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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자전거
선물에 대한 명상(이진경) 본문
새로운 선물 문화가 필요하다.
당초 선물이라는 지금과 같이 교환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었다.
선물에 관한 유명한 모스의 책에는, 선물은 받으면 답례를 해야하므로 결국 교환의 일종이라 했다.
참 어이없는 말이다.
인류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인디언이나 남태평양의 미개인들은 선물의 문화 속에서 산다고 한다.
가령 토로브리안드 제도의 원주민들은 A에게서 선물을 받으면 A가 아닌 다른 이웃인 C에게 선물을 하고, C는 다시 A가 아닌 D에게 주어야 한다. 수 많은 섬들을 통과하던 선물의 흐름이 돌고 돌아 다시 A에게 돌아갈 것이다.
‘포틀래취’라는 또 다른 선물 게임은 선물을 받으면 그보다 더 많은 선물로 답을 하고, 그렇지 못하면 지게 되는데, 이 게임의 최종 승자는 결국 부족의 추장이 되며 이는 결국 추장이 되려면 자기가 가진 것을 다 나누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현실은 이와 달리 대개 대칭적으로 주는 사람에게 답례하고, 가치를 비교하기도 한다.
상업적 목적에서 기획된 것이지만, 초콜릿, 사탕, 과자 등을 선물하는 날과 그 종류가 정해지기도 한다.
선물을 받고 존경을 주는 것이 교환이 될 수 있을까?
소설 이야기지만, 아들 몰래 10만원을 책상에 넣고 나온 어머니와, 그 어머니 몰래 지갑에 10만원을 넣어둔 아들 이야기는 결국 모두 20만원의 선물 이득을 보게 된 셈이다.
선물이 본연의 최대 가치를 보여주는 경우는 준다는 생각없이 주는 선물, 혹은 선물이라는 생각없이 주어지는 것을 선물로 받는 일이다.
인디언들은 말한다.
수면을 스치는 부드러운 바람은 대기의 선물이고, 시원한 그늘은 나무이 선물이고, 해마다 열리는 옥수수는 대지의 선물이다. 말을 함께 타고 들판을 달리는 친구, 밥을 해주는 할머니, 노래를 불러주는 아이들 모두 위대한 하느님의 선물이다.
나는 과연 나에게 선물인 다른 이들에게, 숲의 나무와 그 나무 사이에 오가는 동물들에게 과연 무엇을 주고 있는가?
모든 존재자가 선무이 되는 세상, 그것이 비단 인디언들만의 꿈이었을까?
나의 삶이 이웃에게 선물이 되는 세계는 과연 영원히 포기해야할 꿈일까 생각해 본다.
출처: 시내21 434호(2004.1)
제목 : 선물에 대한 명상
저자 :이진경
이진경(서울산업대 교수)님의 글을 줄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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