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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당 김남수, 침뜸과의 대화(이상호)

haagam 2011. 10. 26. 18:33


서명 : 구당 김남수, 침뜸과의 대화

저자 : 이상호

출판 : 동아시아(2009.11.25/ 368쪽)

이 책은 구당 선생의 침뜸에 확신을 얻은 저자가 그의 의술과 철학을 정리하기 위해 토인비의 <대화>처럼 저자가 질문하고 구당이 답하는 형식을 이용해서 침뜸에 대한 구당선생의 이야기를 정리한 책이다. 분량이 400쪽에 가까울 정도로 내용이 충실하지만, 이 책이 침뜸의 활용을 위한 혈맥을 설명하기보다, 침뜸을 이해하고 그의 생각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기술되어 있어, 침뜸에 대한 많은 이해와 신뢰를 돕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경락이란 음양오행철학에서 나온 것이다. 음양오행이란 하나의 태극이 음과 양으로 나뉘고, 다시 넷으로, 넷에서 다섯으로 나뉘며 순환하는 것으로 자연주의 철학을 자연의 일부인 인간의 몸에 적용해 병리 현상에 대응하도록 만들어 낸 논리이다.

침뜸의 종주국인 우리나라에서 침뜸은 탕약 중심의 의료행위에 몰두해 온 기득권 동양의학자인 한의사 집단의 직업이기주의 탓에 고사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호침 毫針이 과거에는 9가지 침 중의 하나였다. 사혈용 참짐, 원주형 원침, 좁쌀 모양의 시침, 침머리가 바늘처럼 날카롭고 세 모서리를 가지고 있어 삼릉침으로 불리는 봉침, 환부절개에 사용되던 피침, 음양 조화를 돕는 원리침, 길이가 7촌으로 사기가 깊숙한 곳이 있을 때 쓰던 장침, 관절 수종 치료에 쓰는 4촌의 대침ㅁ, 그리고 이름 그대로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란 호침이 그것이다. 경락을 소통시키고 음양을 조정하여 경락의 질병과 내과 잡병을 치료하는데 사용된 것이 호침으로 지름이 0.23mm정도이다.

침은 기를 움직이고 뜸은 혈을 움직이다. 침은 전기 전도 역할이고, 뜸은 전기줄을 만드는 역할이다. 구당은 최초로 침과 뜸을 같이 써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임상으로 확인하면서 적용한 최초의 의술인다. 또한 작은 뜸도 같은 효과가 있음을 발견하고 적용하였다.

체내에서 무너진음양오행의 질서를 바로 잡는 중요한 방법이 보사이론이다. 침과 뜸의 자극을 통해 체내의 음양을 각각 의존, 소장, 전화시키거나, 다섯가지 속성의 장부들을 상생과 상극의 원리를 이용해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다. ㅇ때 의존, 소장, 전화, 상극, 상생 작용을 이끌어내는 것은 침과 뜸으로서 보법과 사법의 적절한 선택에 따라 변화의 방향과 정도를 조절한다.

왜 침은 금속으로만 만들어야 하는가? 침은 금속이 아니면 안되는 것은 침은 뜸과 달라 불을 켜는 전기처럼 우리 몸안에 흐르는 전기의 흐름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구당의 침뜸이론인 무극보양뜸의 이론은 침을 <변전소 이론>으로 설명한다. 전기를 여기저기 가기 좋게 만들어 주는 기능, 즉 침을 찌르는 곳이 결국 그런 변전소기능을 하게 하는 것이라 설명할 수 있다.

침과 뜸을 코와 입에 준하여 설명할 수 있다. 코는 기운을 만들어 주는 일로 침에 해당하고, 입은 피를 만들어 주는 뜸에 해당한다. 기운을 만들어주어도 피가 안만들어지면 소용이 없으므로 뜸으로 기운이 다닐 통로를 만들ㄹ어준다. 전기를 만들어보내는 것과 같다. 전기의 통로, 즉 전깃줄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뜸이다.

팔다리가 시린 것은 전기가 잘 못 들어와서 기운이 약하니까 불이 희미한 것으로 생각하고, 어띠가 뜨거운 것은 기운이 다시 돌아오지 못해 전기가 벌겋게 달궈져 열이 나는 현상이다.

한의사들은 약을 주로 쓴다. 약이란 그 효과가 폐경을 통해 간다 혹은 간경으로 간다 하는 식으로 환자 상태의 허실을 말하면서 대개 열熱 만 가지고 말한다. 약으로 열을 올리거나 내리는 일이다. 문제는 경락의 어떤 기능에 작용한다고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심장에 갈 때는 심장에 가는 약을 써야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할 뿐더러 침은 알지도 못하는데 문제가 있다. 약도 음양철학이므로 침과 같은 원리를 적용해야 하는 것이다.

침술학이 이론적으로 집대성된 <황제내경>을 비롯한 의학서 대부분이 중국에서 나왔지만, 침술은 역사적으로 한국 등 극동아시아 지역에서, 또 뜸술은 만주와 몽골 등의 지역에서 발달해 주변국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이란 몸안의 음과 양의 균형이 틀어진 것을 말하고, 균형을 맞게 해 주는 것을 치료라 한다. 침술 치료는 이 균형을 맞추는데 있다. 이를 조절하여 맞춰주는 것이 침인데 그 방법이 보사법이다. 보는 작은 것을 많게 해 주는 것이고, 사는 많은 것을 줄여주는 이이며, 몸은 침의 자극을 자동으로 인식하여 스스로 마낳고 적음의 균형을 맞춰주게 되어 있다.

뜸이란 3년 이상 묵은 쑥으로 불을 태워서 피부에 열 자극만이 아니라 살갗에 화상을 입히는 시술이다. 화상을 입혀 피부에 상처를 내는 일로 상처가 안나면 효과가 없다. 쑥이 타는 온도는 63도의 낮은 발화점으로 인체에 적당하고 3년 묵은 쑥은 무독하다. 이 화상 상처에서 이종단백체가 형성되어 생체의 면역력을 크게 높여주는 기능을 한다.

전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침이고, 그 전기를 전달하는 것이 피인데, 이 피를 만들어 내는 것이 뜸이다. 피를 만들어 내는 것은 단백질인데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뜸이다. 백혈구를 죽여 고름을 만들어 내는 것이 뜸이고 고름이 바로 단백질인 것이다. 단백질로 변한 백혈구가 피를 만든다.

침뜸은 경제적이고, 누구나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술할 수 있으며, 병원에서 못 고치는 난치병을 고칠 뿐더러 부작용이 없다. 침뜸의 4대 장점이다.

황제내경의 '일침, 이뜸, 삼약'의 논리는 침뜸이 주된 의학이며, 약은 보조적으로 섭생을 통해 침뜸의 효과를 보완해 주는 수준에서 써야 한다는 말로 햏석해야 한다.

침뜸을 동시에 시술하는 침뜸 병용은 오랜 논쟁이 있었다.

이 책은 이 이후로도 구체적으로 다양한 질병을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김남수론을 통해 한의학에 대한 그이 이론을 설명한다.

구당은 평생을 침뜸으로 살았고, 그이 호 구당이 뜸놓은 사람이라는 의미인 것을 보면 참 다시 생각하게 한다. 소탈하고 매우 영민해 보이면서도 스스로의 섭생 조절을 통해 백수를 누리며 자신의 의술을 펼치는 모습은 참 존경스럽다.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이런 저런 상식과 유추를 통해 우리나라 한의학이 약 중심의 편협함을 벗어나지 못하는 일과, 그로 인해 정말 총명한 재사들을 받아들이는 한의대가 그 범위를 넘지 못하고 스스로 영역을 좁히는 일이 안타깝다.

구당 김남수 만세, 침뜸 만세!를 외칠 판이다. (학바위, 2011)

구당 灸堂 김남수

1915년 전남 광산군(현 광주시) 하남면에서 태어났다. 2011년 현재 96세이다.

부친에게 한학과 침구학을 전수받아 1943년(28세) 남수침술원을 개원한 이래, 80여년간 ?뜸만을 고집스레 지켜온 침뜸의 명인이자 세계적인 대가이다.

서울맹학고 교과서 제정 및 심의위원, 중국베이징침구골상학원 객좌교사 등을 지내며 침뜸술을 알리는데 평생을 바쳤다. 2008.11.국민훈장 동백장 수상, 현재 남수침술원장, 봉사단체 뜸사랑 회장, (사)효행봉사단 회장

저서로는 <뜸의 이론과 실제> <평생 건강을 위한 침뜸이야기>, <침구사의 맥이 끊어지면 안된다.><침구사를 키워 인류를 구해야>, <평생 건강을 위한 뜸이 이론과 실제>, <나는 침뜸으로 승부한다> 등 다수가 있다.

저자 이상호

2005 삼성 엑스파일 보도로 한국기자협과 한국언론재단이 수여하는 한국기자상 수상, 1995 MBC입사, 카메라출동, 시사매거진2580, 미디어비평, 사실은 등의 참사프로그램을 거치며 다수 특종 보도.

2004부터 침뜸의학을 취재 보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