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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그린 그림

봉숭아(도종환)

haagam 2010. 3. 31. 15:26

우리가 저믄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잎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 속에

내가 네 꽃잎 속에

서로 붉게 몸을 섞었다는 이유 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 자국이 박혀

사랑에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 것이냐

그리움도 너는

아리고 아린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냐

글 : 도종환(봉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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