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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유시민) 본문
서명 : 청춘의 독서
저자 : 유시민
출판 : 웅진지식하우스(2009.10.27. 초판1쇄, 2010.11.4. 초판17쇄)
우리 시대에 유시민처럼 다양하게 사람들에게눈에 띄는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는 늘 진보의 대열에서 새롭고 독특한 주장으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지표가 되기도 한다.
유시민도 그의 오늘이 있게 한 것은 역시 독서였고, 그는 오늘의 저자를 있게 했던 젊은 날의책들을 다시 한번 읽어보면서 혹시 오류는 없었는지 되집어보았다고 한다. 그렇게 나름대로 문명의 이정표를 세웠던 위대한 책들과 그책을 남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시 적었다.
이 책은 저자가 그런 생각으로 다시 읽은 14권에 대한 이야기로,각각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독립적으로 기술하였다.
그는 이 책을 갓 대학을 입학한 딸에게 주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했다.
"세상은 죽을 때까지도전체를 다 볼 수는 없을맘큼 크고 넓으며 삶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당운 축복이라는 것을, 인간은 이 세상을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살러 온 존재이며, 인생에는 가치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여러 길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어느 길에서라도 스스로 인간다움을 잘 가꾸기만 하면 기쁨과 보람과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첫번째 책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다. 그는 이 책에 대한 글의 제목으로 '위대한 한 사람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로 적었다.
고교시절 공부가 안되면 아버지 서가의 문고판 책을 닦치는대로 읽던 중, 1977년 가을 수능을 앞도고 문득 집어 든 책을 중간에 덮을 수 없어 결국 그 다음날까지 상하 두권을 단숨에 읽은 책이 바로 죄와 벌이라 했다.
전당포 노파 알료나와 노파의 배다른 여동생 리자베따를 죽인 라스꼴리니고프, 본의아니게 죽은 리자베따나,가족 부양을 위해 몸을 판 소냐도, 그의 아버지 알콜 중독자 마르벨라도프와 계모 까제리나 이바노프나 등 모든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두 선량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점이라면 결국 가난은 누구의 책임이었나를 묻는다. 유시민다운 생각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이정신과치료가 필요할만큼 비정상적인 성격인 것은 작자 도스통옙스키가 매우 충동적이고 낭비벽이 심한 도박 중독자로 욕망과 충동을 절제하지 못한 탓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면서, 선한 목적이 악한 수단을 정동하할 수는 없고 선한 목적은 선한 방법으로만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
저자의 독서활동은 서울대학에 입학한 후 만난 지하대학이었다.
정보기관의 감시망을 피해 활동하는 학생서클로 당시 수십개가 있었다. 이 책은 그가 가입한 '농촌법학회'에서 신입생들에게 제공한 첫번째 필독서였다.
이 책을 구입한 그 순간 새로운 삶의 여정이 시작되고모교는 서울대학이 아니라 농촌법학회라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세상을 보는 눈을 기르고 공부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스승은 냄새나는 자취방에서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한 학회의 선배들이기 때문이었다.
리영희 선생은 철학적 개안의 경험을 안겨준 사상의 은사로, 품위있는 지식인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가르쳐준 인생의 교과서였다. 선배들은 이 책의 4부 베트남전쟁관련 평론 두꼭지를 과제로 주었는데 1부는 강요된 권위와 언론의 자류: 베트남 전생을 중심으로'라는 에세이였다.
리영희 선생의 맑은 영혼의 소유자이다. 그는 지식인은 진리 진실 끝없는 성찰 그리고 인식과 삶을 일치시키려는 신념과 지조, 진리를 위해 고난을 감수하는 용기, 지식인은 이런 것들과 더불어 산다 말했다.
생각해보면 이런 책이 금서일 수 있었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고, 그런 속에서도 자신이 지식인으로서의 사명감에 대한 용기를 갖고 있었다는 것에 대한 경외심을 갖게 한다.
불평등은 불가피한 자연법칙인가?
토머스 멜더스, <인구론>
어느 정도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핵심내용을 알고 있고, 자주 인용되어 읽지 않아도 읽는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거나 마치 정말 읽은 것처럼 착각하는 책, 애덤스미스의 <국부론>,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등이 책 등을 우리는 '위대한 고전'이라 한다.
맬더스처럼 살아서 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비난을 받는 대표적인 철학자는 없을 것이다.
그의 인구 이론은 역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인구 증가의 억제 방법으로 유력한 항목은 기근, 전쟁, 전염병이다."라는 엄청난 주장이었다.
그는 인구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빈곤과 악덕을 숙명적인 것으로 받아 들여야 하고, 특히 하층민들에게 설득하기 위한 것임을 말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자연의 질서를 거역하는 것이며 무위로 끝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 때문이다.
맬더스는 시종일관 진지하게 "굶어죽는 사태를 예방하려면 전염병이 창궐할 수 있도록 하라. 굶어죽는 것보다 더 수월한 모양이다."라고 주장했다. 뿐만아니라 전염병의 원인을 밝히고 특별한 퇴치법을 찾는 일에 헌신하는 의사와 과학자들을 비난하면서 한가지 전염병을 퇴치하면 더 무서운 다른 전염병이 찾아들 수 밖에 없은데 의사들은 헛된 짓을 하고 있다 말했다.
그는 자선은 사회악이라 주장하기도 하였다. 그는 빈민들에게 일자리를 공급하고 자녀들을 국가가 맡아 기르도록 한 영국의 '구빈법'이 오히려 빈민을 양산하고 빈곤을 악화시킨다고 주장했으며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개인적인 자선까지도 단호하게 비판하였다.
이런 이론은 인구증가를 국가부흥의 증거라 생각했던 유럽의 정치가와 지식인들을 후려쳤다. 인구론은 지옥에서 들려온 저주의 목소리였다. 그는 인구증가 억제 수단으로 출산율을 낮추는 예방적 억제가 불가능하다고 믿었다. 교양있는 상류계급은 가능하지만, 다수의 가난한 하류계급 또는 '가치없는 사람들'은 성욕 걱제가 불가능하고, 결국 기근 전쟁 전염병으로 사망률이 높아지는 적극적 억제가 이뤄진다. 공중보건이나 구휼과 자선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고상한 동기로 저지르는 사회적 악덕일 뿐이다.
처음의 인구론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이론서에 불과했으나, 그이 인구론은 판을 거듭할수록 점점 더 두꺼워졌지만 그 책의 가치가 부피에 비례하여 높아진 것은 아니고 자의적 무비판적인 자료의 인용으로 지루한 논증을 가하므로써 자신의 주장에 대한 편견과 아집을 강하게 드러냈을 뿐이었다.
인구론은 빗나간 화살이었다. 이 책이 나온 후 유런 산업국의 노동자 임금은 지속 상승하여 최저 생존 수준을 현저히 넘었지만,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 않았다.
사회를 '가치있는 상류 계급'과 '가치없는 하류계급'으로 양분하고 하류계급은 성욕 억제가 불가능하여 임신과 출산을 조절할 수 없다 했지만, 유럽 산업국가의 출산율은 이미 감소하고 있었고, 피임을 죄악으로 간주하고 여성의 순결을 인류 구원의 유일한 수단이라 주장했지만, 여성들은 순결보다 성적 자기결정권을 선택하고,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구하기 위해 출산을 통제하였다. 인간은 그가 생각하는 만큼 어리석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인구증가와 국부 증진의 관계 등에 관한 천재적 이론가였다.
현재 세계인구는 65억을 넘나들고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에서 맬더스가 말한 것처럼 대기근, 전염병, 내전으로 인한 '죽음의 강물'이 흐르고 있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북미, 유럽, 동아시아의 산업국에 이어 중국과 인도 증 거대 인구를 가진 나라가 산업화의 대열에 끼어들면서 맬더스의 이론은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다.
환경학자들은 65억 지구촌 인구가 소비하는 에너지와 배출하는 폐기물을 지속적으로 감당하려면 지구가 서너개는 더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맬더스의 인구법칙을 다시 바꿔보자.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며, 1인당 에너지 사용량과 폐기물 배출량은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구 생성의 온실가스 처리 능력과 생태계 재생 능력은 일정하게 유지되거나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는 정해져 있다.
맬더스는 악의에 찬 심술쟁이는 아니었고 그 역시 진지한 자세로 나름의 선한 목적을 추구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모두 갖가지 편견과 고정관념, 모든 종류의 통념이 논리적 경험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갖고 있는지 재고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맬더스와 얼마나 다른가? 생각은 간혹 감옥이 되기도 한다.
< 목 차 >
머리말 - 오래된 지도를 다시 보다1. 위대한 한 사람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 가난은 누구의 책임인가
- 날카로운 첫 키스와 같은 책
- 평범한 다수가 스스로를 구한다
2. 지식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 리영희, 『전환시대의 논리』
- 지하대학과 사상의 은사
- 벌거벗은 임금님을 발견하다
- 지식은 맑은 영혼과 더불어야 한다
3. 청춘을 뒤흔든 혁명의 매력 : 마르크스·엥겔스, 『공산당 선언』
- 영혼을 울린 정치선언문
- 박제된 혁명교과서의 비애
- 역사에는 종말이 없다
4. 불평등은 불가피한 자연법칙인가: 맬서스, 『인구론』
- 냉혹하고 기괴한 천재, 맬서스
- 자선은 사회악이다
- 재산권과 생존권
- 편견은 천재의 눈도 가린다
5.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푸시킨, 『대위의 딸』
- 로맨스를 빙자한 정치소설
- 유쾌한 반란의 소묘
- 얼어붙은 땅에서 꽃이 피다
- 위대한 시인의 허무한 죽음
6. 진정한 보수주의자를 만나다 : 맹자, 『맹자』
- 역성혁명론을 만나다
- 백성이 가장 귀하다
- 아름다운 보수주의자, 맹자의 재발견
- 대장부는 의를 위하여 생을 버린다
7. 어떤 곳에도 속할 수 없는 개인의 욕망 : 최인훈, 『광장』
- 대한민국의 민족사적 정통성
- 소문뿐인 혁명
- 주사파, 1980년대의 이명준
- 열정 없는 삶을 거부하다
8. 권력투쟁의 빛과 그림자 : 사마천, 『사기』
- 사기의 주인공, 한고조 유방
- 지식인 사마천의 울분
- 새 시대는 새로운 사람을 부른다
- 권력의 광휘, 인간의 비극
- 정치의 위대함을 생각한다
9. 슬픔도 힘이 될까 :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 존엄을 빼앗긴 사람의 지극히 평범한 하루
- 슬픔과 노여움의 미학
- 이반 데니소비치 탄생의 비밀
- 노동하는 인간은 아름답다
10.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인가 : 다윈, 『종의 기원』
- 해설을 먼저 읽어야 할 고전
- 다윈과 월리스, 진화론의 동시발견
- 다윈주의는 진보의 적인가
- 이타적 인간의 가능성
11. 우리는 왜 부자가 되려 하는가 : 베블런 『유한계급론』
- 부富는 그 자체가 목적이다
- 사적 소유라는 야만적 문화
- 일부러 낭비하는 사람들
- 지구상에서 가장 고독했던 경제학자
- 인간은 누구나 보수적이다
12. 문명이 발전해도 빈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 조지, 『진보와 빈곤』
- 뉴욕에 재림한 리카도
- 꿈을 일깨우는 성자聖者의 책
- 타인을 일깨우는 영혼의 외침
13. 내 생각은 정말 내 생각일까 : 뵐,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 보이는 것과 진실의 거리
- 명예 살인
- 68혁명과 극우 언론
- 언론의 자유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14. 역사의 진보를 믿어도 될까 : 카, 『역사란 무엇인가』
- 랑케를 떠나 카에게로
- 회의의 미로에 빠지다
- 식자우환識字憂患
- 진보주의자를 위한 격려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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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민주화운동가, 칼럼니스트, 방송인, 정당인, 국회의원, 장관
끊임없이 읽고 쓰는 사람, 지식소매상
1978 서울대 입학, 시국사건으로 2차례 제적과 복학으로 1991년에야 경제학과 졸업
독일 요한네스 구텐베르크 대학에서 경제학 공부(5년)
2002 개혁국민정당 창당 대표
16,17대 국회의원, 44대 보건복지부장관
저서 : <거꾸로 읽는 세계사>,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내 머리로 생각하는 역사 이야기>,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대한민국개조론>, <후불제 민주주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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