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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특보: 주의보와 경보

haagam 2024. 11. 28. 13:52

 

  어제 변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강풍과 눈 등으로 일기가 매우 불순했다. 우리는 변산 소노리조트에서 대형 SUV를 이용해 이동했다. 우선 숙소에서 해안가를 따라 국립새만금간척박물관을 거쳐서 신시도를 거쳐 선유도로 이동했다. 바람이 워낙 강하고 날씨가 추워서 차에서 잠시 내려 걸어보면서 바닷바람을 조금 맛보고는 이내 차안이나 가게로 이동했다. 우리는 가장 끝에 위치한 연육교인 장자도리에 도착했다. 점심식사를 맛있게 하려고 부담가는 음식은 피했는데, 의외로 호떡집이 많이 있어 들어갔다. 날도 춥고 뭐 달달하고 따듯한 호떡과 커피는 그런대로 어울리는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자도 호떡마을이란다.

 

  선유도를 나와 새만금방조제를 지나 군산 그리고 장항으로 오는 길의 드라이브는 언제나 운치있었다. 내가 처음 이 길을 만났던 날은 저녁 햇살이 어슴프레 질 무렵이어서, 가로등이 빛을 비추고 있는 고즈녁한 시간이었는데, 바닷가의 긴 외길을 가로등이 더욱 운치있게 만들어주었다. 아내 생각이 간절했는데 이번에 아내와 같이 이 길을 드라이브하니 더욱 고맙고 의미있게 느껴졌다.

 

  문제는 바람이었다. 문득문득 휴대폰에서는 강풍 주의에 대한 안내 문자가 왔지만, 이런 주의 문자에 매우 둔한 우리는 그냥 무시하면서 점심식사를 먹을 곳을 향해 달렸다. 바람이 얼마나 세찬지 3500CC 대형 SUV에 4명이 승차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차가 흔들리는 것을 느끼면서 우리는 속도를 늦추고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세상에 이런 바람이라니. 이런 속에 여행을 하는 것도 또한 기억에 남을 일이다.

 

  집에 와서 이런저런 기상 예보를 찾아 보았다. 돌아오는 길에는 함박눈이 펑펑 내렸다. 첫눈이 이렇게 푸짐하게 내린 것은 처음 경험하는 일인 것 같다.

 

  일반적으로 갑작스런 기상 변화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을 <기상특보>라 하고, 그 특보는 <주의보>와 그보다 더 강력한 걱정을 알리는 <경보>로 나뉜다. 또한 변화의 내용에 따라 강풍, 풍랑, 호우, 대설 등등으로 구분되어 기상청이 설정한 상황에 따라 특보를 알리게 되는 것 같았다. 

  즉 어제같은 경우는 그 내용이 강풍이고 그 정도가 주의보이므로 <강풍 주의보>라 하고, 이런 주의보와 경보를 모두 일컬어서 기상특보라 할 것이다. 어제는 특별히 강풍특보라고나 할까?  

 

  어제는 71kg의 내가 반듯하게 서서 걸어가는 일이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내가 바람에 휩쓸려가는 느낌을 받았다. 전에 대만 여행 중에 비바람이 얼마나 세게 몰아치던지 점심식사를 하려고 차에서 내려 걷는데 내가 쓰러질 것 같아서 길 옆의 지지대를 잡지 않으면 쓰러지곤 했던 기억이 있다. 강풍주의보, 강풍경보... 이거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