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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자전거
장모님의 퇴원 본문
요즘 내가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 자주 짜증이 난다.
아내는 요즘 1주일에 3일씩 병원에서 2시간 이상의 치료주사를 맞는다.
아내 컨디션을 자주 살피고 도와야 할 형편이다.
서울에서 집 근처로 모셔온 90세 장모님은 갑자기 숨이 차고, 종아리가 붓고, 메스껍고 식사를 못하신다. 상황이 급박하다고 느낀 아내는 장모님 댁에 가서 119를 불러 세종충남대병원에 모셨다. 의사는 입원 처방을 하고, 이제 4일만에 퇴원하신다. 경과가 좋아지신 것이다. 다행이다.
며칠 전에는 내가 자전거에서 살짝 넘어졌는데, 설마 했더니 밤새 무릎 통증이 너무 심해 정형외과에 가서 주사맞고 약타와 먹고 있는 중이다.
이번 구정에는 부부가 마지막 코로나에 걸려서 나는 집에서 격리하고, 상태가 심한 아내는 병원에 입원을 했다.
갑자기 나를 비롯한 식구들이 아프기 시작하니 짜증이 나고 갑갑하다. 우울증인가 싶기도 하다.
어머님은 작년 봄에 100세로 돌아가셨다. 어머님께서 나이드시면서 점차 쇠잔해지시고, 자신을 스스로 가누기가 어려워지시다가 끝내는 병원에 입원하시면서 보통 사람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겪어야 하는 고통의 과정을 치루고 돌아가셨다.
병원에 계신 장모님께 어머님 말씀을 전했다.
"장모님, 이제 장모님은 오래사시는 고생을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자식들이 평상시 효도는 안하다가, 무슨 병에 걸리면 얼른 와서 치료해 드리곤 하거든요.
죽지도 못하고, 자식은 병걸리면 살려놓곤 하지요."
어머님께 내가 그랬다. 폐렴에 걸리실 때나 신장결석 때도도 그랬고, 맹장수술도 그랬다. 이런저런 병으로 진단이 나면 나이드신 어머님이지만 막상 치료하지 않을 수 없었고, 노환으로 급박해지니 다시 병원으로 모셔서 다시 돌아가시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뭐 그런다고 그렇게 살려놓고 흐뭇한 효도도 못하지 않는가? 지나고 보면 무엇이 정말 효도였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요즘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고, 그래서 병원은 날로 환자가 많아지는 것이다. 결국 현대의 의술이란 죽지 못하게 하는 기술이 있을 뿐, 산 것처럼 살게 해 주는 기술은 없는 것이다.
또 하루가 다르게 몸의 이상이 느껴지고 자신감이 줄어드는 나 역시 그렇게 나이들 것이다.
씁쓸한 일이다. 지금 내가 어떻게 지내야할지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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