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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자전거
대한민국 걷기 좋은 길 111 (한국여행작가협회) 본문
도서명: 대한민국 걷기좋은 길 111
저자: 사단법인 한국여행작가협회
출판 위즈덤하우스/ 2009.11.11. 초판, 2010.05.14. 8쇄
책을 읽는다는 일과 책을 보관하는 일은 조금 다른 면이 있다. 읽는다는 것은그 목적에 따라 내용을 섭렵하는 일인데 비해 책을 가까이 보관하는 일은 다 읽지 않았더라도 그냥 가까이 있기만 해도 마음이 뿌듯하고 언제든지 읽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부자된 기분을 갖게 하기도 한다. 내 책꽃이의 경우 정지용 시집이나 논.맹.장자, 성경, 최근에 만난 조조의 면경, 법정스님이나 김수환 추기경님의 책 등이 그렇다.그리고 이번에 만난 내 곁에 놓고 싶은 마음이 드는 또하나의 책이 바로 이 "대한민국 걷기 좋은 길 111'이다.
사실 산업화를 기반으로 잘 살아보세를 거칠게 외치던 동안 우리에게 사사로운 모든 이동은 자동차가 전제되었다. 여행이란 일단 자동차에서 내려 근처 200-300미터 정도를 걸으며 사진찍고 다시 차에 타서 이동하는 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원칙이 벗어나는 것은 안내자의 실수로 처리되어 화나게 하는 일이 되는 시대를 살았다. 걷는 일은 산을 정복하는 등산가들에게나 해당되는 일이었지만, 등산은 걷는다는 것과는 또 다른 영역의 일이었다. 그런데 걷는 일이 세간 모두의 중요한 관심이 되고 말았다.
걷는다는 일은 사실 얼마나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일인가. 내가 발을 내딛고 앞으로 나가면 비로소 한 발자국만큼 이동이 가능하고, 그렇게 내 몸을 이용해 걸은 발자국들이 쌓여 여행이 되는 일이다.
땅냄새도 맡을 수 있고, 항상 쉬어갈 수 있으며, 신호등이나 휘발유, 음주운전 걱정을 안해도 되고, 특히 배낭을 메고 걷다가 적당한 곳에서 잠을 자보고 또 걷는다는 것은 자동차만 아는 우리들에게 얼마나 신비로운 일인가! 걷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사람들은 자기가 즐거워하는 일을 한다. 어떤 사람은 사진을 찍고, 어떤 사람은 맛있는 음식을 찾아가고, 어떤 사람들은 그곳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호기심을 갖기도 한다.
사실 우리 소시민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덕목인 절제와 관용이란 얼마나 소박한가?그저자신을 비우고 조금 낮춰살고 이웃에 조금만 더 너그러워질 것을 요구하는사소한 일임에도,우리 사회에 너무 큰 조직이 되어버린 신앙은 우리에게 자유보다 구속하는데 익숙한 느낌이고,또 그만큼 평화를 주지 못하는 것은본질에서 벗어나 제도가 오히려 짐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럴 때 도보 여행은 모든 사람들에게 자유로움을 선사하는 수행의 커다란 도구가 되고 있음은 익히 잘 아는 일이다.
이 책은 한국여행작가협회에서 여행작가 27명이 모여 전국에 흩어져 있는 길 111곳을 건져올렸다고 말하고 있다.
목차도 재미있다. 1)도시와 어우러진 청량한 서울길,2)물새와 파도, 그리고 역사를 느끼며 거니는인천, 경기도, 3) 숲의 향기를 맡으며 이곳저곳 걸어보는 광주, 대전, 대구, 부산, 울산, 4)산길따라 해안길따라 걷는 강원도 길, 5)투박하지만 정겨운 경상도길, 6)꽃과 이야기가 있어 더 운치있는 전라도, 7)소박한 시골길과 옛길이 여기저기 있는 충청도, 8)걸어도 걸어도 언제나 또 겉고 싶은 제주도길로 되어있다.
각 여행지마다 여행 경로를 도표와 지도로 표기하고 상세한 설명은 물론 잘 찍은 컬러 사진이 한 쪽에 최소 1장 이상씩 같이 하고 있다. 승용차 없는 사진들이다. 예를 들면 107번째 서귀포길은 제목을 '은밀하고도 이국적인 서귀포 바닷길'로 하고, 도보 경로를 구간별 거리를 명시한 후, 그 구간을 상세히 설명함은 물론 개념지도를 병기하고 그곳에 관련된 사진을 올려놓아 소개하였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이 여행작가협회의 27명 저자들을 성의껏 설명하였다는 점이다. 첫 저자는 허시명 선생이다. 그가 서울대 국문학, 중앙대 대학원 민속학을 전공하고, 샘이깊은 물 기자를 하고, 민속문화에 관심을 갖고 여행하며 글쓰는 사람인데 이런저런 책을 쓰고 있으며 현재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이고 막걸리학교교장이다. 라는 식이다.
어느날 문득 사는 것이 너무 재미없고 외로울 때를 대비해서 늘 떠날 수 있는 배낭과 함께 이 책을 곁에 놓고 있다면, 그냥 집에 있는 동안도 늘 부자일 것 같은 느낌이 들 것 같은 책이다.손님상에 술 한잔을 올리므로써 얻어지는 여유와 같은 느낌이다.
글: 81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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