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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자전거
한 잎의 여자(오규원) 본문
한 잎의 여자1
(오규원 )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 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병신(病身) 같은 여자, 시집(詩集) 같은 여자, 그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
시인은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앓다 2007 임종했다.
물푸레나무는 껍질을 벗겨 물에 담그면 물빛이 푸르스름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커다란 나무에 비해 잎은 여리고 작고 둥글다.
사랑의 연시,
많은 젊은이들이 퍼날랐으리라..
시인은물푸레나무에서 사랑한 여자를 보았다.
시인이 노래한 여자는 정말로 물푸레나무 잎같이 작은 여자였을지 모른다.
그 한 잎의 솜털, 맑음, 영혼,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듯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한 사람, 여자만을 가진 여자
시인이 진정으로 사랑한 모습이다.
정말 사랑하면 그 사람은 여자로만 보일 뿐이다.
사랑하므로써 물푸레나무 잎의 솜털에서, 나무잎의 구석구석에서 여인을 만나게 되고, 여자의 모든 것이 사랑스러울 뿐이다.
'눈물같은 여자, 슬픔같은 여자, 병신같은 여자, 시집같은 여자'란 말은그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런저런 다양한 감정으로 인한 가슴 절절한안타까움을 노래한 것이라 여겨진다.
여자를 여러번 반복하므로서 여자는 구체성에서 추상성으로 전이한다.
시인은 물푸레나무 그림자같이 슬프고,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라 말하므로써 그 여인을 영원히 가슴에 묻고 세상을 떠났다.
이 시는 연작시로서 '한 잎의 여자2'와 '한 잎의 여자 3'이 있다.
시인은 왜 마디마디 끊어진 싯귀들을 길게 옆으로 늘어썼을까?
시의 이상한 줄바꿈에 대해 궁굼하다.
(학바위, 2011)
*
1941. 12. 29.- 2007. 2. 2.
경남 밀양 삼랑진 출생
부산사범학교, 동아대 법대 졸업
1965 현대문학 <겨울나그네> 초회 추천, 1968 <몇개의 현상>으로 추천 완료 등단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대문학상, 연암문학상, 이산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하였다.
등단 이래 '시의 언어와 구조'에 대하여 부단히 탐구하였으며, 초기와 중기의 시에서는 타락한 시장경제와 현대의 물신주의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참된 자아를 회복하기 위한 인간 주체에 대한 반성적 시각이, 1990년대 이후에는 시를 쓸 때 '주체중심, 인간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서 그 관념을 생사하는 수사법도 배제한, 살아 있는 그대로의 이미지들을 구현'해야 한다는 '날(生) 이미지'론을 역설한 시인이다.
시집으로 『분명한 사건』(1971) 『순례』(1973) 『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1978) 『이 땅에 씌어지는 抒情詩』(1981) 『가끔은 주목받는 生이고 싶다』(1987) 『사랑의 감옥』(1991) 『길, 골목, 호텔 그리고 강물소리』(1995) 『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1999) 『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2005) 『오규원 시 전집』(전2권, 2002) 등이 있으며 시선집 『한 잎의 여자』(1998), 시론집 『현실과 극기』(1976) 『언어와 삶』(1983)...
시인은 갔지만,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시인 오규원을 사랑하는 모임' 팬카페에는 아직도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http://cafe.daum.net/5q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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