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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세릴 스트레이드)

haagam 2013. 7. 8. 14:03

 

 

서명 : 와일드 wild

      - 4285km, 이것은 누구나의 삶이자 희망의 기록이다.

저자 : 셰릴 스트레이드(우진하 역)

출판 : 나무의 철학(551쪽, 2012.10.20.초판1쇄, 2012.11.2. 초판3쇄)

 


  도보여행가 황안나(72) 할머니의 이야기는 나름의 감동을 준다. 나도 기회가 닿으면 정처없이 구도의 마음으로 길을 걸어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도 한다. 지금은 이제 도보여행가로 유명인사가 되고, 걷는 일이 업이 된 사람이지만, 그렇게 죽기살기로 걷기에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게 마련이다. 안나 할머니는 단순히 길을 걸은 것이 아니고, 그 길에 자신이 평생동안 살아오는 과정에서 겪었던 수많은 회한을 길위에서 풀어놓았다. 그는 길거리의 나뭇잎, 새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쓸 겨를보다도, 자신이 살아온 지난 날들의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너무 바빴다. 그가 쓴 <내 나이가 어때서>는 걷는 과정이 아니라, 그의 살아온 괴적을 풀어놓았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는 것이다.

 

 <와일드>을 쓴 셰릴 스트레이드도 장장 4285킬로미터를 걸었지만, 그가 걸은 과정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이 파란만장한 삶을 그 걷는 과정에서 토로하고, 구원을 얻고, 새로운 자신을 찾는 과정을 탐색하는 과정이 읽는 일들에게 위안을 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녀는 부모님이 결혼하시어 아주 시골의 황무지를 개간하면서 살아온 이야기, 어머니와 같이 대학을 다니던 일,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시는 과정과 그 후 가족이 해체되고 정체감을 잃어버리는 일, 사랑하는 신랑 폴과 이혼하는 과정의 어려움 등을 그 험난한 도보여행의 과정에 털어 놓고 있다.

 

저자의 이름 셰릴 스트레이트.

스트레이드는 미국법에 의거 이혼한 후에 자신이 사용할 새 이름으로 자신이 선택한 이름이다. strayed는 '자기 갈 길에서 벗어나버렸다, 제 갈길을 벗어나 방황함, 바른 길에서 일탈했음, 길을 잃어버림, 멋대로 행동함, 엄마나 아빠가 없음, 짐이 없음, 뭔가를 찾아 목표 없이 움직임, 벗어나거나 일탈함' 등의 의미가 내재된 단어라는 것을 발견하고, 자신의 처지를 상징한다 생각되어 선택하였다 말한다.

 

그녀는 6년동안 진심으로 사랑한 남편 폴과의 이혼이 큰 짐이었던 모양이다. 처음에는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시는 과정을 그리 상세하게 털어놓더니, 그 도중에도 털어놓던 이혼한 남편의 이야기를 이제는 작심한듯 이야기하고 있다.

 

신랑 폴은 21세, 셰릴은 19세의 너무 어린 나이에 결혼하였다. 그들은 주로 식당에서 일을 하여 생계를 꾸려갔고, 어머니가 암으로 사망하는 과정 중에 신랑 폴에게 말할 수 없는 방탕한 생활을 한 것이 사랑하지만 결국 이혼할 수 밖에 없어진 자신의 처지가 된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은 결국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속이는 일이고, 그로 인해 자신이 망가지는 일을 스스로 느끼게 되는 것이리라.

 

그녀는 여행 중 어떻게 젊은 여성으로서 혼자 이렇게 험한 여행을 오게 되었느냐는 물음에 당당하게 말하고 있다.

 

"왜 내가 여기로 왔는지 이제는 말을 하고 싶네요. 나는 이혼했어요. 결혼생활은 아주 짧았죠. 그리고 4년전에는 엄마가 돌아가셨고요. 겨우 45살이셨어요. 덜컥 암에 걸리더니 그냥 손도 못쓰고 가신 거예요. 난 모든게 너무 힘들었고, 삐뚤게 나가기 시작했죠 그래서 난...  그래서 PCT 퍼시픽 그레스트 트레일에 오면 나 자신을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거예요. 그래서 왔어요."

 

오프라 윈프리의 서평에 공감한다.

"놀랍도록 자극이 되는 책, 당신이 용기없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용기를 내도록 이끈다."

 

549쪽의 짧지 않는 분량의 트래킹을 그림이나 사진 한 장 없이 풀어냈다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저자는 90여일 동안의 긴 여정에서 위험하거나 어려웠던 일, 여행 중 만난 사람들, 그리고 여행을 결심하게 했던 여러 어려웠던 지난 날들을 토로하면서도, 여행 중의 아름다운 풍광이나 대자연의 엄숙한 감동에 대해서는 별 이야기가 없었다. 그는 여러 고생스러웠던 일들 위에 비록 26살의 젊은 여성이지만 너무 드라마틱했던 그의 삶의 궤적 속의 서러운 이야기들을 그저 쉴 틈 없이 털어놓고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pct 여행을 마친 4년 후 재혼하고, 9년 후 아들을, 그리고 1년 뒤 딸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의 삶이 과거와는 다르게 매우 안정적이고 상식적인 생활을 하고 있음을 암묵적으로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pct를 완주한 사람답게 아주 여유있는 마음으로 마지막 글을 이렇게 마무리 한다.

 

"이제는 더 이상 텅 빈 손을 휘져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믿게 되었고, 저 수면아래를 헤엄치는 물고기를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다른 모든 사람들의 인생처럼 나의 삶도 신비로우면서도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고귀한 것이었다. 지금 이 순간, 바로 내 곁에 있는 바로 그것.

인생이란 얼마나 예측 불허의 것인가. 그러니 흘러가는대로, 그대로 내버려둘 수 밖에."

 

(학바위, 2013)

 

 

 

 

 

 

 

 


 

추천사

프롤로그

1부. 천 가지 일들
1. 천 가지 일들
2. 이별
3. 엄청난 짐

2부. 떠나는 길
4.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제1권
5. 떠나는 길
6. 사면초가
7. 숲 속에 남은 단 한 명의 여자

3부. 빛의 길
8. 까마귀 이야기
9. 정확한 길 찾기
10 빛의 길

4부. 와일드
11. 내 안의 나
12. 지금까지의 길
13. 나무들이 쌓여 있는 곳
14. 와일드

5부. 빗물
15. 빗물
16. 마자마 산
17. 본래의 모습으로
18. PCT의 여왕
19. 공통된 언어의 꿈

미그웨치  


 

<저자 소개>

 

Cheryl Stray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