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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신정근)

haagam 2012. 6. 5. 12:41


서명 :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저자 : 신정근

출판 : 북이십일 21세기 북스(2011.10.5.1판 1쇄/ 2012.3.27.1판13쇄)

 

한국은 지금 논어의 바람이 불고 있다.

매스컴 이곳저곳에서 논어 이야기를 해대고, 인터넷 서점에서 논어를 검색하면 수없이 많은 책들이 출간되고 있다. 인문학 독서 운동이 활발하지만, 정작 그 대상으로 지목되는 1번 도서는 역시 논어이다.

신정근은 논어를 마흔을 빗대서 풀어내었다.

 

현대 한국사회에서 마흔은 한창 일할 나이, 이제 앞뒤를 재어볼 싯점, 자신의 자리가 잡혀 한 가지 일에서 뿌리를 내릴 나이, 가정적으로 마흔은 집장만하고, 사교육의 굴레에서 헤맬 나이이고, 저자 신정근도현재 마흔 초반의 나이이다.

2500년 전의 인물(BC 551~479, 72세) 공자의 이야기가 지금 회자되는 것을 보면, 사람이 살아가는 근본은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나는 논어를 읽어야겠다 생각하고 논어에 대한 책을 한 두권 골라보았지만,고르는 중에 만난 책들은논어를 차곡차곡 풀이한 것들이 대부분으로 우선 느낌이 지루하고, 마음에 쉽게 와 닿지 않는다는 어려움이 없지 않았다. 나는 돌아가기로 맘 먹었다. 쉽게 풀이한 책들을 통해 우선 논어를 자연스럽게 만나기로 맘 먹은 후에 첫번째로 만난 책이 마로 마흔 논어였다.

 

사실 우리는 잘 살아보세 노래를 들으면서 자랐다. 민족중흥이 태어난 목표가 되는 국민교육헌장을 외우면서, 경제건설에 필요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서 모두 쓸모 없는 일들이었다.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이웃과 어떻게 지내야하는지를 묻는 것은 사치였다.

 

그리고 우리는 기적같은 부를 이루고 뒤돌아서서 이것이 우리가 희망하는 모두였는지 허탈해하고, 사회구석구석 그리고 개인의 가슴속 아픈 부위를 어루만지면서 인문학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생각해보면 이런 공부를 같이 했어도 못할 이유가 없었는데, 왜 그렇게 한쪽만 바라보면서 살았는지 아쉽다.

 

이 책은 저자가마흔이 된 사람에게 필요한 마음의 양식이라 생각되는 삶의 덕목을 6개군으로 구분하고 그 내용을 논어의 적절한 구절 101개를 뽑아 저자의 마흔스런 수준으로 새롭게 풀이하면서 논어를 재구성하였다.

 

1강의 제목은 '행복한 삶을 위한 공자의 매뉴얼'로 저자는 응시, 고독, 선택, 결단, 창조, 신중, 변화, 중용 등 31개의 덕목을 골랐으며, 1강 1주제인 '응시'에서는 '잘못을 고치기에 우물쭈물하지 마라_물탄개과'라는 제목을 붙이고, 학이편의 8번째 글을 골라 풀고 있다. 또한 그는 입문-승당-입실-여언의 순서로 자신의 생각을 전개하고 있다.

 

승당에서는 원문을 한글 주를 달아 해석하고, 입실에서는 한문을 다시 소상하게 풀이하여 한자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논어의 거부감을 덜하도록 하고 있으며, 여언에서는 주제에 관한 자신의 소이를 뒷얘기로 풀이하고 있다.

 

논어를 쉽게 만나도록 하고 있음이다. 어떤 때는 좀 지루하고, 어떤 때는 나와 생각이 다른 입장을 말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좀 더 깊이있게 다뤄주었으면 좋겠다 싶을만큼 너무 표면적인 말로 풀고 있다. 생각해보니 저자가 마흔쯤이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논어 첫 편인 학이편의 첫 구절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자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공자가 말씀하셨다. 배우고 때때로 이를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유붕자원방래)면

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인불지이불온 불역군자호)

남이 알아주지 아니해도 화내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전부터 익히 들어온 말이지만, 공자는 삶의 기본 가치를 공부하는 것으로 삼았다.

공자는 자기 인생에서 기쁘고 즐거움, 즉 삶의 가치를 호위호락하거나 입신양명에 두기보다, 새로운 것을 배워 알게 되는 즐거움, 알고자 하는 과정의 즐거움, 그리고 새롭게 배운 것을 익히고 실천하는 즐거움에 두었다.

 

좋아하는 친구가 찾아와 함께 하는 즐거움, 그리고 학문을 이룬 결과로 자신이 세상에서 이름을 얻지 못하는 일에 대해 처음부터 단호하게 절제하므로써 군자의 도리로 삼았다.

본받을 일이다. 또한 논어의 첫 구절로 참 적절한 내용이라 생각되었다.

 

저자는 이 책을 천천히 읽으라 처음부터 당부하고 있다.

최소한 네달을 읽으라 말한다. 전체 101목을 한달에 25가지씩 읽으면 네달만에 다 읽을 수 있다. 그렇게 3번을 되불하하면 1년에 3독이 가능하다. 그러면 논어의 세계가 나에게 들어온다고 말한다.

하긴 옛 사대부들은 평생을 두고 읽던 책이 아니던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논어의 정리를 하고자 이런저런 구절들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리곤 해 보았지만, 당체 마음에 차지 않았다. 파란 블로그에 멀티블로그 기능이 있음을 생각하고 01학이편부터 20요왈편까지 전편을 목별로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방대하고 또한 어려운 일을 혼자 보지 않고 남에게 내 보인다는 것이 얼마나 조심스러운 일이며, 한편 철없는 일인가 생각되어 블로그 이름을 <풍각쟁이의 논어공부>라 정했는데, 나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이 다소 있는지 며칠만에 누적 접속자수가 400에 달하고, 어느 날은 50명이 넘기도 하였다.

 

공자의 인仁은 늘 수기안인修己安人이다. 우선 집안에서 효를 행하고, 밖에서는 제悌, 경敬 등의 말이 귀가 아프도록 나온다. 이를 통해 이웃에 봉사하는 삶을 인仁이라 하지 않았는지 생각된다.

 

이 책은 저자가 논어를 풀이하기 전에 논어를 이용하여 삶의 교과서를 쓰려하였다는 의도가 역시 마흔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저자는 2강의 제목으로 감동의 리더십을 정했으며, 3강에서는 '행복한 삶을 위한 나의 역할 모델', 4강에서는 개성의 형상화, 5강은 자기주도적 삶을 위한 덕목을 정하였고, 마지막 6강은 자기주도적 삶의 핵심가치라는 제목으로 도리, 사랑, 정의, 예의, 지혜, 믿음을 정하고 설명하고 있다.

 

조금 아쉽다면 저자가 인용한 논어의 글귀들의 원전을 함께 설명해 주었으면 더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

신정근

1965년 경남 의령 장박 출생

서울대학교 서양철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동양철학 박사

현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교수

저서: 동양철학의 유혹, 사람다움의 발견, 논어의 숲 공자의 그늘, 중용: 극단의 시대를 넘어 균형의 시대로, 어느 철학자의 행복한 고생학

역서 : 백호통의, 유학 우리 삶의 철학, 세상을 삼킨 천자문, 유쾌한 공자씨의 논어, 동아시아 미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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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이해하기>

논어라는 서명은 '공자의 말을 모아 간추려 일정한 순서로 편집한 책'이라는 뜻으로 저자는 분명치 않다.

현존하는 논어는 <학이편>에서부터 <요왈편>까지 20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편의 이름은 각 편 중의 말을 따서 붙였다. 그 편의 첫 단어를 붙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학이편>은 인간의 종신의 업인 학문과 덕행을, <요왈편>에는 역대 성인의 정치 이상을 주제로 하였다.

논어의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수사의 묘를 얻어 함축성이 깊다. 문장간의 연계가 없는 듯 하면서도 깊이 생각해보면 공자의 인격으로 연결되어 있다.

공자의 불요불굴不搖不屈한 구도의 태도, 관용 중에서도 사람의 이상선理想善인 仁으로이끌고야 마는 교육, 그리고 공자를 중심으로 하여 겸허한 안연, 직정의 자로, 현명한 자공, 그 밖의 제자들이 각기 개성에 따른 상호간의 독려 등,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인도주의 사상과 자각자율의 도덕성을 시사한 공자학단의 활동이 잘 묘사되었다.

모든 내용들이 인생 경험의 깊은 영지英智의 결정으로 음미할 수록 가치가 있는 교훈이다.

 

(학바위,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