓고 같이 보고 있었다.
06.25.
약 2주가 지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6월 하순이니 날도 꽤 더웟으리라.
콩고는 웬만큼 제 본래의 모습을 갖춰주었다.
기대처럼 잘 자라준 셈이고, 말 그대로 서로 호흡을 같이 한 셈이다.
09.21.
약 2주가 지났다.
09.25.
순이 너무 크서 좀 솎아준다는 것이 너무 훵하다.
열린 창 너머로 초록 정원이 보인다.
한 여름답게 콩고도 제 모습을 지어 주인과 이웃을 해 주고 있다.
콩고의 종류로는 그 잎과 줄기가 붉은 빛을 띄고, 내가 키운 초록색 콩고보다 입이 큰 '레드 콩고'가 있다.
달빛만 보아도 잘 자란다는 "문 라이트"이다.
그 해에 나는 콩고로 궁상떨지 말라며 친구가 보내준 문라이트와 행사 화분으로 들어온 레드콩고가 있어 여름을 콩고와 같이 지냈다.
문라이트는 겨울을 나지 못했다.
사무실에서 한밤의겨울을 버티기에 어려웠던 모양이었다.
11.22.
새순이 돋아날 때의 고마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루하루 새순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정성껏 잘 키워 다시 건강하던 모습을 갖게 되면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소중한 것은 늘 관심을 두어야 한다.
콩고가 망가진 것은 순간이었다.
사무실 공사를 한다고 집기를 내놓고 아차 하면서 하루를 밖에서 재웠는데 그만 순이 얼고 말았다.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을 이해하고 기쁘게 해 주는 일이다.
콩고를 사랑하는 일도 콩고를 잘 이해하고 콩고가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콩고는 죽을 만큼의 아픈 기억만큼 상처를 안고, 또한 뿌리도 깊어졌으리라.
사진첩을 뒤척이지 않아도, 내 가슴에는 늘 콩고가 같이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콩고가 제 모습을 다 이루고, 또 그렇게 1년이 다 지나가고 있다.
내가 콩고를 키우면서 바라던 일들은 이루어졌는가?
내가 콩고를 키우던 마음은 무엇이었나?
이 일또한 지났다.
어떤 일을 이룬다는 것은 결국 자신이 먼저 변하는 일이고, 그 결과는스스로 안는 일이다.
업이다.
내 콩고는 한 겨울 큰 어려움을 이기고 다시 건강한 모습을 하고 있다.
'생활나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쁜 날 (1) | 2010.12.01 |
---|---|
경주 답사기 (1) | 2010.12.01 |
파란우체부의 두번째 방문기 (0) | 2010.11.06 |
어머님 간병 소고 (1) | 2010.10.20 |
황위皇位와 바꾼 사랑, 양귀비의 장한가 長恨歌 (0) | 2010.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