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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나눔

죽마고우와 함께 오른 덕유산

haagam 2010. 8. 1. 22:03

 

 

아침 잠을 깨 생갹해보니 오늘은 오랫만의 여유있는 일요일이었다.

살금살금갑작스런 산행 채비에7시가다되어서야 집을 나올 수있었다.

내게 이른 아침 산행은 늘 덕유산이다.

오늘 산행도 나는 혼자가 아니다.

오랫동안 매 산행마다 나를 돌보아주며 나와 함께 해준

한결같은 내 산행의 반려자, 든든한 죽마고우,

배낭과 스틱이 오늘도 내 산행의 동반자가 되어주었다.

 


1시간쯤 운전하고8시가 다 되어 덕유산 안성탐방소 입구에 도착하였다.

어려울 때마다 이 산을 오르며 숨고르기를한 내고향이다.

오늘 산행계획은 <안성탐방소-동엽령-송계삼거리-중봉-향적봉-중봉-송계삼거리-동엽령-안성탐방소>

약18킬로미터, 예산소요시간은 8시간이다.

자동차가 있으니 꼼짝없이 왕복 산행이 필요하다.

갈 때 한 번 둘러본 길을 올 때 다시 한번 보는왕복 산행에 습관이 된 내게

오늘의 왕복 산행도 이미 익숙하고, 때론 정겨운 일이다.

 

 

경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능선까지 오르는데는,

인근 산은 1시간이,덕유산 같이 다소 큰 산은2시간 정도 소요된다.

덕유산을 안성에서 약 1시간30분 정도 오르다보면

멀리 하늘이 보일듯 말듯 어렴풋이 능선이 생각나는곳에서나무 계단이 시작된다.

가즈런한 나무 계단이 삼각형을 이루는 깊은 산속계단을 걷노라면 마음이 차분해지곤 한다.

 


동엽령이 왼만큼 가까와지면 비로소 덕유산은 자신의 장엄한 위용을 드러낸다.

아래에서 맑던 하늘은 구름이 자욱해서 바람이 이는대로 장관을 이룬다.

내 똑딱이 카메라가 표현할 수 있는 한계이다.

 


덕유평전이다.

덕유산의 아고산지역 넓은 평원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살진 산들이 좌우로 즐비하여 산의 깊은 맛을 더한다.

원추리꽃, 철쭉, 동자꽃, 싸리꽃비슷한 나무 등

덕유산도 자신과같이 지낼 수있는 나무들과 이웃 삼고 살아간다.

덕유평전은 가장 덕유산스러운 곳으로, 지리산을 생각나게 한다.

 


드넓은 덕유평전에 싸리꽃과 비슷한 꽃들이 들판을 덮고 있다.

꽃이 매우 수수하면서도 곱고 품위가 느껴진다.

무슨 꽃인가.. 알고싶다.

우리나라 나무이름이나 꽃이름은 그 자체만으로도 정이 간다.

 


덕유평전은 원추리군락도 일품이다.

향적봉쪽보다 남덕유쪽이 더 좋다는 말을 들었는데..

내 산행은 늘 향적봉으로 내겐 이만큼으로 족한다.

 

 


드문드문 산행길에는 늘 원추리꽃, 동자꽃을 볼 수있다.

여름산행의 적막함 속에 스스로 여름을 지켜내는 원추리는 산행에 큰 의지가 된다.

 


향적봉 돌탑이다.

구름이 자욱해서 조망은 포기해야 했다.

나를 지켜준 친구, 스틱군에게 기념촬영의 영광을 양보하였다.

 


1,614미터는 우리나라에서 흔한 높이가 아니다.

죽마고우를 세우고 기념촬영을 했다.

비가 온 후라서 산행 내내 높은 계곡까지 물 흐르는 소리가 요란했고,

물은 너무 차서 손을 담그기는 커녕 겨우 세수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피서객으로 입구는 사람과 차로번잡했지만,

원래 안성이 인적이 드문 곳이라 한편 반갑고 호기심이 돋기도 했다.

 


탐욕이란 가슴속에 이웃에 대한 배려보다 자신을 앞세우게 되어

결국 이웃에 대한 사랑이나 배려를 찾기 어려운 상태라 하던가..

나는오늘 덕유산행에서 나의 어떤 마음의 짐을놓고 가는지...

 

세상살이 이런저런 일로마음은 늘 부산하기 마련이지만,

산에 올라 마음의 짐을 놓고 내려오는 일은 각자 스스로의 몫이다.

같이 갈 사람이 없어 산행을 포기하는 일은 합리적 결정이 될 수 없다.

 

산에 가는 것 자체가 우선되고,

그 다음에부수적인 사안들이 따르게 된다.

이렇게 좋은 죽마고우와의 함께 하는 산행의 깊은 맛은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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